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하룻밤 당일입니다.
예원이 할머님이 초대해 주셨습니다.
1. 방문예절
할머니 댁으로 가기 전, 가정 방문 예절을 읽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설 때 신발 정리 잘했습니다.
예원이와 남은화 선생님께 여쭈어 옷방에 외투와 개인 짐 정리했습니다.
런닝머신 막 올라탔다, 아차 하며 묻고 나서 이용했습니다.
방을 둘러보거나, 주방용품, 물품 이용할 때 하나하나 여쭈었습니다.
남은화 선생님은 아이들 물음에 일일이 답해 주셨습니다.
할머니가 좋아하실 덜 단 도넛, 레몬 글레이즈 도넛과 다른 맛 도넛들 포장하여 방문, 감사 선물 함께 드렸습니다.
2. 저녁식사
남은화 선생님께서 저녁으로 치킨과 피자 사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남은화 선생님 피자 한 조각 먼저 드립니다. 둘러 앉아 식사송 부르고 맛나게 먹었어요.
3. 경단을 만들자!
하음이가 요리 방법 헷갈릴 때를 대비해 ‘핸드폰 찬스’ 3번으로 정해둡니다.
한 사람당 카스테라 하나씩이었지만 혹 못 가져올 이들을 생각했는지 다들 두세 개씩 챙겨왔습니다. 넉넉합니다. 자기 카스테라에 담긴 사연(?)을 이야기하며 자기 카스테라부터 쓰자 합니다. 준비한 마음을 생각하며.. 한 봉지씩 뜯어봅니다.
하음이가 회의 때 최민숙 선생님께 익반죽하는 방법을 알아 왔었습니다.
오늘은 그 익반죽으로 하지 않습니다. 미지근한 물로 반죽합니다. 하음이 왈, 이 또한 최민숙 선생님께 배워왔다고 합니다.
하음: “저는 요리사를 믿습니다!”
믿고, 진행합니다.
하음이와 예원이가 반죽합니다. 찹쌀가루 넣고, 물 조금 넣고. 반죽 상태 살피며 양 조절합니다. 예헌이는 옆에서 카스테라 유산지 제거하고, 빵의 갈색 부분을 잘라냅니다. 승민이는 비닐봉지 흔들며 빵가루를 만듭니다(빵가루를 믹서기를 돌리니, 도로 반죽이 되더랍니다. 이 카스테라 반죽(?)도 끓는 물에 넣어보기로 합니다). 완성된 반죽은 예헌이가 넘겨받아 동그랗게 빚습니다.
예원이가 동그란 반죽 끓는 물에 퐁당퐁당 넣습니다. 떠오르면 건져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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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빵가루는 충분하고, 찹쌀가루는 다 썼습니다.
슬그머니, 제티는 빼려다 초코빵가루 붙이는 것만 해보려다
“제티도 해야죠.”, “이때 해봐야죠, 선생님~”, “실험해 봐야죠~”
하하. 제티로도 반죽합니다. 사실 저도 무척 해 보고 싶었어요. 아이들의 실험정신? 도전정신?이 저를 일깨웁니다.
다 된 하얀 반죽에 제티가루 넣고, 물 조금 넣습니다. 예헌이가 제티 반죽 담당합니다.
예헌: “이건 저로 끝내야 할 것 같아요. 다른 애들 손도 이렇게 만들 수는 없어요.”
물이 좀 많았는지 질어진 초코 반죽, 될까? 싶었는데 동그랗게 빚기까지 성공합니다.
1차 익히기, 2차, 3차...
4. 이웃집에 나눠드려요.
빵가루까지 묻혀 완성된 경단이 큰 접시를 가득 채웠습니다.
굳기 전, 더 어두워지기 전 이웃집에 나눠드리기로 합니다.
어느 집을 찾아가고, 드리면 좋을까.
“바로 앞 집이랑...그 옆집... 불 켜진 집으로 가보세요.”
남은화 선생님이 일러주십니다.
