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2점차 리드 못지켜…팀타선 도움으로 승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김병현(23)이 마무리에 실패,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한 덕분에 구원승을 올렸을 뿐 아니라 자신의 연속 경기 무실점 타이 기록도 세웠다.
김병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뱅크원 볼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 4-2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등판해 1⅓이닝 동안 탈삼진 2개(시즌 70개)를 기록했지만 3안타를 맞는 바람에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하는 곤욕을 치렀다. 지난 달 28일 휴스턴전에 이은 시즌 4번째 블론 세이브(통산 16번째) 겸 7연속 세이브 행진 끝.
그러나 4-5로 뒤진 8회말 퀸턴 매크래큰의 역전 2타점 2루타와 토니 워맥의 투런 홈런 등 팀 타선이 재역전을 성공시킨 덕분에 시즌 4승째(통산 16승째)를 거두었다.
비록 역전을 당했지만 선행 투수의 실점으로 기록돼 최근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2일까지 기록했던 자신의 연속 경기 무실점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방어율은 2.05로 내려갔다.
최근 들어 가장 힘든 상황에서 등판했고 결과도 최악이었다. 2사 만루에서 맞이한 7번 후안 우리베에게 던진 슬로 커브(126㎞)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빗맞은 싹쓸이 2루타가 돼 4-5로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 8번 게리 버넷을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마친 김병현은 8회말 터진 타선 덕분에 8-5로 다시 3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9회초에도 마운드에 섰지만 위태위태했다. 1사후 1번 후안 피에르에게 유격수 내야안타, 2사후 3번 래리 워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김병현의 천적 토드 헬턴(상대 전적 8타수 5피안타 2홈런). 홈런 한방이면 다시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김병현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몸쪽에 높은 슬라이더(130㎞)로 2루수 뜬공으로 처리, 힘들었던 경기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총 투구수 31개.
김병현은 “슬로커브는 제대로 들어갔지만 타자(우리베)가 잘 쳤다. 또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좌타자들에게 체인지업이나 투심 등 바깥쪽 공을 던지라고 투수 코치가 지시했지만 나의 주무기인 몸쪽 슬라이더를 고집했다. 헬턴이 내 공을 잘치는 타자였지만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닉스=이석희 특파원 seri@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