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옆에서 자연과 벗하여 살다보면 좋은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끔 산속의 작은 곤충들이 마의 홈으로 휴식을 나오는 수가있다. 그넘들 그냥 놀기 심심하니까, 가끔 나의 뱃살을 먹을 것으로 착각하고 고기맛을 보곤한다. 하여, 나의 아랫배 두군데가 벌레에게 물려서 약간 빨갛게 부플어 올랐다. 농수산 시장옆 약국에 들러 약간 늙은 그리고 전혀 약사같지 않은 할배에게 물었다. 벌레 물려 가려운데 바르는 연고 하자 주세요. 뭔 물약 같은거 하나 준다. 가격이 이천원이란다. 그리고 전에 사당동 번개할때 노래방에서 하도 생쑈를 하고 놀다가 손등이 긁혔는데 거기의 상처가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냥 그 상처를 나두고 밥만 잘먹어도 나을 것이나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상처에 바르는 연고 마데카솔도 달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그 약사 마데카솔은 안주고 겐트리손인지 뭔지 다른 연고를 꺼내더니 그것이 더 좋다고 입에 침을 바른다. 삼천원이란다. 도합 오천원이다. 난 쬐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넘의 약들 마진률이 엄청 높다는 것은 이미 전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였고, 암튼 약을 깍아 달라고 하기에는 옆에 사람도 많고 좀 그런감이 있었다. 주머니에서 만원짜리를 꺼내서 약사에게 주면서도 졸라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그... 겐트리손인가 뭔가 상처에 바르는 연고는 사지 말걸... 이런 생각을 막 하고 있는데... 그 약사가 8천원을 거슬러 주는 것이다. 흐흐흐... 난 약 두개를 잡은 손으로 그 팔천원을 거슬러 받았다. 그 두개의 연고 위로 약사는 8천원을 살짝 올려 놓으며 돈벌었다는 듯이 또, 다음 손님에게로 눈길을 돌린다. 나는 그냥 당연히 받을 것을 받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그 상태로 약국을 나왔다. 나와서 걸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했다. 내가 삼천원을 이익본것일까? 아니면 이천원을 손해본것일까? 음.... 헷갈리는군... 어른이 주는 것을 안받으면 그것도 인간의 도리에 어긋날것 같기도 하고 일단 받긴 받았는데 왜? 이리 입이 찌져지는 것이지? 흐흐... 차를 몰아 집에 왔다. 차뒷문을 열어보니 아까 사랑 초등학교 에서 주어온 의자가 하나 있다. 내방에 있는 모델이랑 같은 것인데 더 새거다. 하여, 그 의자랑 집에 의자를 교체할려는 찰라 줏어온 의자의 바퀴들이 몇개 빠져있다. 하여, 기존의 의자 바퀴를 빼서 줏어온 의자에 끼울려니 장난이 아니다. 도대채 분해하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하여 도라이버로 바퀴 발톱들을 어거지로 빼서 망치로 치고 어쩌구 하여서 장장 두시간에 걸쳐서 대충 얼기설기 바퀴 발톱들을 바꾸어 뀌었다. 하나만 더 바꾸어 끼면된다. 땀 뻘뻘... 근디, 마지막 하나 남은 그 찰라 의자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하는데 바퀴 발톱이 아닌, 하체가 통체로 빠지는 것이다. 이런....쓰빠... 이거 그냥 망치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면 빠지게 되어 있는거네...미치... 모르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단 일분이면 통째로 교체해서 갈아 낄수 있는 것을 발톱 뽑것다고 2시간을 끙끙 거리다니? 아~~쓰빠~~ 허무해... 어쨌든, 이왕 발톱 뺀거 나도 오기가 있지, 남어지 하나 마져 우격다짐으로 갈아 끼웠다. 난 지금, 그 새의자에 앉아 있다. 헌의자 집근처 월래 주어온 그자리에 다시 같다 놓았다. 그러니까 어제는 두가지의 보람찬 일을 한 샘이 되는것이다. 2천원짜리 연고 하나 사고 3천원짜리 연고는 덤으로 받았으니 짜장면 값 굳은 것이고, 삐그덕 거리는 의자를 완존 새의자로 개조하였으니 5만원돈 굳은 것이다. 더이상 망가질 것이 없을때, 그것을 조금 고치면 마치 새것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니까 더이상 망가질 것이 없는 것 같은 시를 자꾸 고쳐보라. 가끔은, 쓰레기통에서 주은 그것들이 불멸의 작품으로 남는 수가 있다. 하여 난 내 컴터 하드의 쓰레기통 비우는 것을 게을리한다. 가끔, 그것들을 뒤지기면 혹, 뭔가 하나 건질 것이 생기기도 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