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인도품 23장】 누구나 나름의 책임이 있다
어느 날 밤에 조실 문을 지키던 개가 무슨 인기척에 심히 짖는지라, 한 제자 일어나서 개를 꾸짖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개의 책임은 짖는 데에 있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그 책임 이행하는 것을 막는가. 이 세상에는 모든 사람과 모든 물건이 다 각각 책임이 있으며, 사람 하나에도 눈·귀·코·혀·몸·마음이 각각 다 맡은 책임이 있나니, 상하와 귀천을 막론하고 다 그 책임만 이행한다면 이 세상은 질서가 서고 진보가 될 것이니라. 그런즉, 그대들은 각자의 책임 이행도 잘 하려니와 또한 남의 책임 이행을 방해하지도 말라. 그런데, 이 모든 책임 가운데에는 모든 책임을 지배하는 중추(中樞)의 책임이 또한 있나니, 사람은 그 마음이 중추의 책임이 되고, 사회·국가는 모든 지도자가 그 중추의 책임이 되어 모든 기관을 운영하고 조종하게 되나니라. 그러므로, 중추의 책임을 가진 사람으로서 조금이라도 그 책임에 등한하다면 거기에 따른 모든 책임 분야가 다 같이 누그러져서 그 기관은 자연 질서를 잃게 되나니 그대들은 각자의 처지를 살펴 보아서 어떠한 책임이든지 그 이행에 정성을 다할 것이며, 모든 책임의 중추가 되는 마음의 운용에 주의하여 자신의 운명과 대중의 전도에 지장이 없도록 하라.]
핵심주제
【류성태】 누구나 나름의 책임이 있다
【한종만】 지도자의 책임
【신도형】 천지만물은 다 그 책임이 있다
대의 강령
1) 어느 날 밤, 조실 문을 지키던 개가 인기척에 심히 짖으니 한 제자 개를 꾸짖자 대종사 말하였다.
2) 개의 책임은 짖는 데에 있는데 어찌하여 그 책임 이행하는 것을 막는가.
2) 이 세상의 모든 사람과 모든 물건이 다 각각 책임이 있으며, 사람 하나에도 눈·귀·코·혀·몸·마음이 각각 다 맡은 책임이 있다.
3) 상하와 귀천을 막론하고 모두가 그 책임만 이행한다면 이 세상은 질서가 서고 진보가 될 것이다.
4) 그러므로 각자의 책임 이행도 잘 하려니와 남의 책임 이행을 방해하지도 말라.
5) 모든 책임을 지배하는 중추(中樞)의 책임이 있는데, 사람은 그 마음이 중추의 책임이 되고, 사회·국가는 모든 지도자가 그 중추의 책임이 되어 모든 기관을 운영하고 조종하게 된다.
6) 중추의 책임을 가진 사람이 조금이라도 그 책임에 등한하면 거기에 따른 모든 책임 분야가 다 같이 누그러져 그 기관은 자연 질서를 잃게 된다.
7) 각자의 처지를 살펴 보아서 어떠한 책임이든지 그 이행에 정성을 다할 것이며, 모든 책임의 중추가 되는 마음의 운용에 주의하여 자신의 운명과 대중의 전도에 지장이 없도록 해라.
용어 정의
조실(祖室) 종법사가 거처하는 집.
중추(中樞) ⑴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 ⑵ 중요한 자리에 있거나 어떤 자리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재. ⑶ 한 가운데. 중심. ⑷ 신경중추.
주석 주해
【류성태】 가정이나 사회 국가에 파탄이 생기는 것은 각자 책임 완수를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법어는 무엇이든 나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또 지도자의 책임도 중시되고 있다. 책임과 관련한 가르침의 하나는 유교의 정명론(正名論)이다.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로서, 임금은 임금으로서, 신하는 신하로서, 부자는 부자로서 각자 응당 책임을 다하는 것이 정명론에 해당한다. 이에 책임을 강보하기 위해 비록 동물이지만 소태산은 조실 개가 책임을 다하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박길진】 문명국인일수록 자기의 직무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특히 민주주의는 국민 각자가 자기의 책임을 이행하지 않으면 발전될 수 없다. … 각자 책임이 있는데 남이 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의 눈썹도 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없으면 나병 환자 같이 된다.
