조정래의 『태백산맥』의 줄거리 Ⅱ
장르 소설
발표 1986 ~ 1989년
수상 단재문학상 (1991년)
벌교 인구의 8할이 농민이고, 그 9할이 소작농인 상황에서 사실상 벌교 사람들 대부분이 해방된 후 농지개혁을 눈이 빠지게 기다려 왔으나, 친일민족 반역자 집단인 한민당과 이승만은 지주편을 들어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지 도무지 농지개혁을 하려들지 않았다. 이에 따라 농민들의 불만과 원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갔다. 게다가 지주들의 소작인에 대한 착취는 더욱 가혹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에서는 이미 농지개혁이 실시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농민들의 불만과는 다리 지주들은 농지개혁 실시 이전에 소유농지를 처분하거나 뒤로 빼돌리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소작인 모르게 논을 처분한 고흥지주 서운상이다. 이에 소작인 강동기가 불만을 품고 찾아가 삽으로 서운상을 내리찍어 중상을 입히고 산으로 들어가 빨치산이 된다.
지주로서 소유 논을 전부 소작인들에게 공유케하여 협동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벌교의 서민영으로부터 농지문제의 심각성 및 농민들의 참상을 들어 알고 있던 심재모는 농지개혁 요구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 지주로부터 불만을 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친일 경찰 및 일본군 출신 군인들과는 달리 심재모는 임만수 등에게도 증오의 대상이 된다.
율어 해방구에서 염상진은 인민의 열렬한 환영과 지원 협조로 혁명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벌교 읍민들의 눈에는 율어가 부러움의 대상으로 비추어졌다. 또한 염상진 빨치산부대는 벌교읍을 습격하여 지주들로부터 쌀을 빼앗아 쌀가마니를 다리 위에 놓고 벌교 인민들이 고루 나눠 설 명절을 보내라는 격문을 붙이고 가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심재모는 김범우의 중개로 한 노파의 부탁을 들어준다. 즉 외아들로 입산한 고두만의 어머니 감골댁 노파가 찾아와 대를 잇기 위한 것이니 며느리를 이미 좌익의 수중에 든 율어에 보냈다가 씨를 받아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한 것이었다. 심재모는 단지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대민 심리전까지 고려한 끝에 이를 수락했지만, 그 사건을 안 읍내 유지들의 모함으로 서울로 압송된다. 그리고 후임으로 온 사람이 백남식으로 관동군 출신의 친일 경력을 지닌, 또 하나의 사악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하는 짓이라는 것은 벌교 사람들의 추앙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서민영을 괴롭히는 등 나쁜 행동뿐이다.
한편 김범우와 손승호는 벌교를 떠나 서울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반민특위 사건이나 백범 김구 암살사건을 가까운 거리에서 접하게 된다. 이들은 백범과 몽양을 죽인 것은 이승만과 한민당을 위시한 친일반역 집단이라고 규정짓는다. 이땅의 무법 천지가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지, 그들의 눈에는 민족의 암울한 미래가 자꾸 어른거린다. 집권욕에 불타고 민족 개념이나 조국 통일은 안중에도 없는 시대착오적 이승만 정권의 반민족성이 날이 갈수록 그 본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승만 정권이 그렇듯이 지방의 부패한 관공서 역시 원줄기 못지 않게 반민족적이고 반민중적인 작태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당시 벌교에서는 주둔 사령관 백남식이 재산가이며 하숙집 주인인 과부 송씨로부터 육체까지 제공받으며 탐욕을 불태우다가 결국 토벌군이 벌교에서 철수할 단계에 이르르자 송씨의 딸까지 속여 정을 통하고 끝내 결혼을 한다. 모녀를 농락한 후 이를 악용하여 송씨 재산 절반을 착취하고 돈의 힘으로 병과를 헌병으로 바꾸어 후방 근무를 하는 그의 비윤리성을 통해 군의 취약점과 비리를 여실히 들어냈다.
농민들의 분노 속에 지주들의 땅 빼돌리기는 계속되었다. 급기야는 농민들의 분노가 폭발,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고 군경 및 청년단은 그런 농민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정현동은 멀쩡한 논에 바닷물을 끌어다가 분노한 소작인의 낫에 찍혀 비명 횡사한다. 그는 농지를 염전으로 바꿔 농지개혁법을 피하려다가 개죽음을 당한 것이다. 그러던 중 농지개혁법이 발표되었다. 농민들, 아니 소작인들은 모두가 '살판났다'고 반겼으나, 그 내용이 무상몰수 무상분배가 아니라 유상몰수 유상분배란 것을 알고는 분노하기 시작했고 민심은 이네 완전히 염상진등 좌익편으로 돌아서고 있었다. 농민들의 분노가 계속 높아가면서 남북간의 긴장도 더해가고 있었다.(작품속에 이런 표현은 없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그렇게 되었다. 다시 말해 한국전쟁은 어떤 필연성을 가진 것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950년 민족의 비극 6.25는 발발되었다.
