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재방송 채널을 통해 몇년전 방송됐던 인간극장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게 된다. 러시아에서 여성 혼자 선교사로 활동하던 김영순이라는 분이 현지에서 만난 폴란드태생의 여자 고아 아이를 입양해 김한나라는 이름으로 한국까지 데려와 키우게된 사연이다.
아이를 입양한 김선교사는 안타깝게도 한국 입국후 1년뒤 암으로 별세를 하였다고 한다. 호남이 연고지라서 여수에 있는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투병을 할 때 마침 병원직원 부부가 아이를 돌봐주게된 인연으로 김선교사가 별세후 정식으로 입양하여 양부모를 만나게된 사연이다. 아이로서는 러시아에서 부터 한국에 오기까지 몇차례의 입양과 파양 과정을 거쳤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감당하기 힘든 트라우마로 인하여 지적장애가 발생해 1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9세의 지능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따금 선교지에서는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고 실제로 후배 선교사들 중에는 현지 고아들을 입양해 키우는 경우도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탈북자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다가 이방법 저방법 동원해 한국까지 데려오는 분들도 있다. 중국에서 입양을 하려면 절차가 만만치 않다. 그러다보니 적당한 방법으로 중국호적을 만든 후 한국으로 유학이나 취업형태로 입국하는 경우도 있다.
20여년 전까지 한국은 악명높은 세계 최대의 고아수출국이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현재 한국이 심각한 인구감소를 겪는 그 이면에는 이러한 지난날의 과오에 대한 징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부터라도 외국의 고아들을 받아들이는 입양운동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 본다. 앞서 언급한 여수의 김한나라는 아이는 서양 백인이 한국가정에 입양된 상태라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어야 했다고 하였다. 처음보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미국아이라고 생각해 영어로 말을 걸어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니던 학교에서도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고 하였다. 그러다보니 양부모는 아이를 위해 멀리 강진에 있는 장애아 특수학교로 전학을 시켰다고 하였다.
가장 많은 한국고아가 입양된 미국에서 그들이 겪은 엄청난 차별과 박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심지어는 몇차례씩 파양을 겪으며 끝내 국적취득 나이인 18세를 넘겨 무국적자로 살아가는 입양고아들도 있다고 한다. 건너야할 강과 해결해야할 산적한 문제가 많지만 일단 아시아권에서 부터 고아를 입양하는 운동을 한다면 한국의 인구문제 해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필리핀에는 한국 유학생이 현지 아가씨를 통해 출생한 코피노라는 고아들이 수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정부차원에서라도 힘써야할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