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사과마차 / 임현정
달리는 마차에서 뭘 할 수 있어
눈물글썽별무리를 겨냥하거나
까무룩 잠결에도
자꾸만 닳아 없어지는 발굽 소리를 듣거나
늑대인지 개인지
베어 먹기 좋은 달을 쫓아
우린 언제쯤 전복될까
심장의 열기로 익히는 요리가 있대
막 식기 전의 심장으로 끓인 수프
늑대인지 개인지
찹찹 피 웅덩일 핥는다
땅으로 스며드는 끈적수프
힘껏 던진 도끼처럼
멀어지는 걸 사랑해
멀어지는 편지 멀어지는 레일 멀어지는 탈주
내리막엔 마지막 단추를
오르막엔 방금 빤 입술을
모퉁이엔 까마귀가 숨긴 단추
아주 간지러운 구멍
한쪽 뺨이 상한 사과 속을
전속력으로 달려도
우린 달콤하게 썩을 뿐
아무도 찾지 못한
눈동자였음 해
아득히 밤만 보며 달리는
고삐를 쥔 채
미친 듯이 내달리는 달그닥 해골
네 목숨이었으면 해
⸺계간 《시인수첩》 2018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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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 / 1977년 서울 출생. 고려대 한국어문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 졸업. 2001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 시집 『꼭 같이 사는 것처럼』『사과시럽눈동자』.
챗 GPT분석
1. 제목의 의미: 「한뼘사과마차」
‘한뼘’: 아주 작은 크기를 의미하며, 제한된 공간 또는 짧은 시간을 암시함.
‘사과’: 욕망, 유혹, 타락, 혹은 상처받은 존재를 상징함. (특히, 시에서는 ‘썩은 사과’로 묘사됨)
‘마차’: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운명, 불안정한 여정, 통제할 수 없는 흐름을 의미함.
제한된 운명 속에서 끊임없이 달리는 존재를 상징.
부패와 소멸을 향해 가는 불안한 질주를 나타냄.
한뼘이라는 작은 크기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 유한한 삶을 강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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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A Streetcar Named Desire
미국의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으로 총 3막으로 구성되었다. 1947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으며, 초연 직후인 194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한 여성이 파멸로 도달해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다소 막장 드라마필이 나는 줄거리를 가졌기는 하지만[1] 그 통속성 내에 급변하는 미국 사회(특히 남부 상류사회의 쇠퇴와 산업화 등등)가 담겨있는 무시무시한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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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제
1. 운명과 저항, 그러나 결국 전복되는 삶
마차는 달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전복될 순간을 기다림.
필연적인 몰락과 소멸 속에서도 저항하는 모습이 보임.
하지만 결국, ‘우린 달콤하게 썩을 뿐’이라며 삶의 무력함과 필연적인 소멸을 인정함.
2. 욕망과 파멸의 질주
늑대인지 개인지 알 수 없는 존재가 베어 먹기 좋은 달을 쫓음.
이는 끊임없는 욕망의 추구이자, 결국 파멸로 향하는 과정을 나타냄.
3. 삶의 불확실성과 정체성의 혼란
‘늑대인지 개인지’처럼 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를 강조함.
삶이 불확실하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달리는 존재임을 암시함.
4. 죽음과 존재의 의미
"고삐를 쥔 채 미친 듯이 내달리는 달그닥 해골"
달리는 마차는 죽음을 향한 질주이기도 하며, 죽음 속에서도 존재를 찾고자 하는 욕망이 깃들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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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징 분석
달리는 마차:
통제할 수 없는 삶의 흐름.
운명적 질주와 불안정한 여정.
파멸로 향하는 존재의 본질.
눈물글썽별무리:
희망과 꿈, 그러나 쉽게 닿지 않는 것.
불확실한 목표와 도달할 수 없는 이상.
닳아 없어지는 발굽 소리:
시간이 지나며 소멸해가는 존재.
지속되는 삶의 마모와 쇠퇴.
늑대인지 개인지 모호한 존재:
정체성의 혼란.
야성과 길들여진 존재 사이에서의 갈등.
인간 내면의 이중성.
베어 먹기 좋은 달:
욕망의 대상, 그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것.
금단의 열매 같은 유혹.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추구.
심장의 열기로 익히는 요리 (끓는 수프):
생명을 담보로 한 뜨거운 욕망.
몸이 소진될 정도로 불타오르는 감정.
피와 죽음을 상징하는 끈적한 현실.
도끼처럼 멀어지는 것들:
떠나가는 사랑, 희망, 삶.
도끼의 힘과 무게는 확고한 결단과 끝없는 소멸을 의미함.
