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L. 프리드먼 저/신동욱 역 | 창해(새우와 고래) | 2000년 09월
책가격: 11000원
저자 : 토머스 L. 프리드먼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세계적인 국제문제 평론가. 브랜다이스 대학교를 거쳐 옥스퍼드 세인트 앤토니스 칼리지에서 수학.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로 1988년 전미도서상 수상. <뉴욕타임스> 베이루트 지소장과 예루살렘 지소장으로 재직 중에 쓴 기사로 두 차례나 퓰리처상을 수상.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는 그가 <뉴욕타임스>칼럼니스트로 활약하면서 전 세계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겪은 세계화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 돋보이는 책이다.
역자 : 신동욱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존뮤스 교수(합리적 기대 가설의 창시자) 밑에서 공부하며 경영학 박사 학위 취득. 일리노이 주립대 정규직 조교수를 역임하며 2년간 후학을 가르친 뒤 통신개발연구원(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쳐, 1994년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으로 언론계에 입문. 현재 <한국경제신문>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평화방송 라디오 「경제가 보인다」의 상임평론가로 홛동하고 있다.
목차
1. 시스템 보기
시스템
정보의 중계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무너진 과거의 장벽들
정보면역 결핍증
황금 구속복
전자투자가 집단
2. 시스템에 접속하기
DOS 자본 버전 6.0
글로벌루션
당신은 창출형인가, 적응형인가
성공하는 국가들의 아홉 가지 습관
스마일 리뷰~~~
누구나 한번쯤은 제목을 들어보았을 책...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화, 바로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이제는 우리가 싫으나 좋으나 나아가야 할 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기요사키가 한 인터뷰에서 이 책을 극찬했다. 또한 세계의 CEO들의 책에는 항상 이 책 제목이 언급이 되어 있다.
국외로 보면 소니의 회장 이데이 노부유키 라든가, 국내로 보면 공병호 박사의 책이라든가...
내가 이 책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고려대학교에 재학중일 때였다. 그 당시에 비교정치학을 수강하던 중에 김병국 교수의 수업중에서 리포트를 강제로 제출해야 하는 "선택되어진 책 중"에 하나였던 기억이다. 그 당시에 그 수업은 1940-60년대의 남미와 아시아 등의 정치학을 비교하여 어떤 체재가 과연 올바르고 경제성장의 특면에서 어떤 것인지를 다루던 내용이었다.(난 그 당시에 종속이론이니, 무슨 균형이론 이니를 그때에 배웠다.) 지금 생각하면 괜시리 정치학 들었다가 평균학점만 까먹었던 기억이다.
그러나 그 비교정치학 수업은 앞으로의 우리 세계가 어떻게 가야하고 가고 있는지를 짚어주지를 못했다. 왜냐... 비교정치학은 벌써 정치학계에서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현재에 연구하는 것이었다.(물론 역사는 반복되기에 이를 알면 좋겠지만). 물론 그 수업을 통해서 내가 강제로 읽고 독후감을 써야만 했던 책 중에 인상깊었던 책이 바로 이 책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이다." 수업은 사라졌지만 책 내용은 남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다시 보게 된 계기는 지난 주부터 다시 대학원 도서관에서 가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도서관에서 이번 학기 수업중에 읽을 책을 찾으면서 다시 거의 누더기가 된 이 책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이 도서관에서 누더기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책을 많이 보았던 것이고 나 역시 지금 다시 이 책을 집는 것은 우리가 세계화라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이 세계화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경쟁을 통해서 시장이 육성된다는 어떻게 보면 신자유주의적 시각을 갖는 책이다. 하지만 필자인 토마스 프리드먼은 신자유주의 역시 하나의 트렌드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보는 내가 보는 한국사회는 걱정스럽기 그지 없다. 올리브 나무를 위해서 너무많은 렉서스들이 희생이 되고 있다. 또한 현재의 이 정부가 너무나 많은 올리브 나무를 곳곳에 심고 있다. 예를 들어, 공무원 지방할당제라든가 FTA 라든가...
