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卍)자-만덕을 뜻하는 길상 표시
불교에서는 만(卍)자를 붓다의 흉부나 손발에 새겨 만덕을 뜻하는 길상의 표시로 사용했다. 붓다는 수행할 때 풀방석을 깔고 앉았는데, 방석 재료가 바로 잎 모양이 만(卍)자인 길상초였다고 한다. 이후 만(卍)자 무늬는 불교를 상징하는 기호가 됐다.
만(卍)자는 네 개의 꺾임으로 표시되지만 사실은 무한한 흐름을 나타낸다. 글자에는 두 개의 유선만 교차하나, 무한한 유선의 수를 단지 두 개로 표현한 것일 뿐이다. 바로 연기의 원리에 가장 적합한 상징 기호다.
이 무늬의 영어명은 스와스티카(swastika)인데, 불교 뿐만 아니라 조로아스터교나 힌두교 등 타종교에서도 상징처럼 사용됐다. 그 의미도 완성, 길상, 광명, 자비, 생명, 자유, 충만 등의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스와스티카의 어원은 인도어로 스바스티카(Svastika)이며, 본래는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만(卐)자 무늬였다. 고대 인도를 비롯해 페르시아, 그리스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두루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만(卐)자 무늬가 중국에 전래된 후 당나라때 왼쪽으로 돌아가는 무늬로 바뀌어 만(卍)자라는 한자어가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일반적으로 만(卍)자 무늬로 불리고 있다.
만(卍)자 무늬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나치 독일이 만(卍)자를 뒤집어놓은 기호인 스와스티카를 나치의 상징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뒤 독일의 국기에는 역만(卐)자 무늬인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가 등장한다. ‘갈고리 십자가’라는 뜻의 하켄크로이츠는 나치당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나치독일의 상징이 되었다.
나치가 하켄크로이츠를 도입한 것은 독일 게르만족이 인도 아리안족의 후예임을 인식해 민족적 정통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과거의 영광을 되찾자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었다. 본래 아리안족이 사용했을 때는 하켄크로이츠의 뜻도 생명.힘.자유 등 매우 좋은 것이었다. 때문에 고대 게르만족은 인도의 스와스티카를 신성한 표시로 받아들이고 사용했다. 스와스티카는 유럽에 건너와 유럽에서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에는 십자가의 일부로 인식되기도 했다.
히틀러가 이 문양을 상징으로 사용한 것은 변형된 십자가인 ‘게르만 십자가’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독교의 십자가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아래 쪽이 긴 십자가는 예수님이 사형당한 형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며,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같은 십자가는 기독교 이전부터 있었던 동양의 길상문자 즉, 스와스티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켄크로이츠는 나치 패망 후 독재와 죽음, 공포의 상징으로 변모돼 서양에서는 기피하는 무늬가 됐다. 특히 나치의 반인류적이며 반도덕적인 행위가 밝혀짐에 따라서 독일은 물론 서구의 모든 나라에서 금기시 되고 있다.
자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