【한종만】 분별없고 끌린 바 없는 책임 이행과 현실성 있는 일처리에 절도 있는 사람은 법력 있는 사람이다. 법력은 책임 이행 능력에 표준을 두어야 기관과 사회가 발전하지, 심성 관리에만 관심을 두면 사회 발전이 어렵다.
【신도형】 천지만물은 다 그 책임이 있다. 개는 짖는 것이 책임이다. 인체에 있어 그 육근이 다 그 책임이 다른 것 같이 세상에 있어 상하와 사농공상이 다 그 책임이 다르다. 그러나, 각각 그 책임만 수행한다면 질서가 서고 진보가 될 것이다. 각자의 책임은 충실히 수행할지언정 남의 책임을 방해하지 말라.
모든 책임 가운데는 중추의 책임이 있다. 사람에 있어 중추의 책임은 마음이요, 사회 국가에 있어 중추의 책임은 모든 지도자이다. 고로 사람은 마음이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모든 행동과 인격이 부실하게 되고, 세상은 지도자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자연 질서가 파괴되고 혼란이 온다.
대지만물이 각각 책임이 있다 하니 그 책임이 어떻게 결정되며 그 책임을 알아 볼 것인가? 물성(物性)에 따라 결정되고(만물), 스스로 택한 직업에 따라 결정되며(사농공상), 공의와 법으로 맡겨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그 일과 성질에 따라 그 책임이 각각 다른 것이니, 만물의 책임을 잘 알아서 일을 맡기고 이해해 주어야 한다.
각자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길은? 자기의 책임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진리적인 책임, 현실적인 책임), 오직 성심을 다하자.
관련 법문
【대종경 제1 서품 13장】 대종사 구인 단원에게 말씀하시기를 [지금 물질 문명은 그 세력이 날로 융성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의 정신은 날로 쇠약하여, 개인·가정·사회·국가가 모두 안정을 얻지 못하고 창생의 도탄이 장차 한이 없게 될지니, 세상을 구할 뜻을 가진 우리로서 어찌 이를 범연히 생각하고 있으리요. 옛 성현들도 창생을 위하여 지성으로 천지에 기도하여 천의(天意)를 감동시킨 일이 없지 않나니, 그대들도 이 때를 당하여 전일한 마음과 지극한 정성으로 모든 사람의 정신이 물질에 끌리지 아니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천지에 기도하여 천의에 감동이 있게 하여 볼지어다. 그대들의 마음은 곧 하늘의 마음이라 마음이 한 번 전일하여 조금도 사가 없게 되면 곧 천지로 더불어 그 덕을 합하여 모든 일이 다 그 마음을 따라 성공이 될 것이니, 그대들은 각자의 마음에 능히 천의를 감동시킬 요소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각자의 몸에 또한 창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음을 항상 명심하라.] 하시고, 일자와 방위를 지정 하시어 일제히 기도를 계속하게 하시니라.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3 국운편 25장】 말씀하시기를 [머리가 어지러우면 끝이 따라서 어지럽고 머리가 바르면 끝이 따라서 바르나니, 그러므로 일체의 책임이 다 지도자에게 있나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죄악이 중하면 하늘이 용서하지 아니하고 공심이 지극하면 자연의 도움이 있나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사필귀정은 우주의 원리니, 그러므로 천의 인심이 떳떳이 향하는 곳이 있나니라.]