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회] 오계국에 찾아든 평화(2)
"이 사람들아! 너무 떠들지마라.
너희들은 태자를 불러 부왕을 뵙게하고
황후도 나오시게 해서 부군과 대면시켜라."
그리고는 주문을 외워서 정신법을 풀었다.
"문무백관 여러분! 이제 정신을 차리고 국왕께 예를 갖추시요.
지난 일은 폐하께서 자세히 말씀해 주실 것이요.
나는 놈을 찾아보겠습니다."
다시 팔계와 오정에게 분부했다.
"오정과 팔계는 이곳에 계신 분들을
잘 보호해라, 그럼 난 간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공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오공은 하늘높이 솟구쳐올라 구름속에서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마왕의 행방을 찾았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마왕은 동북쪽을 향해 쏜살같이 달아나고 있었다.
오공은 뒤쫒아가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요괴야! 어디로 가느냐? 손오공이 여기있다."
마왕은 뒤돌아보더니 칼을 고쳐잡고 외쳤다.
"손행자, 넌 인정머리가 없구나.
내가 왕위를 빼앗든 말든 그게 너하고 무슨 상관이냐?
어째서 쓸데없는 일에 나서서 나를 이렇게 몰아 붇이느냐?"
"이 대담무쌍한 놈아! 국왕이 너에게 왕위세 오르라고 부탁하더냐?
내가 손공인지 알았으면 일찌 감치 자리를 내놓고 물러갔어야지
무엄하게도 우리 스승님께 신하의 예를 갖추라느니
어쩌느니애를 먹였더란 말이냐?
그래, 내가 네 놈의 정체를 밝힌 것이 잘못이란 말이냐?
이놈, 달아날 생각말고 내 여의봉 맛이나 보거라."
마왕은 재빨리 여의봉을 피하더니 칼을 고쳐잡고 대들었고
둘은 재간을 다해 싸웠다.
몇합을 싸워보니 마왕은 오공의 적수가 아니었다.
역부족이라는 것을 아록 마왕은 왔던 길을 되돌아서 성으로 도망첬다.
그는 곧바로 백옥충대 양편에 늘어선 문무백관의
무리 속으로 뛰어들어가더니 몸을 한번 번뜩여
삼장으로 둔갑을 하여 층대앞에 섰다.
뒤따라온 오공이 여의봉으로 내려치려하니
가짜 삼장은 시치미를 뚝떼고
"오공아! 나야나" 하고 말했다.
두 사람의 삼장은 구별이 안되었다.
"내가 스승님으로 둔갑한 마왕을 때려 죽인다면
큰 공을 이루는 것이지만
잘못해서 스승님을 다칠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큰일이지 음 !"
오공은 할수없이 잠깐 쉬면서 팔계와 오정에게 물었다.
"너희들이 보기에는 어느쪽이 진짜 스승님 같으냐?
너희들이 가짜를 알려주면 내가 단숨에 아작을 내마."
"형이 공중에서 싸울 때 내가 잠깐 눈을 깜빡했는데
그 사이 스승님이 두 사람이 되었어.
어느쪽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는걸."
오공이 인을 맺고
호법신과 육정육갑, 오방게체, 사치공조, 십팔위 호조가람에
이곳의 토지신과 산신까지 모두 불러냈다.
"난 요괴를 처치하려고 왔지만 요괴란 놈이 우리 스승님으로
둔갑하는 바람에 구별이 안된다.
너희들이 진짜 스승님을 어전으로 안내하면
내가 둔갑한 요괴를 때려 잡겠다."
마왕은 구름과 안개를 조정하는 것이 장기였다.
오공이 신들에게 하는 말을 엿듣고는
황급히 금란전으로 뛰어 올라갔다.
오공은 이런줄고 모르고 층대아래 남아있는 것이
가짜인줄만 알고 여의봉을 쳐들어 삼장에게 덤벼들었다.
삼장은 스무명이라도 오공의 여의봉 한방에
요정이 날 판인데 다행이 신령들이 나타나 여의봉을 막았다.
산신이 말했다.
"대성, 요괴는 벌써 구름을 타고
금란전으로 올라 갔소이다."
훌쩍, 전상으로 오공이 뒤쫒아 요마는 다시 뛰내려
삼장을 낚아채서 사람들속으로 끼어 들었다.
그러나 누가 누군지 여전히 구별을 할 수가 없었다.
옆에서 팔계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이 바보녀석 무엇이 그리 좋으냐?
지금 스승님이 두사람이라
애를 태우는데 돕지는 못할 망정 웃고있어!"
"형은 말끝마다 날보고 바보라지만, 형은 더 바보야.
형이 잠시 머리 아픈것 참으련 쉽게 알텐데 힘들이고
쫒지 못해하는 형이 나보다 더 바보아닌가?"
"엥? 그럴둣하다 그주문은 이 세상에 딱 세사람밖에 모르는 것이야,
여래불께서 창안해서 관세음보살과 스승님만 아는 주문이니
오정과 팔계 너희둘은 각기 스승님을 하나씩 붙잡고 있거라.
스승님 주문을 외워보십시오."
진짜 삼장이 먼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주문을 알리없는 가짜는
입에서 나오는대로 아무말이나 중얼거렸다.
그것을 듣고 그를 잡고 있던 팔계가 말했다.
"형 이놈이 가짜야."
팔계가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쇠갈퀴로 내리쳤으나
마왕은 한발 빨리 획 공중으로 뛰어 오르며
"걸음아 날 살려라" 구름을 밟고 달아났다.
팔계도 한마디 부르짓고는 구름을 타고 쫒아갔다.
오정도 삼장을 놓고 보장을 휘두르고 쫒아갔다.
삼장은 그제야 주문을 그쳤다.
손오공도 머리 아픈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중을 뛰어 올라갔다.
세사람은 요괴를 에워싸고 오공은 정면에서 대들면
놈이 도망갈 것을 생각해서 공중에 올라 한방에 보내려고
여의봉을 내려치려는 순간 동북방에서 상서로운 안개와
한송이 채색구름이 나타나더니 그 속에서
오공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손오공, 잠깐 기다려라."
오공이 돌아다보니 문수보살이었다.
오공은 급히 여의봉을 거두고 예를 올렸다.
"보살님, 어디를 가십니까?"
"난 너희들을 위해 요괴를 잡아주려고 왔다."
"저희를 돕기 위해 여기까지 오셨다니 감사합니다."
오공은 정중히 인사를 드렸다.
보살은 소매속에서 조요경을 꺼내서 요괴를 비추었다.
오공은 파계화 오정을 불러서 보살께 인사시키고
함께 거울을 드려다 보았다.
거울속에 나타난 요괴의 모습은 참으로 흉악했다.
흥미진진한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