단추(마지막 단추, 모퉁이에 숨긴 단추):
삶에서 잃어버린 조각.
정체성의 흔적.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끝내 모순된 감각(‘간지러운 구멍’)으로 남음.생의 단계마다 어울리는 단추와 구멍이 필요하다는 의미
1. "내리막엔 마지막 단추를"
내리막길은 끝과 쇠퇴를 의미하며, 마지막 단추는 마무리되는 순간, 최종적인 결정을 상징한다.
2. "오르막엔 방금 빤 입술을"
오르막길은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의미하며, 방금 씻은 입술은 새롭게 말하거나 표현할 준비가 된 상태, 욕망을 나타낸다.
3. "모퉁이엔 까마귀가 숨긴 단추"
모퉁이는 전환점이나 예상치 못한 변화를 암시하며, 까마귀(불길함, 죽음의 상징)가 숨긴 단추는 사라진 연결고리나 감춰진 비밀을 의미한다.
4. "아주 간지러운 구멍"
구멍은 결핍과 부족함을 상징하며, ‘간지럽다’는 표현을 통해 불안과 욕망, 채우고 싶은 충동을 강조한다.
썩어가는 사과:
부패한 삶과 인간의 필연적인 소멸.
‘달콤하게 썩는다’는 표현은 쾌락과 멸망의 공존을 암시.
아무도 찾지 못한 눈동자:
존재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욕망.
그러나 끝내 발견되지 않는 자아.
고삐를 쥔 채 내달리는 달그닥 해골:
죽음으로 향하는 질주.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려 하지만 결국 필연적인 종말을 맞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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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미지
「한뼘사과마차」: 원형(둥근) 이미지의 지배적 역할
이 시는 사과, 눈물, 달, 웅덩이, 단추, 입술, 구멍, 눈동자, 해골과 같은 원형(둥근)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삶과 죽음, 욕망과 소멸, 순환과 전복을 형상화한다.
1. 원형 이미지의 의미
순환과 반복: 원형 이미지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흐름을 암시한다. 삶과 욕망, 소멸과 재생이 끝없이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닫힘과 갇힘: 원은 끝이 없이 이어지는 형상이므로,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와도 같다.
중심성과 집중: 원형은 중심을 가지는 구조로, 욕망, 고통, 죽음과 같은 본질적인 주제를 강하게 부각한다.
3. 원형 이미지의 흐름
이 시에서 원형은 변형되고 연결되며 순환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사과) → (달) → (눈동자) → (해골)
사과(부패, 욕망의 시작) → 달(동경하는 욕망) → 눈동자(존재의 탐색) → 해골(죽음, 필연적인 종말)
이 흐름은 단순한 직선적 전개가 아니라, 서로 겹치고 순환하며 반복된다.
5. 문장 단위 분석
1. "달리는 마차에서 뭘 할 수 있어"
달리는 마차 → 멈출 수 없는 운명, 삶의 질주.
뭘 할 수 있어 → 개인의 무력감, 주체적인 선택의 어려움.
전체 의미 → 삶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을 강조.
2. "눈물글썽별무리를 겨냥하거나"
눈물글썽 → 희망과 슬픔이 섞인 감정.
별무리 → 멀리 있는 이상(꿈, 욕망).
겨냥하거나 → 닿을 수 없는 목표를 좇는 행위.
전체 의미 → 희망을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상황.
3. "까무룩 잠결에도"
까무룩 → 희미하게, 무의식적으로.
잠결 →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전체 의미 →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운명에 휩쓸려가는 상태.
4. "자꾸만 닳아 없어지는 발굽 소리를 듣거나"
닳아 없어지는 → 지속적인 소멸 과정.
발굽 소리 → 삶의 질주, 시간의 흐름.
전체 의미 → 시간이 흐르며 점점 사라지는 존재의 흔적.
5. "늑대인지 개인지"
늑대 → 야성, 본능, 자유.
개 → 길들여진 존재, 사회적 규율.
전체 의미 →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 본능과 사회화 사이에서의 갈등.
6. "베어 먹기 좋은 달을 쫓아"
베어 먹기 좋은 달 → 욕망의 대상, 성취하고 싶은 이상.
쫓아 → 그 욕망을 좇아가는 행위.
전체 의미 → 손에 넣고 싶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욕망을 향한 질주.
7. "우린 언제쯤 전복될까"
우린 → 화자와 동행하는 존재(혹은 인간 전체).
언제쯤 → 필연적이지만 아직 도래하지 않은 사건.
전복될까 → 몰락, 운명의 격변.
