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지기 나의 애마를 떠나 보내고 새로운 애마를 맞이하면서 나의 불찰로 황당한 스토리를 적어 본다. 때가 되면 누구나 자신의 애마를 바꾸어야 한다. 그럴 때 나와같은 착오를 빚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태 살아 오면서 수십대의 애마를 교체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어 본다.
그동안 나와 동고동락을 한 나의 애마 트라제 XG이다. 2001년 내가 이차량을 만드는 회사에서 퇴직하면서 구입한 것이다. 2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타고 다니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배기가스 규제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저감장치를 장착하거나 폐차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되어 후자를 택한 것이다.
내가 이차량을 사게된 동기는 사업상 꼭 필요한 차였다. 장사나 사업은 하는 사람에게는 디젤 9인승 이상의 차량을 사야만 여러가지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그리고 사람과 짐을 많이 실을 수 있어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2007년 5월부로 단종이 되었다. 아마도 이차량을 애용한 사람들은 나와 같이 아쉬워했을 것이다.
그 후속차량으로 스타렉스가 대신했고 스타렉스의 후속모델로써 스타리아가 금년 4월에 출시가 되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은 스타리아 밖에 없었고 이차량을 7월말에 계약하고 10월 22일에 인수했다. 반도체 부품이 결품이라는 이유는 출고 예정일보다 1달이나 지체되었다.
문제의 발단은 차를 보지 않고 카탈로그만을 보고 계약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반도체 문제로 차량 생산량이 부족하여 영업소에는 전시용 차량이 없었다. 영업사원의 얘기만 듣고 평소 내가 알고 있던 스타렉스에 대한 지식으로 내가 구입할 차량의 스펙을 얘기해 주었다.
내가 원한 차량의 사양은 9인승 3열시트였으나 계약된 차량은 9인승 4열시트였다. 전자는 투어러형(일반형)이고 후자는 라운지형(고급형)이다. 때문에 차량가격도 1천만원 차이가 난다. 내가 투어러형은 고집하는 이유는 3열시트로 각각의 열이 3베드로 되어 있어 시트를 눕히면 적재함이 되어 짐을 많이 실을 수 있고 필요시 침대차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트라제의 경우 시트를 눕히기 전 상태이다.
헤드레스트를 빼고 완전히 눕히면 화물 적재함 또는 침대차로 변신한다.
하지만 스타리아의 경우에는 2가지 형태의 모델이 존재한다. 투어러형이 3열시트 타입이고
라운지형이 4열시트 타입이다.
그런데 차를 인수 받는 순간 3열시트이 아닌 4열시트가 아닌가? 순간 뭔가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어 계약서를 보니 잘못된 게 없었다. 어차피 차값은 지불했으니 그렇다치고 투어러형이던 라운지형이던 시트가 60도 정도만 넘어가고 트라제와 같이 완전히 젖혀지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이런 상태에서는 적재함과 침대차 기능이 사라진 것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차량의 사이즈였다. 차를 보는 순간 너무 크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트라제가 100이라면 스타렉스는 120이고 스타리아는 130 정도였다. 다음은 트라제와 스타리아의 앞면 비교 사진이고
이것은 뒷면 비교 사진이다.
기존 스타렉스와 스타리아도 비교를 해 봤다.
스타리아는 스타렉스와 트라제에 비하면 전장, 전폭, 전고가 엄청 커진 것이다. 차량이 커지다 보니 모든 부품들이 벌크 사이즈라 썬팅비나 사고로 인한 수리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주차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모든 것이 나의 불찰이라 할말은 없지만 차량이나 부동산과 같은 고가의 제품들은 반드시 실물을 보고 구입해야 하는데 실수를 한 것 같다. 트라제와 같은 기능(시트가 완전히 리크라이닝 되는 장치)의 차량을 원한다면 펠리세이드가 대신 역활을 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8인승 이하로 제한이 되어 사업상 혜택이 없다.
트라제는 1대의 차량으로 여러 기능 할 수 있으나 스타리아나 요즘 출시되는 신차들은 이기능을 분리하여 각각의 모델로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트라제같은 차량이 꼭 필요한데 소비자들의 니즈를 무시하고 단종시킨 것이 매우 아쉽다.
너무 푸념을 늘어 놓으면 새로운 애마에게 결례가 될 것 같아 이만 줄이고 어떠케든 앞으로 잘 부탁한다. 그리고 그동안 고생한 애마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혹시라도 나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트라제, 스타렉스, 스타리아의 제원을 공유해 본다.
구분 트라제 스타렉스 스타리아
전장 4,695 mm 5,150 mm(↑455 mm) 5,255 mm(↑560 mm)
전폭 1,840 mm 1,920 mm(↑ 80 mm) 1,995 mm(↑155 mm)
전고 1,710 mm 1,925 mm(↑215 mm) 1,990 mm(↑280 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