또한 지난 칠레와 FTA를 보면서, 나는 우리나라가 걱정스럽다. 왜 그렇게 올리브 나무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의 렉서스를 죽이고 있는가? 왜 경쟁력이 없는 올리브 나무에 천문학적인 돈을 또 투입해야 하는가? 단지 국민의 4%를 위해서 대다수의 국민의 후생복지가 희생되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반론 역시 많을 것이다.
물론 이 문제의 해답은 없으며, 세계화의 가공할 경쟁만이 우리를 잔인하게 기다리고 있다..
회사로 눈을 돌려보자... 그렇다면 이제 규제의 발목에서 벗어나와 경쟁으로 나아가는 우리직장(철도)는 과연 어떠한가?
우리가 경쟁을 즐기는가? 혹은 아직도 규제와 많은 정치적 쇼부에 가려져 있는가?
내가 볼때에는 나와 우리회사를 키우는 법은 정말 아쉽지만 단 한가지다..
바로 우리의 렉서스를 키우는 것이다. 우리의 렉서스에 모든 힘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우리회사를 경쟁력이 있는 회사로 키우고 세계화 시대에 우리회사가 세계초일류 회사로 만드는 길일 것이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라는 두 개의 상징으로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간 저자의 그 솜씨도 얄밉지만(읽는동안 그 비유가 계속 얄미웠다. 멋진 비유였지만.) 이 책을 통해서 세계화에 대해 좀더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화는 이제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대세이다. 세계화는 빈부의 격차를 늘리고 환경을 파괴시키는 등의 나쁜 점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화를 많이 사람들이 원하는 대세라는 것이다. 이미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대세'라면 그것에 대해 반대하기 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잘 받아들이고 나은 쪽으로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더 유익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세계화는 분명 고통스럽고 잔인한 현실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창출되는 이익 또한 적지 않다. 남들이 하는 정도만 하면 보조를 맞춰가는게 아니라 뒤떨어 지는 것이라는 상투적인 지적마저도 위압감 있게 다가오는건 작가가 현란하게 펼쳐놓은 수많은 예시 때문일까, 아니면 어느덧 세계화에 성큼 다가선 우리나라의 본 모습을 보기 때문일까. 그래도 삐딱한 내 시선은 책에 대해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미국이 성 공한 것이 '오로지' 세계화 때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납득하기 어렵기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는 것과 가장 세계화가 되는 것 사이에는 정말 아무런 간극도 없을까? 책의 대부분의 내용에 동의하면서도 '중세를 넘어서는 일이 선한 중세를 바라는 기대가 아닌 중세를 반대하는 꿈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김규항의 주장이 자꾸만 떠오른다.
미디어 비평
세계화 성공비결은 첨단. 전통의 균형
도요타 자동차의 최고급 승용차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는 어떤 상관성이 있는 것일까. 국제문제 평론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세계화란 화두를 창 의적으로 풀어낸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신동욱 옮김·창해 펴냄)는 이런 궁금증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프리드먼은 냉전 이후 현재 체제를 설명하는 상징물로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를 끌어들인다. 그는 첨단 세계를 대변하는 렉서스와 전통적 가치를 상징하는 올리브나무의 긴장관계를 통해 세계화가 가져오는 여러 갈등 구조를 확연히 보여준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사이의 적절한 균형잡기야 말로 저자가 강조하는 세계화의 궁극적 과제다. 프리드먼은 세계화에 따른 갈등예방이론으로 골든 아치 이론을 제시한다.
일례로 전세계적으로 맥도널드 체인점이 들 어서 있는 국가들끼리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맥도널드 를 즐길 정도로 빠른 사회가 돼 있고 미국의 문물을 즐길 중산층이 형성 돼 있는 국가들은 무모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독특한 논리다.
세계화는 일순간의 추세나 유행이 아니라 오늘날을 설명하는 국제시스템이라고 프리드먼은 주장한다. 세계화는 냉전과 마찬가지로 그 나름이 규칙과 논리를 지니고 있으며 이 법칙을 모르는 사람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세계화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변화의 핵심이 무엇인 지를 파악하는 한편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본질적인 희망과 현실이 무엇인지도 짚어내 새로운 사업모델을 끊임없이 찾아내야 한다는 설명이 다. 이는 한마디로 시장 중심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다.
만약 세계화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자명한 국제체제라면 어떻게 해 야 할까. 프리드먼은 내가 먼저 바뀔 것을 권고한다. 말하자면 자본주의 를 버전업시키는 길이다.
