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미로 가격 대폭 인상’ 판단
주류-제빵 산업도 들여다보기로
CJ제일제당 “내달 밀가루값 인하”
ⓒ뉴시스CJ제일제당 등 설탕을 제조·판매하는 기업 3곳이 설탕 가격을 짬짜미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고공 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식품업체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시장 100%를 점유하고 있는 이들 3사가 서로 짜고 설탕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설탕 가격은 1년 전보다 20.3% 올랐다.
물가 오름세를 틈탄 업계의 가격 짬짜미 등 부당한 공동 행위가 빈번해지자 공정위가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올해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국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되는 의식주 분야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서민 경제와 밀접한 주류, 제빵 산업을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독과점 구조를 완화해 가격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물가를 점검하고 “과도한 가격 인상, 담합 같은 시장 교란 행위와 불공정 행위로 폭리를 취하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CJ제일제당 측은 설탕 가격 담합과 관련해 “따로 입장을 밝힐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다음 달부터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대형마트 정상가격 기준으로 평균 6.6% 내린다.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국제 원맥 시세를 반영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고 했다.
삼양사, 대한제분 등 다른 주요 제분 업체들도 밀가루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삼양사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하기 위해 가격 인하 폭과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대한제분 관계자도 “밀가루 제품 가격 인하를 두고 내부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