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훈련병들! 현 시간부로 훈련병들은 더이상 민간인이 아니다! 지금부터는 대한민국 해병대 훈련병으로써 전의 민간인 모습들을 버리고 앞으로 7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부모님 앞에 당당히 서길 바란다. 오와열!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누군가가 내게 해병대 신병교육 훈련이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당히 어머니가 보고싶었다고, 아버지가 보고싶었다고, 동생이 보고싶어서 힘들었다고 말 할 것이다. 이렇게 보고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곳인 군대, 특히 해병대에 입대해 어느새 상병 계급장을 단지 4개월이 지났다. 상병 계급장을 달고 본격적인 군생활을 시작하면서 입대 전부터 생각해왔고 실천해보고 싶었던 해외배낭여행이 간절해지고 있는 찰나 11중대 독서실에서 '엄마'라는 단어가 유독 눈에 띄어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가녀린 예순살 어머니와 듬직한 서른살 아들이 배낭을 맨 뒷 모습 사진 한장을 볼 수 있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좋아보였고 부러웠으며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했다. 나도 저렇게 예순살 어머니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아들과 함께 중국에서부터 시작해 중동나라인 이집트까지의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면 내 소원은 모두 이뤄진 셈이다. 사실 이 독후감을 통해 고백하자면, 해병대 입대 3주 전쯤 어머니늬 난소암 3기 말이라는 발병 소식을 갑작스레 접하게 되면서 입대를 앞둔 나로서는 혼란과 슬픔이 교차하는 상황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왜 내게만 이런 시련을 줍니까'라고 원망도 하고 친구들에게도 하소연을 했었지만, 어머니께서는 '아들아 너가 군대를 가든 가지 않던 상황은 달라질게 없단다 걱정말고 조심히 다녀오너라'라고 말씀 하셨고 고민 끝에 포항 신병교육대에 입소하게 되었다.
"자~! 부모님들께서는 이제 따라올 수 없습니다! 넘어오시면 안됩니다!" 소대장들의 차갑고 매정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오와열을 맞춰 동기들과 손을 잡고 교육대 안으로 입장하며 부모님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그러나, 어디선가 '민혁아! 아들!' 이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이게 웬일인가, 수술하시고 아직 여물지 않은 상처를 몸에 지니시고 아들 얼굴 한번 더 보겠다고 그 먼길을 뛰어오신 것이다. 눈물이 났다. 정말 그것은 뜨거운 눈물이였고 분명 남자의 눈물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어머니를 한번 더 생각 할 수 있었고 어머니를 더 사랑할 수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해 책 속의 서른살 아들처럼 여행을 보내드리는 것이 아닌 번듯한 옷 한 벌이라도 사드렸었나?' 이 책을 읽으면서 아무런 부담감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었지만, 책을 읽는데는 오랜 시간을 소요해야만 했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위의 질문을 계속 되뇌이며 읽었기 때문이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여행을 좋아하시는 어머니에게 응원의 의미로, 전역하고 같이 떠나자는 의미로 이 책을 선물해 드리고 싶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
첫댓글 민혁상병의 어머니에대한 사랑 너무 아름답고 " 모자 "지간의 고귀한사랑 어느 누가 뺏앗지 못할 사랑 입니다.
어머님의 빠른 쾌유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역후 훌륭한 사회인이되어서 어머니와의 여행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민혁해병의 사랑으로 어머님은 아주오래오래 , 건강하게 사실겁니다.
어머니의사랑 감동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