그가 자본주의 상태와 국가의 부패 정도 등을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비 유한 DOS자본버전 설명은 흥미롭다. 그는 한국의 97년도 금융위기에 대 해 국제질서가 DOS 자본 버전 6.0으로 지배되고 있는데 한국은 4.0 수준 의 정실 자본주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유시장경제의 입장에서 세계화의 화두를 풀어낸 이 책은 세계 각국 현장에서 저자가 경험한 것과 생생한 정보를 담고 있어 현장감이 있다.
내외경제신문 이윤미 기자
토마스 프리드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이 부품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중국,멕시코,독일,미국,태국,캐나다 그리고 일본 등지에서 만들어졌음.워낙 여러 곳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정확한 원산지를 명시할 수 없음”
전세계 공장에서 만들어져 조립된 한 컴퓨터 부품에 새겨진 원산지 표시다.10년 만에 세계화는 거대한 흐름이 돼버렸다.1997년 태국의 바트화가 폭락했을때,미국의 한 이발소에서는 소액의 투자자들이 태국 바트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미국의 작은 이발소조차도 태국의 바트화와 관련이 있을 정도로 세계화가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다른 예를 살펴보자.‘로키 마운틴 인터넷’이라는 회사의 더글러스 회장은 국제금융위기로 인한 1998년 주가 대폭락으로 엄청난 손해를 입은뒤 이렇게 말했다.“울화가 치밉니다.우리는 러시아나 아시아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우리는 그저 소규모 내수업체인데,그 나라들 정부가 제 나라를 잘못 다스린 탓에 우리까지 덩달아 손해를 본단 말입니다”.
1,2권 두권짜리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창해)는 이러한 세계화의 다양한 모습을 분석하고 있다.저자는 뉴욕타임스의 국제담당 칼럼니스트인 토마스 프리드먼.이 책이 ‘세계화를 가장 적절하게 분석했다’는 찬사를 들은 것은 중국과 아마존의 오지,‘도둑정치’가 판치는 동구와 세계금융의 중심 월가를 아우르는 저자의 폭넓은 시야 때문이다.
그는 책에서 세계화가 냉전 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 시스템으로 이미 자리잡았다고 선언한다.“세계화의 무자비함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책은 이 시스템의 논리와 작동원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세가지 근본적인 변화가 냉전시대의 장벽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고 분석한다.통신방식의 변화,투자방법의 변화,세계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방법의 변화다.휴대폰과 선물거래,복잡한 구조로 상징되는 이 세가지 변화에 힘입어 인력,자원,정보의 흐름은 이미 국경을 의미없는 것으로 만들었으며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는 세계화와 과거 전통을 상징한다.일본 도요타사에서 만든 고급 자동차 렉서스는 자동화된 공장에서 최첨단 기술로 생산돼 전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세계화의 상징이다.반면 지구의 다른 한편인 중동의 베이루트와 예루살렘에서는 아직도 올리브 나무를 놓고 서로 제 것이라며 싸우고 있다.올리브 나무,즉 과거의 전통적인 사고에만 집착하다보면 결국 그 피해는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에게 돌아간다.가슴아프게도 올리브 나무에만 얽매였다가 그 대가를 톡톡이 치른 국가로 태국,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 등이 사례로 제시된다.미국이 도스 6.0버전이라면 한국은 도스 4.0 버전,태국은 3.0 버전이라는 것이다.“하루빨리 구시대적 정치,경제적 시스템을 탈바꿈해서 세계화에 걸맞는 체제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강조된다.
그러나 이같은 세계화는 미국을 모델로 한,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변화다.“황금 구속복(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일종의 세계질서를 말함)은 한가지 밖에 없고,그것을 미국식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그런 까닭에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옷에 몸을 맞춰야 한다”.한걸음 더 나아가 프리드먼은 진정한 세계화의 혁명은 미국에서 비롯돼야하며,미국은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 기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세계화가 미국화의 또다른 이름이라는 비판은 가능하지만,세계는 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무엇보다도 국제적인 안목을 지닌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사례는 귀기울일 만하다.
