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서병수, 권선택, 최문순. |
전국 17개 광역시도지사선거에서 3명의 불자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4일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새누리당, 50.7% 획득)과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인(새정치민주연합, 50.1% 획득), 최문순 강원지사 당선인(새정치민주연합, 49.8% 획득) 등 3명의 불자 후보가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됐다. 본지가 선거캠프 전화통화와 본지 인물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당선인의 종교를 확인한 결과, 개신교가 7명으로 제일 많고 불교와 가톨릭이 3명, 무교는 4명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0년 6월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4명의 불자가 당선된 것에 비하면 1명이 줄어든 수치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과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인, 최문순 강원지사 당선인은 모두 국회의원 불자 모임인 국회 정각회 회원 출신으로 조계종 중앙신도회 지도위원을 맡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뒷심을 발휘하며 막판 대역전극을 일궈낸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인은 불교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레 불자의 길을 걷게 됐다. 위로 누나가 4명인 권 당선인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불공을 지극정성으로 드려 태어난 것이 권 당선인이다.
선택(善宅)’이라는 이름도 스님이 지어준 것이다. 권 당선인은 바쁜 일상에서도 사찰을 자주 찾고 있다. 사찰에 가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번잡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스님들과 차담을 하면서 많은 지혜를 배웠다. 대전불교사암연합회장 대연스님은 “권선택 당선인은 지역 불교계에서 겸손하고 신심 있는 불자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늘 하심하면서 대전이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불자 후보간의 경쟁으로 불교계에 관심을 끌었던 강원도지사선거에서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최문순 현 지사가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를 1.6%라는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최문순 강원지사 당선인은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불경’과 ‘성경’을, 취미를 ‘참선’으로 소개할 만큼 불심이 깊다.
특히 민주당 불자 모임인 연등회장과 정각회 간사를 역임했으며 MBC 보도국 기자 시절에는 조계종 매스미디어위원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했다. 최 당선인은 18대 국회의원 시절, 종교시설 내 투표소 설치를 금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미륵사지 석탑 졸속 해체에 대한 문화재청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등 불자 국회의원으로서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지난 2009년 10월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한 미디어법의 원천무료를 주장하며 서울 화계사에서 2만배 정진기도를 올렸을 뿐만 아니라 홍천 구만리골프장 인허가 취소명령 발동 시 <금강경>을 인용하며 골프장 취소를 약속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불교와 인연이 깊다. 국회 정각회에서 신행 활동을 한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불교신행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인 권순진 여사와 함께 기회 있을 때마다 범어사, 석남사, 삼광사 등 지역 사찰을 참배하는 독실한 불자다.
서병수 당선인의 부친 서석인 전 해운대구청장은 부산 해운정사 신도회장을 역임하는 등 집안 전체가 불심이 깊다. 서병수 당선인은 선거운동기간동안 “템플스테이는 관광문화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면서 “부산연등회와 팔관회의 지방무형문화재 등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불교단체와 사찰의 전현직 임원으로 활동한 불심깊은 당선인도 눈길을 끈다. 송도근 사천시장 당선인은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창립멤버로 사무총장을 역임한 뒤 현재 공불련 고문 소임을 맡고 있다. 어윤태 부산 영도구청장 당선인은 부산 미룡사신도회 고문 소임을 맡고 있다. 송석범 대전시구의원선거(동구 다 선거구) 당선인은 대한불교청년회 대전지구회장을, 이우균 청주시의원선거(파 선거구)당선인은 대한불교청년회 충북지구회장을 각각 역임했다.
이에 반해 조계종 포교사인 김학규 용인시장 후보와 부산불교교육원장을 역임한 성재도 부산 동구청장 후보, 농림수산식품부불자회장을 역임한 박철수 영천시장 후보, 불교신문 기자인 안직수 경기도의원선거(수원시 제1선거구)후보, 조계종 중앙신도회 전통문화예체능위원인 김훈래 고양시의원선거(다 선거구)후보 등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한편 친불교 성향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함에 따라 박 시장이 추진한 조계사 중심의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