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끝내 22일(현지시간) 나흘 일정의 마지막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2024년 대선 후보의 지명 수락 연설로 마무리하는 전당대회에 팔레스타인 사람이 참석해 발언하게 해달라는 팔레스타인 지지 단체들의 간청을 거절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지원하는 미국 정부에 반기를 든, 이른바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대표단'(Uncommitted delegates)은 전날 밤부터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 문들 밖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는데 해리스 캠프에게 답을 줄 시한으로 정한 이날 오후 6시까지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장 외곽에서 수천명이 마지막 날 밤까지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번 주 내내 팔레스타인을 응원하는 시위가 대부분 평화적으로 진행됐는데 이스라엘 영사관 밖에서 진행된 소규모의 통제되지 않은 시위에 참여한 56명이 체포된 일이 있었다.
이 시민단체 연합을 이끄는 레일라 엘라베드는 "우리가 몇 주 전부터 요청한 최소한의 간청을 민주당 지도부가 거절한 것은 재앙적인 결론"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캠페인 쪽은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캠페인 매니저가 최근 며칠 이 단체의 지도자들과 만났다면서 "많은 연사들이 가자 전쟁에 대해 얘기했고 휴전과 인질 협상을 보장할 필요성을 얘기했다. 여러분은 계속해 그 메시지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올해 초 민주당 프라이머리 선거에 어느 쪽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 대의원들을 뽑아 DNC에 압력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대의원 2400여명 가운데 30명의 대표를 파견했다.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은 민주당을 분열시켰는데 이번 DNC는 이를 거론하지 않으려고 애쓴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해서 DNC 연단에 설 수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명단을 해리스 캠페인 측에 전달했다. 이들 활동가들은 민주당 보좌관 등이 찾아와 설득하려 했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은 끝내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시건주 대표로 선발된 압바스 알라위에는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마일리지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나흘의 전당대회 프로그램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을 언급한 이는 한 줌에 불과하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 민주당을 대표하는 반이스라엘 성향의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하원의원은 놀랍지도 않은 일이라며 “흥미롭게도 대외 정책은 많이 언급되는 큰 이슈가 아니다. 하지만 난 늘 대외 정책을 곧 국내 정책으로 생각해 왔다"고 방송에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