전체 의미 → 언젠가 찾아올 파국과 변화의 순간을 기다리는 불안감.
8. "심장의 열기로 익히는 요리가 있대"
심장의 열기 → 생명력, 뜨거운 감정(욕망, 분노, 열정).
익히는 요리 → 소진되며 생성되는 결과물.
전체 의미 → 삶의 뜨거운 감정을 태워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
9. "막 식기 전의 심장으로 끓인 수프"
막 식기 전의 심장 → 아직 살아있는, 뜨거운 감정을 가진 상태.
끓인 수프 → 삶의 고통과 열망이 응축된 결과물.
전체 의미 → 죽기 직전까지 모든 감정을 쏟아붓는 삶.
10. "늑대인지 개인지"
반복됨 → 정체성의 모호함이 지속됨.
전체 의미 → 인간 존재 자체가 본능과 사회화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는 점을 강조.
11. "찹찹 피 웅덩일 핥는다"
찹찹 → 본능적인 생존 행위.
피 웅덩이 → 희생과 죽음의 흔적.
핥는다 → 생존을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
전체 의미 →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생존은 종종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상징.
12. "땅으로 스며드는 끈적수프"
땅으로 스며드는 → 결국 사라지고 소멸하는 과정.
끈적수프 → 생명의 잔재, 고통의 흔적.
전체 의미 → 생명의 흔적이 결국 땅에 흡수되어 사라짐.
13. "힘껏 던진 도끼처럼"
힘껏 던진 → 강한 결단, 방향성 있는 행동.
도끼 → 단절과 결단의 상징.
전체 의미 → 무언가를 강하게 끊어내는 행동, 또는 떠남.
14. "멀어지는 걸 사랑해"
멀어지는 → 거리감, 상실, 떠남.
사랑해 → 떠나보내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태도.
전체 의미 → 놓아주는 것에 대한 애착.
15. "멀어지는 편지 멀어지는 레일 멀어지는 탈주"
편지 → 점점 희미해지는 관계.
레일 → 예정된 길, 운명.
탈주 → 도망, 자유를 향한 시도.
전체 의미 → 관계와 미래가 멀어지고, 운명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강조.
16. "내리막엔 마지막 단추를"
내리막 → 쇠퇴, 끝으로 향하는 흐름.
마지막 단추 → 최후의 선택, 마무리.
전체 의미 → 끝을 향해 가면서 마지막 연결을 완성하는 과정.
17. "오르막엔 방금 빤 입술을"
오르막 → 시작과 도전의 과정.
방금 빤 입술 → 새로운 시작, 정화된 말과 욕망.
전체 의미 → 올라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언어와 감정을 준비하는 순간.
18. "모퉁이엔 까마귀가 숨긴 단추"
모퉁이 → 변화의 순간, 전환점.
까마귀 → 불길함, 죽음의 상징.
숨긴 단추 → 감춰진 선택지, 잃어버린 연결고리.
전체 의미 → 삶의 변화 속에서 사라진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과정.
19. "아주 간지러운 구멍"
구멍 → 결핍과 욕망의 상징.
간지러운 → 불안과 채우고 싶은 충동.
전체 의미 → 결핍이 새로운 욕망과 불안을 불러오는 상태.
20. "아무도 찾지 못한 눈동자였음 해"
눈동자 → 존재의 본질, 자기 정체성.
아무도 찾지 못한 → 익명성과 고독, 사라지고 싶은 욕망.
전체 의미 →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
21. "고삐를 쥔 채 미친 듯이 내달리는 달그닥 해골 네 목숨이었으면 해"
고삐 → 운명의 통제권.
달그닥 해골 → 죽음을 향해 질주하는 운명.
네 목숨이었으면 해 → 상대의 존재가 운명적 질주의 일부가 되길 바라는 강한 소망.
전체 의미 → 죽음으로 향하는 질주 속에서도 운명적으로 함께하고 싶은 감정.
결론
임현정의 「한뼘사과마차」는 멈추지 않는 삶의 질주, 욕망과 소멸, 존재의 불확실성을 주제로 한다.
제목의 "한뼘사과마차"는 한정된 삶 속에서 결국 썩어갈 운명을 암시하며,
시 속 이미지는 삶의 모순적 아름다움(질주와 전복, 욕망과 소멸)을 담아냄.
화자는 끝까지 달리면서도, 자신이 아무도 찾지 못한 눈동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되길 갈망한다.
하지만 마지막 구절의 "고삐를 쥔 채 미친 듯이 내달리는 달그닥 해골"은, 결국 죽음을 향해 돌진하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