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부터 2년간 일요화가회 회원으로 활동했던 <알렉산드르>와 그의 부인 <넬리>를 만나기로 약속하고 지난 8월 27일 약속한 장소인 모스크바 불가꼬프 뮤지엄으로 갔다.
불가꼬프 뮤지엄은 20세기 러시아 최고의 작가 <미하일 불가꼬프: 1891~1940>를 기념하기위해 20년전 설립되었는데
설립자 미하꼬프는 사망하고 그의 부인 <이리나>가 관리하고있다고 소개하여 주었다.
<불가꼬프 뮤지엄>에는 마침 알렉산드르가 자신의 60세를 기념하는 회고전(?)을 하고있었는데
뮤지엄에서는 불가꼬프를 기념하는 자료실, 소극장, 미술 갤러리 등이 있고, 불가꼬프에 대한 연구, 연극, 미술, 문학교실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 이리나>는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이날은 러시아 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모스크바에서 15년간 활동하고 있는 K사장 (맨 왼쪽 )이 동행해 주어
<이리나>의 안내를 자세히 통역해 주었다.
뮤지엄 내 기념관 입구에는 불가꼬프의 작품 <거장과 마르가리따>에 나오는 캐릭터가 조각작품으로 서 있었다.
한국에서온 손님이니 환영인사라도 하라고 <이리나>가 소개한 연극배우는 코믹한 표정으로 악수를 청한다.
뮤지엄 입구부터 통로에는 모두 불가꼬프의 작품을 형상화한 이미지들로 꽉차 있었다.
기념관 내부에는 영상과 자료들이 전시되어있고
의사이자 반체제 작가로 활동했던 < 미하일 불가꼬프>의 사진
<불가꼬프>의 동상:
동상의 오른손 검지가 하얗게 윤이나 있다.
소원을 적어 앞의 통에 넣고 손가락을 만지면 그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하여... 모두가 만지다보니 반질 반질...
끝없이 이어지는 이리나의 불가꼬프의 작품세계에 대한 설명....
마침내 알렉산드르의 전시회장으로 내려 갑니다.
작품의 성격처럼 다소 어두운 전시장...
알렉스가 60세를 기념하여 젊은시절 그렸던 반체제 그림들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하게됐다고...
이리나와 알렉스의 설명이 번갈아 가며...
주로 구소련 시절 감시와 폭압정치에 대한 지식인들의 저항을 그렸고
부패와 탐욕을 고발한 내용들이며...
알렉스 그림에 대한 정말 열정적인 <이리나>의 해설...........
핍박받는 민중의 구원을 염원하는 ........
구 소련이 무너져도 별로 달라지지 않은 공산체제의 부패등
불타서 쓰러진 고향의 자작나무까지도 체제와 무관하지 않은 이미지로....
곰을 타고 민중을 사냥하는 정부 관료들들...곰은 러시아 공산당의 심볼이라고 한다.
뇌물에 탐닉하는 관료들...
타락한 독재자들을 아래서 국가를 떠받치고있는 지식인과 민중들
암튼 <이리나>의 열정적 해설에 전시회를 다 보았다.
몇년 전에는 한국에서 그린 <한국 2005~2006> 전시회도 했다네요.
스터디 하는 어린이들과 학부모들...
통로에 그려진 불거꼬프 작품세계
뮤지엄 건물 안마당... 여기선 옥외 음악 공연도 열리고 있었다.
뮤지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이동하여 알렉스의 작업실로 향했다.
작업실 근처 <푸쉬킨 > 생가터부터 보고............ (젊은날의 푸쉬킨 동상)
알렉스의 작업실이 있는 건물,
겉은 멀쩡하지만 1812년 나폴레옹 군대가 주둔했던 건물이라니 200년은 넘었다......
알렉스의 작업실....
우리가 방문한다고 이웃에 있는 화가와 문인 친구 몇명까지 초대하여 간소한 파티가 벌어졌다.
일요화가회 2010 년 정기전 도록을 건내며 서울의 근황을 전해 주고.
알렉스가 일요화가회 도록을 갖고 친구들에게 한국 일요화가회의 활동에 대한 소개를 한다.
그 다음 그간 알렉스 자신의 작품소개.
그의 가족사를 비롯한 활동을 담은 오래된 자료도 소개하고
CD에 담은 그의 작품과 영상을 틀어 보여주고....
그의 그림과 사진 작품에 대한 자료의 설명이 끝없이 이어진다.
친구 중 한사람이 나에게 건배를 제의했다.
알렉스에 대한 덕담도 하고 다 같이 건배.......
경청하는 친구들과 부인 넬리
알렉스는 9월 개강하면 대학 강의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 여름휴가를 마무리하는 파티를 우리와 함께하게되 기쁘다고...
파티가 끝나고 부인<넬리>가 큰길 주차장까지 배웅해 주었다.
알렉스 부부를 아는 일요화가회 친구들께 안부를 전해 달라고 하면서......
나에게 통역을 맡아 주고 차량 등 세심한 도움을 주었던 K 사장에게는 작은 그림 하나를 선물했다.
을왕리에서 그렸던 한국의 해변 풍경으로.....
끝...........................
첫댓글 알렉스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잘 감상했습니다. 시대의 독재와 부패를 다수가 안위를 위해 침묵했어도 알렉스 같은
깨어있는 예술혼이 있기에 그림으로 남겨지고 고발되어져서 더 나은 시대정신이 구현될 수 있었던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아, 멋진 알렉스! 보고싶어요. 풍경화 함께 그릴때 물감을 수제비 뜨듯이 떠서 모자이크처럼 구성해 나가는 방식이 무척 신기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다른 많은 러시아 그림들도 굉장했구요...모처럼 눈가 마음이 그림으로 포식했습니다. 아우...증말 콜롬보님 멋져부러유 ^^;;
전에도 말했지만 심연은 생각보다 참~섬세한데가 많네요. 알렉스의 나이프 쓰던 테크닉 까지 다 기억을 하시다니..
나도 알렉스의 젊은 시절 그림은 첨 봤지요, 불가코프란 작가도 반체제로 낙인 찍혀 그의 대표작 <거장과 마리가리타>를 발표도 못하고 1940년 세상을 떠났는데 1980년 페레스 트로이카 이후 유작이 발간되어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고 하지요.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알렉스를 포함 모두 공산 소비에트 체제에 저항하던 지식인 들이라고 보여집니다.
지금에서야 러시아 다녀온 소식을 접하게 되었네요. 콜롬보님이 전해준 알렉스화백의 전시소식을 읽지 않았다면 그분의 사상과 존재조차 잊혀질뻔 했는데 새롭게 그분을 알게되었고 항상 한국일요화가회의 대외 활동에 감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