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 따뜻하고 유쾌한 제로웨이스트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추구하는 유정 씨. 책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며 얻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털어놓았다. 쓰레기 없이 장보기, 쓰레기 없이 커피 즐기기, 정수리가 센 여자의 샴푸바 찾기 같이 생활 속에서 재밌고 쉽게 할 수 있는 실천을 주로 담았다.
제로웨이스트와 맞닿은 일상에는 따뜻함이 한껏 더해졌다. 쓸수록 하얗게 변하는 소창 행주는 하루를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살림 친구가 되었고, 천연 설거지 비누는 맨손으로 설거지해도 좋을 만큼 기존 세제보다 자극적이지 않았다. 몸속에 강한 세정 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니 몸에도 일석이조. 욕실에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동글동글 비누들에 기분이 좋아지고, 비닐과 플라스틱이 치워진 단정한 부엌은 요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떡볶이와 김밥 등도 스테인레스 통에 담아달라고 부탁한다. 처음에는 용기 내어 말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젊은 사람이 참 생각이 좋다’며 칭찬을 듣기도 하고, 스스로 알 수 없는 뿌듯함도 느낀다고. 그녀의 작은 실천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따뜻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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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 쟤도 하는데, 나도 해볼까?
01 잘 살고 싶어 시작한 일
· 내일이 없는 엽기 떡볶이녀
· 나 좋자고 시작한, 플라스틱 줄이기
· 나도 ‘제로웨이스트’ 해보고 싶어요
· 자취생의 쓰레기 줄이기
· 지금 북극곰만 걱정할 때가 아니다
·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2가지 팁
· 쓰레기 없는 결혼식을 꿈꿨지만
· 비닐 씨, 우리 이제 진짜 헤어져
02 쓰레기 없는 살림
‘부엌’
· 제로웨이스트 고수는 엄마
· 제1원칙, 얄궂은 거 사지 않기
· 맨손 설거지의 손맛
· 쫄보의 비닐 없이 장보기
· 게으른 주부의 지퍼백 안 쓰는 법
· 오늘 밤, 행주를 삶는다는 건
‘욕실’
· 정수리가 쎈 여자의 샴푸바 찾기
· 그날을 바꿔준 면 생리대 예찬
· 욕실에는 비누 ‘네 마리’
· 이젠 안녕, 쓰다 버린 화장솜
‘거실 & 옷방’
· 오래오래 커피를 즐기는 방법
· 광장시장 데프콘을 꿈꾸며
· 나는 보자기 도둑
‘청소 & 세탁’
· 수학의 정석 말고 분리수거의 정석
· 음식물 쓰레기와 동충하초 대첩
· 퉁퉁 양모 볼 소리
03 쓰레기 없는 바깥 생활
· 종이컵에 이름을 쓰는 멋
· 쓰레기를 줄이는 여행 짐 싸기
· 여행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취향
· 달력 속 동그라미, 마르쉐 채소시장
· 다 소용없는 일이라고
epilogue
· 모두를 위한 작은 변화
저자 소개
저 : 허유정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곁에 두고, 불필요한 쓰레기는 최소한으로 만들면서 살려고 한다.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는 일상의 작은 노력을 담은 에세이다.
“이 책에서만큼은 나는 더 만만해지고, 더 유쾌해지고 싶다. 환경 하면 떠오르는 ‘엄근진’이란 이미지는 잠시 잊고, 더 많은 사람이 쓰레기 없는 일상에 가까워지도록.”
블로그 blog.naver.com/heonions
인스타그램 @frau.heo
책 속으로
아침마다 텀블러를 들고 정수기로 가면, 몇몇 상사들은 물었다.
“오, 허 주임. 요즘 환경 생각하나 봐?”
사실 내 몸을 생각해 시작하긴 했지만, 이런 시선을 받을 때면 조금 뿌듯했다.
“아… 뭐 텀블러 쓰면 좋으니까…….”
말끝을 흐리긴 했지만, 부정하지는 않았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 제법 기분이 괜찮았다. 생각해보면 당시 제로웨이스트는 몰랐지만, 입에 닿는 플라스틱을 줄여나간 게 작은 시작이었다. 한번 아파 보니, 알게 되더라. 뭐든 자연스러운 것에서 건강함이 온다는 걸.
