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닉스-스퍼스 1차전 관전기 (부제: 믿거나 믿지 않거나)

사실 소닉스의 입장에선 이 한줄이면 1차전 리캡을 할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보다 더 나쁠순 없다." 경기내내 딱 두가지, 공격과 수비가 엉망이었던 슈퍼소닉스, 건강히 경기를 마치기만 했어도, "그래도 다친사람은 없잖아." 라고 위로할수 있었을텐데,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둘까지도 부상으로 잃어버리게 되는 참으로 슬픈 결과를 맞게 되었습니다. ============================================================================= 승부는 1쿼터에 갈렸습니다. 스퍼스의 작은 라인업에 맞서기 위해 6-8 레지 에반스/닉 콜린스를 센터로 기용해야 했던 시애틀, 스퍼스의 "번개 백코트" 파커와 지노블리는 페리미터 디펜스의 쥐약함에 더해 샷블러커 까지 없는 소닉스의 수비라인을 농락하는 페네트레이션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벌려갔습니다. 거기에, 초반 심판은 경기가 소닉스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는걸 허용하지 않았고, 거친 플레이를 남발하는 소닉스의 빅맨들에게 계속 호각을 불었습니다. 던캔은 침착하게 계속 자유투를 성공 시켜나갔지요. 공격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루크 리드나어가 토니파커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하며 앤토니오 대니얼스가 주로 출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니얼스는 스퍼스같은 엘리트 수비팀해 대항하는 공격세터로서는 부족한 면을 보였고, 그래서 소닉스는 초반 사실상 레이앨런의 개인기에 상당부분 의존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레이 마저도 전반을 채 못마치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고 맙니다. 30살의 안토니오 대니얼스를 제외하면 로스터 전원이 20대인, 거기에 레이와 대니얼스를 뺀다면 플레이오프 경험은 "없다" 라고 과언이 아닌 어린 소닉스팀은, 그들을 지금까지 이끌어주던 레이의 부상과 동시에 새크라멘토, 유타 와 함께 리그 3대 요새로 불리는 스퍼스의 홈관중들의 기세에 질려버린듯, 사실상 약 20분만에 승부를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점수차는 겨우(!) 21점이었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더 참담한 패배였지요. ======================================================================= 하지만 무엇보다 절 실망시켰던 선수는 리샤드 루이스 였습니다. 이번시리즈의 X 팩터로 꼽혀온 루이스 였습니다만, 1차전의 모습은 x 팩터보다는 x 맨에 가까웠습니다. 사실 6-10 스몰포워드 루이스에 대한 딱부러지는 해답을 스퍼스는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때문에 6-6 가드 브렌트 베리, 6-8 브루스 보웬, 6-10 로버트 오리등의 다양한 매치업들을 리샤드를 향해 던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리샤드는, 가드가 막을때는 드리블 돌파, 빅맨이 막을때는 포스트업등의 이해하기 힘든 플레이를 무리하게 시도했습니다. 킹스와의 시리즈에서 약해진 자신의 존재감을 서둘러 찾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의 플레이는 아주 실망스러웠습니다. 스퍼스와의 시리즈에서 소닉스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면 리샤드 루이스가 과거의, "스윗 루"라 불리던, 무리하지 않고 공격에 흐름에 맞춰가는 플레이를 반드시 보여줘야만 합니다. ============================================================================ 킹스와의 시리즈가 시작하기전 연습에서 소닉스의 가드 루크 리드나어가 혼자 삼점슛 연습을 하는걸 한 기자가 지켜봅니다. 하지만 루크의 샷은 계속 약간씩 오른쪽으로 치우치고 있었고, 그걸 본 기자는 "룩, 슛폼을 약간 바꿔보는게 어떤가?" 하며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룩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슛폼을 교정할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플레이오프에선 단지 니 샷을 믿거나 믿지 않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 밖엔 없다." 팀으로써의 힘은 스퍼스가 분명 위입니다. 팀 던캔까지 건강을 회복하고, 리그를 두려움에 떨게했던 덴버의 돌풍을 5게임만에 재워버린 샌안토니오는 확실한 챔피언팀의 면모를 갖췄습니다.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시애틀이 챔피언 스퍼스를 상대로 할수 있는건, 올 시즌동안 그들을 여기까지 데려와줬던 자신들의 힘을 "믿거나 믿지 않거나" 둘중 하나를 선택 하는 방법밖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