이후 순식간에 한반도 대부분이 인민군 수중에 들어갔고 벌교는 다시 염상진 등이 장악하게 되었다. 경찰은 후퇴하기전 '보도연맹'으로 묶어 놓은 좌익 전향자들이나 관련자들을 모조리 사살하는 만행을 자행한다. 심재모는 서민영등이 진정서를 육본 등에 제출한 노력으로 진작에 풀려났다가 군에 복귀하여 태백산 지구 공비토벌작전에 참가하고 있던 중 6.25발발로 여러 군부대를 옮겨 다니며 대한민국 군대가 얼마나 부패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김범우는 인민군 치하에서 전북도당에 근무하다가 인민군이 패퇴하자 고향을 찾아 오던 중 미군에게 붙들려 타의에 의해 통역이되고 거기에서 미군의 부녀강간, 살인, 방화 등 비인간적이고도 부도덕한 모습만을 보게 된다.
이승만이 결국 미국에 작전권을 이양함으로써 한국전은 미군과 우리 민족의 싸움으로 자연스럽게 규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범우는 민족의 적인 미군에서 탈출하여 우여곡절끝에 북한 공산주의 노선을 택한 다음 자진하여 인민군에 입대한다. 손승호 역시 6.25와 함께 공산주의자의 길을 택한 다음 입산하여 빨치산으로서 최후를 맞는다.
피난 수도에서는 전쟁와중에 특무대원들이 빨갱이라는 의심만으로 재판도 없이 민간인 6, 7천명을 돌에 매달아 부산 앞바다에 수장시켰고 부산까지 피난온 최익승은 군인과 짜고 군수품을 빼돌려 모리배식 장사를 통해 사리사욕을 채운다. 교착상태에 있던 전선은 인천상륙작전으로 갑자기 혼란에 빠지고 인민군을 패각한다. 이에 따라 벌교에서도 염상진 등은 다시 입산하게 된다. 이때 많은 농민, 곧 소작인들이 염상진을 따라 입산한다. 그것은 곧 민심의 향배를 말해 주는 것이었다.
이후 휴전이 성립됨에 따라 입산자들, 즉 빨치산들은 고도에 갖힌 듯 고립된다. 외롭고 처절한 빨치산 투쟁은 군경의 무자비한 진압에 따라 무기력해지고 많은 빨치산들이 비참하게 죽어간다. 도한 빨치산 3분의 1이 재귀열이란 병으로 죽어갔고, 그것이 미군의 비행기를 이용한 세균전 때문이라는 소문이 돈다. 여기에 북에서 박헌영등 남로당 계열이 숙청되었다는 소문이 전해져 빨치산들은 일순 패배감과 함께 전의를 상실하지만 김범준 등이 박헌영은 숙청된게 아니라 자발적인 역사선택을 한 것이라고 깨우침으로써 사기를 회복하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가다듬는다. 또 현실 투쟁에서 역사투쟁에로의 전환을 깊이 인식하고 대부분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한편 이승만 독재 정권은 방위군 사건으로 수많은 청장년을 아사케하고 거창에서 양민을 대량으로 학살하여 국민의 원성이 높았다. 김범우는 미군에 포로로 잡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갇히는데 뜻밖에도 거기서 제자 정하섭을 만난다. 둘은 그곳에서 다시금 6.25가 민족해방전쟁이며 민족 대 외세의 전쟁임을 확인한다. 또한 김범우와 정하섭의 체험적 인민군 포로의 눈을 통해 미군들의 제네바 협정 위반으로 많은 인민군 포로가 원인 모르게 죽어 가는 등 거제도 포로 수용소의 부당산 실상이 속속들이 파헤쳐진다. 포로 교환시 정하섭은 북으로 가고 김범우는 반공포로로 위장, 석방되어 고향에 돌아온다. 그는 정하섭으로부터 남에 나마 거점을 구축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은 것이다.
이름없는 숱한 빨치산 전사들과 함께 손승호도, 독립투사요 인민군 소장인 김범준도 토벌군의 총탄에 쓰러진다.
휴전 성립후 군경의 대대적인 지리산지구 소탕작전이 전개되어 염상진 부대는 군경과 전투를 하였으나 중과부적으로 패퇴를 거듭한 끝에 퇴로가 막히자 염상진은 최후의 순간, 부하 4명과 함께 수류탄으로 자폭, 그의 목이 벌교 읍내에 전시된다. 서민영 김범우 등은 염상진의 목을 수거하여 가족들과 함께 장례를 치러준다.
염상진 등이 그렇게도 염원했던 '인민해방' '사회주의 혁명'은 완전히 실패로 끝나 민중은 다시 고통의 질곡 속에 빠져들고 친일 반민족 세력은 기득권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염상진의 분신이자 희망인 하대치만큼은 살아남는다. 그것은 곧 혁명의 불꽃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음을 상징한다. 하대치 일행이 염상진 무덤에 나타나 끝없는 투쟁에의 결의를 다지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가는 장면으로 <太白山脈>의 대단원이 끝난다..
조정래 <문학과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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