--- p.35
나뿐 아닌 모두, 그리고 현재만이 아닌 미래를 위해 기꺼이 불편함을 선택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세계에는 따뜻한 선의가 가득해 보였다. 나도 그들처럼 내 건강을 위한 일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보고 싶어졌다.
--- p.42
텀블러를 못 챙긴 날, 너무 목이 마르면 생수를 사기도 하고, 정신없을 땐 나도 모르게 물티슈에 손이 가기도 한다. 이제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쉽지만,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중요한 건 이제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쓰레기를 만든다는 거 아닐까? 좋은 일도 즐겁게 해야 오래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 p.66~67
신기하게 샴푸바를 쓰고 몸의 변화는 바로 나타났다. 평생을 안고 살았던 트러블이 일주일 만에 거의 사라진 것이다. 기쁘기도 했지만, 그 독한 걸 20년 넘게 사용했다니 내 몸에 쌓인 독소가 걱정됐다. 성분도 좋고 플라스틱 쓰레기도 없는 샴푸바의 매력에 나는 점점 빠져들었다.
--- p.127
대부분의 유연제에는 향기 캡슐이란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가는데, 이 캡슐은 건조 후에도 향이 남도록 플라스틱으로 향을 감싼다. 문제는 이런 미세 플라스틱이 천, 강, 바다로 들어가 생태계를 교란하고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데 있다. 물론 우리 몸에도 들어갈 수 있다.
--- p.183
에코백을 메고 손에는 텀블러를 들고 시장으로 향하는 사람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일찍 장을 보고 채소로 가득 찬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미리 반찬통을 챙겨와 유기농 피클, 반찬을 담아가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 달에 한 번, 나는 이 시장에 확인하러 오는 것 같다. 나 혼자 애쓰는 게 아니라고. 다른 누군가도 이 불편함을 공감하고 있다고.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상관없다. 결이 비슷한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든든하니까.
--- p.210
2019년 4월, 뉴욕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통유리 고층 건물을 세우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었다. 나아가 뉴욕 시장은 기존 유리 건물도 이른 시일 내에 리모델링을 하도록 만들 것이라 밝혔다. 이건 시장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걸까? 물론 아니다. 그 뒤에는 이런 법을 만들 수 있는 의원을 뽑고, 끊임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해온 뉴욕 시민들이 있었다. 지금 이 위기 상황에 공감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이뤄낼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마음을 움직이는 ‘감수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 p.216
여전히 지구에 빚을 지고 살아가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해보려는 작은 노력. 이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나라도 했다는 생각이 들면, 그날 하루는 기분 좋게 잠이 든다. 반찬통을 들고 가 장을 보고, 텀블러에 커피를 받는 작은 일들. 작지만 분명 선의에서 비롯된 일이다. 착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한 날은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다. 물론 지금도 내가 우선인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쓰레기를 줄이는 덕분에 종종 나 아닌 모두를 생각해본다.
--- p.221-222
출판사 리뷰
50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아시나요?
일상에서 쓰는 플라스틱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눈만 뜨면 ‘오늘의 쇼핑’ 목록이 펼쳐지고, 카페를 가면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을 습관처럼 쓴다. 가끔은 포장재를 시켰나 싶을 정도로 과하게 포장된 택배를 받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간은 대혼란을 겪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지구는 건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관광객이 줄어든 베네치아의 운하는 맑아져 돌고래가 포착되고, 회색 안개 속에 갇혀 있던 파리의 에펠탑도 그림 같은 모습을 되찾았다고.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에서는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하늘이 맑아졌다. 그동안 인간이 얼마나 자연에 무지막지했는지 잠시 멈춰, 돌아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런 와중에 기후 환경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인간의 삶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코로나19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이 닥치는데, 우리에게 남은 건 단 0.5도라고. 기후 변화 문제가 핵전쟁 급으로 우리에게 소리 없이 다가온 것이다.
이렇게 기후 문제가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여 친환경 삶을 실천하는 운동인 ‘제로웨이스트’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린피스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배우 류준열 씨는 생선을 다회용 용기에 담아 구매하는 모습을 개인 SNS 계정에 올려 팬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기도 했다. 포장재가 없는 제로웨이스트 샵은 2014년 독일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현재도 제로웨이스트 샵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던 유정 씨는 왜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게 됐을까?
