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도서관 책장 사이에는
김선영
조용한 걸 좋아하는
'쉿'은
도서관에 사는 투명한 고양이
1층부터 4층까지 살금살금
소리 없이 고요의 먼지를 쓸고 다니지
1층 어린이 열람실,
소곤소곤 비밀을 나누는 아이들에겐
들키지 않게 꼬리를 살짝 감추고
모른 척 지나쳐 주기도 해
2층 커다란 탁자 위,
사람들은 빙 둘러앉아 책과 눈을 맞추고
'쉿'은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운 그 틈에 누워
창밖 풍경 한 장, 책 한 장을 함께 읽지
저기 구석진 자리 소파,
할아버지 고개가 조용히 숙여진다
읽다만 페이지처럼 넘어갔다, 앞으로 툭
피곤함이 밀물처럼 밀려와 어쩔 수 없을 때
잠이 할아버지를 토닥토닥 재우는 순간
나는 읽던 책을 덮고
할아버지의 깊은 잠을 읽는다
누구 하나 깨울까 봐 기침도 숨기는 이곳,
사방을 둘러싼 수많은 책들이
날개를 펴고 할아버지를 편안하게 품어주네
할아버지는 지금 글자들 속에서
가장 아늑한 꿈을 여행하시는 걸 거야
지나던 햇살이 내 어깨를 툭-
비밀처럼 찡긋,
쉿!
《열린아동문학》2026 여름.
카페 게시글
동달이가 읽은 (동)시
동시
쉿, 도서관 책장 사이에는
이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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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6.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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