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뛰어 보고 싶은 곳이리라. 나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춘천에서 달려본다 대회전날 친구들과 미리 올라가 여유있게 참가했다 비소식에 걱정걱정 인것이 현실로 다가와 이른 아침 하늘을 보니 시커멓다 ㅡㅠ
대회장에 도착해 친구들을 만나러 고고 하나둘씩 얼굴을 보이는 친구들을 보니 너무 반갑다 내 숙제 위드테이프 광고지를 등짝에 붙여주고 인증샷! 수다를 떨다보면 시간은 왜 이리 빨리도 가는지^^ 출발 시간이 다가오니 비가 더 굵어진다 나무밑에서 출발을 기다리며 이런 날은 막걸리에 파전이나 먹어야지 않냐며 두런거려본다 비옷을 입긴 했지만 걱정걱정이다 차례차례 앞조들이 출발하고 서서히 출발 선상으로 가며 생중계 모습에 촌닭티를 내본다
드뎌 D 조도 출발~ 물웅덩이를 피해가며 잘 달려보자 기원하면서 호흡을 고른다 컨디션은 괜찮은듯... 10지점 에서 비옷을 벗고 살짝 비친 햇빛이 고맙다 운무가 쌓이고 알록달록한 가을의 풍경에 눈과 맘을 빼앗겨 버렸다 여유만 있으면 사진 한장 찍고 싶었으나 차마 그리 할수 없음이 아쉽기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힘차게 땅을 박차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한번씩 의암호를 보며 길게 줄을 지어 달려가고 있는 주자들을 보니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매5 지점마다 급수대에서 물을 꼭 챙겨먹는다 그틈을 타 몇보 걸으며 숨을 잠시 쉬어본다 20지점에서 쥐 방지를 위해 마그네슘, 근육이완제를 먹으려는데 추위에 손이 곱아서 꺼내기가 힘들다 낑낑거리고 있으니 계두가 꺼내준다 ㅋㅎ 가는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하프 후부터 비가 더 내린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비옷을 둘러쓰니 온기가 느껴져 좋다 하프까지 시간을 체크하니 나름 잘 달리고 있는듯하다
어디쯤에서인지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언니 반가워요" 하는 소리에 보니 신호경씨다 대회장에서 한명도 못봐서 아쉬웠는데 그나마 뛰면서 보니 더욱더 반가움~♡ 뒤에서 인사해주며 지나신 김영복님도 방가방가~♡ 마밴 정기영 밴장님도 뒤따라 오시며 인사주신다 뛰는 모습이 낯익은 모습인 친구 지은이가 나를 제치고 나아간다 큰소리로 이름 한번 불러주며 속으로 가시나 잘간다고 궁시렁 거려본다 H에서 출발한 진묵이가 어느틈에 쫓아와서 사진 한방 찍어주고 다른 친구들 잡으러 간다고 냅다 파다닥 거리며 날아간다 아무렴 왕년에 섭3주잔디 다 잡겄지 ㅎ 갑장인듯한 주자가 닭 싱글랫을 보고 관심을 보인다 밴드있으니 들어오숑~~^^
나보다 빠른 페메들이 슝슝지나가고 420 여성 페메가 지난다 저 페메만은 놓치고 싶지 않으나 자꾸만 멀어져 간다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 모습을 바라 보면서~~~ 나와의 거리가 얼마나 될까 거리도 재보고 시간도 재본다 오르막에서는 그냥 고개숙여 땅만 보며 달리기, 먼 언덕을 보면 눈이 게으르다고 언제 뛰나 하는 생각에 힘이 빠지니까~ 댐 언덕을 그리 가다보니 힘들지 않게 어느새 다 올랐다 응급차 싸이렌 소리가 요란 스럽다 누가 쓰러졌나부다 오 드뎌 내리막이닷 신나게 달려달려~~ 그렇게만 잘 간다면 425 안에는 갈수 있겠다 싶은 욕심~~~~~이 지나쳤을까 37지점에 이르니 쥐님이 출몰하시었다 ㅡㅠ
매 5km 지점마다 좀만 더 가면 된다고 스스로 위안 삼으며 열심히 달렸건만 딱 거기서 쥐님이 출몰하니 너무 속상하고 화도난다 당근 속도가 안날수 밖에~ 훈련 부족임을 또 자책하기 ㅡㅡ 추위에 손이 곱아서 마그네슘을 꺼내 먹기가 불편하고 시간 버릴까봐 그냥 달렸는데 35 급수대서 먹을걸 그랬나 ㅠㅠ
둥둥둥 요란한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피니쉬가 얼마남지 않은듯 옆에서들 다왔다고 진짜 800미터 남았다고 하는 소리에 웃음이~ 주로에서 친구 민성이가 바카스를 따서 주는데 너무 고마웠다 이래서 친구들이 좋나부다 시원달달하게 마시고 나니 기운이 펄펄 민성아 고마웡~~
드디어 피니쉬가 보이고 계두가 "다 왔다"라고 하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피니쉬에서 엉엉 울던 사람들을 이해할거 같았다 나도 누군가 앞에 있었음 안고 엉엉울뻔 ~ ㅋ 또 눈물나넹 ㅎ 페메야 고마워~~♡♡♡ 형희야 잘했다 토닥토닥~~♡♡♡
막 들어서고 나니 비가 또 다시 쏟아지고 피니쉬를 향해 뛰고 있을 선수들을 생각하니 안스러움 쏟아지는 비때문에 추워서 인증샷도 못했다 씻고 몇몇 친구들과 간단한 자리로 하하호호 거리고 10km 한번 뛰고 풀도전해 612로 마무리한 친구 얘기로 웃음만발.
내 생애 길이길이 간직될 꿈에 그리던 가을의 전설! 드디어 나도 썼노라 ! 많은 전설들을 보았노라 ! 정말 전설이 될것 같다
첫댓글 형희누님~~^^
춘천마라톤 완주 축하드립니다
후기 읽으면서 마치 제가 완주한듯한
감동이 물씬 느껴지네요~~
내년엔 저도 춘마의 전설을 느껴봐야겠네요
클럽 옷이 아녀서 약간의 송구함이 있네요 넓은 아량으로 헤아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