북국곰과 펭귄이 살 곳이 사라지고, 바다거북이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끼어 고통받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도 잠시 안타까운 감정이 들 뿐, 당장 플라스틱을 줄여야겠다고 마음을 먹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일상의 작은 노력을 담은 책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의 저자인 유정 씨도 그랬다.
그녀는 마치 오늘만 있고 내일은 없는 사람처럼 살아갔다.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으로 인스턴트식품과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다. 그렇게 직장인 3년차가 되자 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그때 일회용품이 가득한 집 안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싱크대 위에는 빈 햇반 그릇과 삼각김밥 비닐이 널려 있었고, 현관에는 배달 음식 용기가 쌓여 통로를 막고 있었다. 일회용 컵에 뜨거운 물을 마시면 뭔가 알싸한 약품 냄새가 올라오는 듯 찝찝했지만, 텀블러나 머그잔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첫 번째 계기가 건강이었다면, 두 번째 계기는 독일 함부르크 여행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제로웨이스트 샵’에서는 다양한 곡물과 식자재, 샴푸와 섬유유연제 등을 포장 없이 살 수 있었다. 한 번도 세제 용기를 ‘문제’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 그녀에게는 처음 보는 신선한 장면이었다. 사실 그전까지 ‘환경보호’는 자신과 먼 ‘환경운동가’만이 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함부르크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평범했다. 유리 용기를 들고 샵을 찾은 할머니, 쓰레기를 주우며 뛰는 동네 러닝 크루, 에코백을 들고 제로웨이스트 카페를 찾는 대학생은 모두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시민들이었다. 또 환경을 위하는 일도 생각보다 거창하거나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핸드워시 대신 비누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실천이란 걸, 그녀는 함부르크에서 깨달았다. 그녀의 결론은 간단했다. ‘멋있었고, 따라 하고 싶었고, 그리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
따뜻하고 유쾌한 제로웨이스트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추구하는 유정 씨. 책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며 얻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털어놓았다. 쓰레기 없이 장보기, 쓰레기 없이 커피 즐기기, 정수리가 센 여자의 샴푸바 찾기 같이 생활 속에서 재밌고 쉽게 할 수 있는 실천을 주로 담았다. 제로웨이스트와 맞닿은 일상에는 따뜻함이 한껏 더해졌다. 쓸수록 하얗게 변하는 소창 행주는 하루를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살림 친구가 되었고, 천연 설거지 비누는 맨손으로 설거지해도 좋을 만큼 기존 세제보다 자극적이지 않았다. 몸속에 강한 세정 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니 몸에도 일석이조. 욕실에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동글동글 비누들에 기분이 좋아지고, 비닐과 플라스틱이 치워진 단정한 부엌은 요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떡볶이와 김밥 등도 스테인레스 통에 담아달라고 부탁한다. 처음에는 용기 내어 말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젊은 사람이 참 생각이 좋다’며 칭찬을 듣기도 하고, 스스로 알 수 없는 뿌듯함도 느낀다고. 그녀의 작은 실천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따뜻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하면 할수록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긴 해.”
그녀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며 자신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고 고백한다. ‘밥솥이 있어도 햇반만 찾던, 그저 ‘나’만 보고 살던 내가 바다와 아마존을 생각할 줄이야.’ 그녀 스스로도 깜짝 놀랄 정도로 변화는 컸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유정 씨의 취향은 또렷해졌고, 건강과 일상 모두에서 한 발짝 나아갔다. 하지만 매일같이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쓰레기 없는 결혼식을 꿈꿨지만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으며, 비닐과의 이별도 생각보다 정말 쉽지 않았다. 유정 씨는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한 날에는 성공했다고 고백하고, 실패한 날에는 실패했다고 솔직하고 유쾌한 목소리로 그려냈다.
우리는 지구에 무해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엄격하고 적극적인 환경운동가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플라스틱 컵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점점 더 많아지면 좋겠다. 세상에 존재하는 작은 생명 하나가 건강히 사는 것이, 오늘 내가 행복하고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믿기에.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개인 텀블러에 담아도 될까요?’라고 용기 내어 말하는 사람들을 점점 더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뿐 아닌 모두, 그리고 현재만이 아닌 미래를 위해 기꺼이 불편함을 선택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세계에는 따뜻한 선의가 가득해 보였다.”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