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김선우 <단단한 고요>
◆이해와 감상
도토리묵이 만들어지는 고정에 집중하여 도토리묵은 무르고 연약하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신선하게 뒤집고 있는 작품이다. 산문적 리듬을 가진 자유시이면서도 특정 명사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였으며, 다양한 소리들을 열거한 1연과 달리 2연에서는 완성된 도토리묵을 짧은 어구로 묘사함으로써 시상을 집약시키고 있다. 그리고 3연에서는 역설적 인식을 바탕으로 도토리묵을 ‘온갖 소리들이 들어간 고요하고 다단한 것’이라는 개성적 이미지로 바꾸어 놓고 있다.
◆핵심 정리
갈래 : 서정시, 자유시
주제 : 도토리묵에 대한 개성적 인식
특징
① 특정 명사의 반복, 열거법, 활유법, 도치법 등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② 청각적 이미지와 역설적 인식을 바탕으로 도토리묵을 개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단단한 고요>에 나타난 개성적 인식
․도토리묵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함.
․도토리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청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함.
․도토리, 햇볕 등을 생물인 것처럼 표현함.
․도토리묵을 무르고 연약한 이미지가 아닌 고요하고 단단한 것으로 인식함.
(나) 함민복 <사과를 먹으며>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사과를 먹는 일상적인 경험을 확장하면서 사과를 존재하게 한 자연의 이치와 생성과 소멸의 순환 원리에 대한 깨달음을 제시한다. 사과를 존재하게 한 자연, 사과를 키우기 위한 인간의 노력과 역사 등 사과를 존재하게 한 모든 것으로 사과를 확장하면서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흙으로부터 사과가 만들어지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는 생명 순환의 원리를 발견함으로써 ‘사과가 나를 먹는다’는 역설적 인식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과를 먹는 행위가 사과를 존재하게 한 우주를 먹는 것이며 순환하는 생명의 원리에 참여하는 가치 있는 일이라는 주제 의식을 드러낸다.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사색적, 역설적
주제 : 사과를 먹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생명 순환의 원리
표현상 특징
․점층적으로 의미를 확대하여 시상을 전개함.
․일상의 경험에서 얻은 삶의 깨달음을 드러냄.
․유사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함.
출전 : <우울 씨의 하루> 1990
작품 연구실 : 이 시에 나타난 역설적 인식
역설이란 표면적으로는 모순되거나 부조리한 것 같지마, 그 안에 진실을 담고 있는 표현법을 말한다. 이 작품의 화자는 ‘흙으로부터 사과가 만들어지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나’와 ‘사과’가 결국 하나이며 생명은 순환된다는 인식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품 연구실 : 시상 전개와 표현상 특징
이 작품은 ‘~를 먹는다’라는 유사한 문장 구조를 반복함으로써 운율을 형성하고 점층적으로 의미를 확대하며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흙으로’가 시작되는 시행을 일부러 들여쓰기를 함으로써 낯설게 하기를 통한 시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상의 특징은 모든 생명은 순환한다는 작가의 ‘생명 순환론적 인식’을 강조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