“이웃집에 나눠드리러 갈 사람?”
“저요!” 모두가 손듭니다. 직접 만든 경단, 정 나누는 일은 원한다면 다 함께 해야 즐겁지요.
익혀야 할 하얀 반죽, 제티 반죽 한 그릇씩 남겨둔 채 나섭니다.
아이들이 떡 담은 컵 소중히 들고 뛰어갑니다. 모두 들뜹니다.
똑똑 두드리고 “선생님~ 계신가요?” 묻고, 잠시 기다립니다.
문이 열리면
“안녕하세요. 저희가 경단 만들었어요. 한번 드셔보세요.”, “옆집에 살아요.”
허허 웃으며 고마워~
호호 웃으며 잠깐만~ 하며 집에 있던 과자 건네십니다.
마지막 한 컵만 남았습니다. 불 켜진 곳 찾으면 주저함없이 달려갑니다.
아이들은 세 곳 외에도 이웃집 찾아다녔습니다. 상황 살피며 이만 물러나는 게 좋겠다 싶으면 물러났습니다.
아까 강아지가 무서워 금방 떠났던 집. 아직 불이 켜져 있습니다. 한 번 더 가봅니다.
왈왈 짓는 강아지 소리에 무서워도 똑똑 두드립니다.
창문이 열립니다.
할머님이 “고맙다.”, “잘 먹겠다~”하십니다.
이웃집 어른은 찾아온 아이들 보며 활짝 웃고,
활짝 핀 미소에 아이들은 설레설레고
이웃집 어른들과 아이들의 모습이 참 정겨웠습니다.
아이들은 뿌듯한 발걸음으로 돌아옵니다.
초코 경단 다섯 개가 먼저 만들어집니다.
카스테라 가루 묻힌 경단, 카스테라, 초코 빵 섞은 가루 묻힌 경단, 가루 안 묻힌 경단, 제티가루 덧바른 경단... 초코 경단 다섯 개 다 다른 시도를 해봅니다. 이번에는 만들어지자마자 나섭니다. 더 따듯할 때, 쫀득할 때 가져다드리고 싶었으니까요.
맛보지도 않고 새것 그대로 컵에 담았습니다. 별 모양, 하트 모양 제일 위에 담습니다.
예원이와 하음이는 마저 경단을 만들고, 예헌이와 승민이가 떠납니다.
맛을 못 봤다며 걱정하면서도 일단 떠납니다.
9시가 다 되어가니 도서관에 이웃들은 이미 다 떠났겠지 싶어 도서관에 있을 선생님들께만 드릴까 했습니다. 아직 별별별 하러 보건지소에 다 모여있다고 합니다. 한 컵 더 가지고 올까 하다, 지금 담은 떡 굳을까 멈추지 않고 그대로 갑니다.
보건지소에 모여있는 우리 이웃들.
제티로 만드는 경단, 가장 궁금해하셨던 박미애 선생님과 먼저 마주쳤습니다.
예헌이와 승민이가 두루 돌아다니며 입에 넣어드립니다.
“고마워~”, “오, 맛있다~”
만들어진 시간이 제각각이라 상태가 다 다를 텐데...이미 조금은 굳었을 수도 있는데...
하나같이 맛있다는 소감 남겨주십니다.
우리는 나누는 즐거움, 고마움을 아니까요. 그저 하하호호 웃습니다.
“성공했다!”, “우리 이 정도면 꽤 잘하지 않았어요?”, “우리 잘했나 봐요.”
우리들의 무모한? 해봄직한? 사심 담긴 시도. 성공적입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갑니다. 산책하듯, 별 보며 돌아갑니다.
돌아오니, 예원이와 하음이가 남은 반죽 모두 익혀두었습니다.
그새 자기들만의 노하우가 쌓인 아이들은 반죽을 한 번 데치고 꺼내두었다 다시 익힙니다.
실패할까 싶어 남겨두었던 제티 경단.