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3 국운편 26장】 한 정객이 묻기를 [지금 이 건국 초기에 시국이 아직 불안하고 나라의 일이 많으며 종교도 나라가 있은 연후의 일이오니 바라건대 건국을 위하여 힘을 써주심이 어떠하겠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내 비록 능력 없으나 본교를 통하여 나라 일에 전력하고 있거늘 귀하는 또 다시 건국 사업에 힘쓰라 하니 그 어떠한 말씀인지요.] 객이 말하기를 [정당에도 참여하시고 민족 운동도 일으키라는 말씀입니다.] 말씀하시기를 [가령 집을 짓는 데에도 주초와 기둥과 들보가 각각 책임이 있어서 그 있는 바 위치에서 서로 힘을 합하지 아니하면 능히 집을 건설하지 못하는 것 같이 나라를 건설하는 데에도 정치와 교화와 생산이 각각 책임이 있어서 그 맡은 바 직장에서 서로 힘을 합하지 아니하면 능히 나라를 건설하지 못하는 것이니, 정치가는 무슨 방법으로든지 그 정치를 잘 하는 데에 주력하고, 종교가는 무슨 방법으로든지 그 국민을 교화하는 데에 주력하고, 생산가는 무슨 방법으로든지 그 생산을 잘 하는 데에 주력하여, 그 합력으로써 한 가지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며, 귀하의 말씀 같이 지금은 시국이 아직 불안한지라 건국 공사에 인심선도가 제일 급선무인 즉 정치 당국에서 먼저 각 교회를 살피어 시국에 도움이 될 교회에 힘을 밀어주어 교화 사업을 더욱 추진케 하는 것이 건국에 좋은 길이 아닐까 합니다. 본교도 창립한 시일이 오래지 아니하여 아직 많은 대중을 포섭하지는 못하였으나 해방 직후의 구호 사업을 비롯하여 무슨 방면으로든지 인심을 선도하는 데에 많은 내조가 있는 줄로 믿고 있습니다.] 객이 말하기를 [그러면 귀교에서는 내조만 하고 사람을 직접 내세우지는 아니할 예정이십니까.] 말씀하시기를 [전무출신자는 기위 교단 일에 전임하고 있으니 일신양역은 어려우나, 재가 교도는 얼마든지 능히 정치에 출신할 수도 있으니, 아마 장차 세상에는 종교의 교화를 잘 받은 사람이라야 능히 훌륭한 정치가가 될 줄로 생각 하는 바입니다.]
【정산종사법어 제2부 법어 제12 공도편 29장】 이어 말씀하시기를 [그러나 본(本)과 말(末)은 둘이 아니며, 선진과 후진이 둘이 아니며, 중앙과 지방 기관이 둘이 아니니, 선진이 없으면 후진이 어찌 있으며, 후진이 없으면 선진의 공로가 어찌 드러나며, 중앙이 없으면 지방과 기관이 어찌 있으며, 지방과 기관이 없으면 중앙이 어찌 그 계획을 실현하리요. 그러므로, 우리는 매양 각자의 서원을 발하는 데에도 그 근본을 잘 살펴서 근본에 세울 것이요, 각자의 공부를 진행하는 데에도 근본을 잘 살펴서 근본되는 공부에 정진할 것이요, 모든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도 각자의 처지를 잘 살펴서 선진자는 선진자의 임무를 다하고 후진자는 후진자의 도리를 다하며, 부모 사장은 부모 사장의 책임을 다하고 자녀 제자는 자녀 제자의 의무를 다하여, 각자 각자가 다 그 근본과 처지를 살펴서 자기의 의무와 책임을 다한다면 모든 일에 결함됨이 없을 것이나, 발원이나 수행이 그 근본을 놓고 끝에 흐르며, 후진이 선진을 망각하고 지방과 기관이 중앙을 저버린다면 이는 본을 놓고 말을 취함이라, 그 사업이 성실하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또는 선진과 중앙이 후진과 기관을 잊어 버리고 자기의 이익과 대우만을 바란다면 이는 본만 취하고 말을 놓는 것이라, 어찌 본과 말이 합치된 원만한 성과를 보리요. 그러므로, 우리들은 모든 일에 매양 그 근본과 처지를 잘 살펴서 서로 바탕하고 서로 의지하는 정신으로써 회상의 발전과 각자의 발원 성취에 매진하여야 할 것이니라.]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385~387】,【신도형(1974), 교전공부, 611~612】,【원불교 대사전】,【원불교 용어사전】,【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