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께 드리는 글.
붉은 노을이 십자가에 걸친
종탑을 바라보다가 젊은 시절
성스럽게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
발길은 성당을 향하였고 저는 성모님 앞에 섰습니다.
남은 생애 눈물은 없고 웃음만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 분은 어찌 그리 편안해 보이실까?
아마, 저 분이 가장 행복하신 분일 거야.
얼마나 좋으실까?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하느님.
사랑과 자비가 지으신 ‘하늘 땅’보다도 더 넓고 크신 하느님의 어머니로,
만인이 하느님께 자신을 위해 빌어주시라고
매달리니 말이야.“
두 손을 모으시고 다소곳 고개를 숙이신 성모님을 뵈며 꼭,
살아계실 때의 제 어머니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와락 달려들어 치마폭에 안기고 싶었습니다.
치마폭이 흥건하도록 눈물을 쏟으면, 앞으로
나이를 먹으면서도 철없이 살다 보니,
“그렇게, 그렇게 태어나서
그렇게, 그렇게 헤매다가
그렇게, 그렇게 사라지는
그런 게 인생이지, 뭐...“
실망하고 체념하고,
부럽기만 했던 성모님이 사랑하시는 건 바로, 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하! 그래서 그토록 편안하게 느껴졌구나.”
어머니는 뵐 수 없어도, 어머니 같은 성모님은 언제든 뵐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수녀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성모님 상은 표준형이 있습니까?” 라고.
차별 없이 공평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랑이시기에,
어느 곳에 계신 성모님이라도 모두 똑 같아 보이나 봅니다.
먼 바다의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슬픈 눈으로만 바라보던 우매한 저에게,
해는 다시 뜬다는 희망과 기쁨을 깨닫게 해주신 분도 성모님이십니다.
이제는, 깨닫는 것만이 아니라 지켜나가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코린토서의 말씀대로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것 같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는 저. 저야말로 가장 큰 부자입니다.
앞으로는, 가볍고 즐거운 마음과 몸짓으로 성모님을 바라보며 살아가렵니다.
장미꽃 한 송이를 구걸하는 노파에게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주십시오.
숨을 쉬는 한, 사랑만 하고 싶습니다.
미워하고 서운했던 마음 모두 버리고 사랑만 하기에,
또 다른 아픔이 따르더라도, 멈추지 않고 더 뜨겁게 사랑하며 살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하여 편안한 가슴으로, 웃으며 하느님 곁에 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