국민일보 남도영 기자
세계화…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펴낸 이 책은 작년에 출판되자마자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미국에선 이 책을 읽지 않고는 웬만한 대화에 끼기가 어려울 정도다. 우선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도요타 자동차의 최고급 모델과 지중해 주변국가에서 기르는 올리브가 도무지 어떻게 됐단 말인가. 조금 읽다 보면 “아, 그런 이야기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7다.
세계를 발로 뛴 기자가 쓴 이 책의 강점은 충만한 현장감에 있다. 이 책은 주(주)가 없다. 그래서 더욱 쉽게 읽힌다. 저자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소련 붕괴 후 세계는 미국 중심의 세계화 판도로 짜여가고 있으며, 미국의 시스템은 가장 합리적이고 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국경이 허물어진 오늘날 어느 나라도 미국식 합리주의로 무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세계화 시대에 모든 국가와 개인은 매일매일 단거리 경주하듯 해야 한다. 저자는 이를 디지털로 무장한 국제금융, 창의성 만이 내일을 약속하는 기업경영 등 풍부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저자는 세계화가 평화를 가져온다고 주장하면서 ‘골든 아치’ 이론을 제기한다. ‘골든 아치’는 맥도날드 햄버거점(점)의 상징인 ‘M’를 말하는데 그에 의하면 맥도날드 햄버거점이 들어선 나라들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게 될 정도라면 중산층이 넓어진 것이고 또 미국 문물을 받아들인 것이니 이런 나라들끼린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판이 나온 후 나토군이 세르비아를 폭격함에 따라 이 이론은 심각한 도전을 받았다. 세르비아에 맥도날드점이 있었던 것이다. 2000년 판에서 저자는 나토군은 국가가 아니며 세르비아 사태는 내전이고, ‘골든 아치’ 이론은 내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명답’이 또 화제가 됐다.
저자가 도쿄의 한 호텔에서 오렌지 네 개를 룸 서비스로 부탁했다가 겪은 일화도 재미있다. 처음엔 오렌지 주스를 넉잔 가져 오더니 다음엔 오렌지를 생선회 치듯 해서 갖고 오고, 결국 통 오렌지 네 개를 가져 왔는데 계산서가 무려 22달러였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 작은 일화를 통해 렉서스를 만드는 제조업 강국 일본이 얼마나 한심한가를 말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97년에 불어 닥친 아시아 경제위기는 세계화를 논하는데 있어 좋은 소재가 아닐 수 없다. IMF에 도전했던 말레이지아의 마하티르 총리에 대해 저자는 매우 비판적이다. 한편 세계화를 수용한 한국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저자의 식견은 깊지 못해서 이홍구 전 주미대사의 말을 빌려 설명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홍구씨는 비효율적인 관료 조직과 관치금융이 세계화 시대의 걸림돌임을 경제위기를 통해 비로서 깨달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세계화 된 대권 주자(주자)’라고 내세웠던 이홍구씨의 이런 언급은 다소 실망스럽다. 80년대 말부터 금융개혁을 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젊은 전문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를 움직였던 사람들이 무지하고 부패하고 또 안일했기 때문에 경제위기가 닥쳐온 것이다.
저자는 한국 국민들이 경제위기를 겪은 후 세계화 추세를 받아들여 김대중 후보를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고 한다. 이것도 정확한 평가는 아니다. 97년 대통령 선거는 ‘DJP 연합’과 ‘이인제 변수’가 결정적이었다. 게다가 우리 경제는 금년 봄부터 또다시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것 역시 세계화가 미진한 탓일까.
저자는 세계화만이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면서도 세계화 때문에 세계화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그는 인간이 과거부터 누려온 전통과 가치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올리브 나무’인데 이에 대한 그의 해석은 그다지 명쾌하지 못하다. 하지만 이 문제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도 모른다.
책 제목으론 ‘토러스와 올리브 나무’가 더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토러스’는 80년대 초 적자 수렁에 빠진 포드사를 구해낸 포드의 대표적 모델이다.) 굳이 ‘렉서스’를 사용한 것은 미국 중심의 세계화라는 시선을 피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여하튼 이 책을 읽은 미국인들은 많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미국인들 보다는 미국식 세계화가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할 우리가 읽어야 할 것 같다. 저자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