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136]김시습(金時習)7율-乍晴乍雨(사청 사우)
乍晴乍雨(사청 사우)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乍晴還雨雨還晴 사청환우우환청
天道猶然況世情 천도유연황세정
譽我便是還毁我 예아변시환훼아
逃名却自爲求名 도명각자위구명
花門花謝春何管 화개화사춘하관
雲去雲來山不爭 운거운래산부쟁
寄語世人須記認 기어세인수기인
取歡無處得平生 취환무처득평생
언뜻 개었다가 다시 비가 오고 비 오다가 다시 개이니,
하늘의 도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세상 인정이라.
나를 기리다가 문득 돌이켜 나를 헐뜯고,
공명을 피하더니 도리어 스스로 공명을 구함이라.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다스릴고.
구름 가고 구름 오되, 산은 다투지 않음이라.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반드시 기억해 알아 두라.
기쁨을 취하려 한들, 어디에서 평생 즐거움을 얻을 것인가를.
비오락 볕나락 흐리락 개락
하늘도 저렇거니 사람에서랴?
날 기리는이 문득 날 헐 것이요.
이름 숨김은 도로 구함일레라.
꽃이야 피든 지든 봄은 무심코
구름이야 가건 오건 산은 말이 없네.
세상 사람들이여. 유념하시라.
한평생 낙붙일 곳 땅엔 없느니
요점 정리
지은이 : 김시습
형식 : 칠언율시
성격 : 비유적, 경세적
운자 : 청, 정, 명, 쟁, 생
주제 : 세상 인심의 변덕스러움을 한탄함
내용 연구
乍晴乍雨(사청사우) : 개었다 비오다 함
황세정 : '하물며 세상인정이랴', 반어형
변시 : 문득 이에, '便'은 음이 '변'으로 문득
도명 : 공명의 길에서 도망치다
화수 : 꽃이 지다.
득평생 : 평생의 소원을 얻다.
언뜻 개었다가 다시 비가 오고 비 오다가 다시 개이니,
하늘의 도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세상 인정이라.
나를 기리다가 문득 돌이켜 나를 헐뜯고,
공명을 피하더니 도리어 스스로 공명을 구함이라.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다스릴고.
구름 가고 구름 오되, 산은 다투지 않음이라.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반드시 기억해 알아 두라.
기쁨을 취하려 한들, 어디에서 평생 즐거움을 얻을 것인가를.
비오락 볕나락 흐리락 개락
하늘도 저렇거니 사람에서랴?
날 기리는이 문득 날 헐 것이요. 이름 숨김은 도로 구함일레라.
꽃이야 피든 지든 봄은 무심코
구름이야 가건 오건 산은 말이 없네.
세상 사람들이여. 유념하시라.
한평생 낙붙일 곳 땅엔 없느니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기에 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을까?
사람들은 그를 방랑한 천재시인으로 꼽기도 하고,
절의를 지킨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꼽기도 하며,
선비 출신이면서 승려가 되어 기행을 벌인 기인이라고,
또 최초로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 《금오신화(金鰲新話)》를
지은 작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한편으로는 농민의 고통을 대변한 저항의 시인으로,
철저하게 기일원론(氣一元論)을 주창한 성리학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어느 것 하나 틀린 것은 없을 것이요
또 그는 이런 모든 모습을 고스란히 갖추었다.
원문=續東文選卷之七 / 七言律詩
乍晴乍雨(사청 사우)
김시습(金時習)
乍晴還雨雨還晴。
天道猶然况世情。
譽我便應還毁我。
逃名却自爲求名。
花開花謝春何管。
雲去雲來山不爭。
寄語世人須記認。
取歡無處得平生。
잠깐 개었다 다시 비오다, 비오다 또 개누나 / 乍晴還雨雨還晴
천도도 그러하거니 하물며 세상의 인정이겠는가 / 天道猶然況世情
나를 칭찬하는가 하면 어느새 나를 헐뜯고 / 譽我便應還毁我
이름을 피하는가 하면 문득 이름 구한다 / 逃名却自爲求名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걸 봄이 어찌 관장하리 / 花開花謝春何管
구름이 가고 구름이 와도 산은 다투지 않는다 / 雲去雲來山不爭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모쪼록 기억하라 / 寄語世人須記認
즐거움을 취할 곳은 평생토록 없다는 것을 / 取歡無處得平生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