맛난다는 소식 듣고 왔으니 설렙니다. 마저 빵가루 골고루 묻혀 접시에 담습니다.
그렇게 나누고도 큰 접시 하나를 또 가득 채웠습니다.
드디어 제대로 먹어보는 경단! 와, 참 맛났어요.
우리 아이들은 만드는 데 힘 다 쓰고, 조금만 먹더랍니다. 그래도 배부릅니다.
오후 10시입니다. 7시부터 세 시간 동안 경단 만들고, 나눠드리고 또 경단 만들고...
마지막까지 컵에 떡 듬뿍 담아 도서관에 계실 선생님들께 가져다드립니다.
우리가 만든 음식, 옆 사람 먼저 주고, 이웃과 나누는 데서 오는 기쁨을 배웁니다.
아낌없이 나누었는데도, 풍족히 남은 우리의 식탁을 봅니다.
이웃집 경단 나눠드리며 산책했습니다. 도서관 그네에서 놀다 갔습니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서로를 바라보고, 깔깔 웃으며 (“밤이다~ 목소리를 낮추자.” 하면서도) 예원이네로 돌아왔습니다.
해가 져 어둑한 밤에도 어른들과 아이들의 웃음꽃은 활짝 피었더라요~..
다 치운 후에 나가자 하니 예원이 어머님이 더 늦기 전에, 산책 편히 다녀오라고 보내셨었습니다.
그사이 남은 접시, 요리 도구 설거지 해주셨습니다. 상 치우고, 이부자리까지 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5. 떡집시리즈 책 읽기
아이들은 돌아와 씻고, 떡집시리즈 책 한 권씩 들고 가 읽었습니다. 엎드려 누운 채 읽고, 런닝머신 타며 읽고..
편한 자리에 흩어져 읽습니다.
6. 감사편지
감사편지 쓰러 모입니다. 회의 때 만들어 놓은 롤링페이퍼 가져옵니다. 하나둘 모여 감사한 마음 담아 씁니다.
예원이가 할머니 성함까지 알려줍니다.
김명옥 선생님, 남은화 선생님, 할머니, 어머니, 우리 엄마...
고맙습니다.
7. 잠자리..
중대 사항이 하나 남았어요. 잠자리.. 할머님 댁으로 가게 되고, 당일까지 참 중요하게 다루어지던 방배정.
아이들은 끝까지 다정 선생님 편히 주무시게 독방으로, 소파에 모시려 합니다.
어디든 편히 잔다고 여러 차례 전하고 마저 책 읽고 있으니
거실 한편에서 아이들이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승민이는 소파에서 자면 굴러떨어져 나도 위험, 너도 위험하니 꼭 바닥에서 자야 한다.
나는 혼자 못 잔다, 나는 혼자 자고 싶다...
할머니, 어머니 주무시러 가시니 목소리가 작아졌다 커졌다.. 반복하다
결국 널찍한 거실에서 승민이 자고. 예원, 하음이 방에서 자고. 예헌이는 방에 있다 소파 와서 자고.. 원하는 데서 편히 누웠습니다.
12시가 넘었습니다. 승민이가 나누는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 덕에 킥킥거리다 잠듭니다.
승민: “내일도 파이팅입니다.”
잘자요.
아이들이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이불 갭니다.
차려주신 떡만둣국 먹었습니다.
떠나기 전, 우리에게 할 일이 남았지요.
다 함께 롤링페이퍼 쥐고 할머니 방까지 갑니다.
할머님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며 세배합니다.
감사편지 드리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드립니다.
고맙다 하시며 덕담해 주셨어요. 아이들이 편지 썼다고 하니 “아이고~ 읽어봐야지.” 말씀하십니다.
편히, 내 집처럼 있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책하룻밤! 실현했습니다.
책하룻밤 정겨이, 신나게 다녀왔습니다.
2025년 1월 17-18일
첫댓글 너무 즐거웠다고 하네요~ 집에선 혼자라 완전 애기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