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광주가톨릭대학교는 7일부터 9일까지 기념미사를 비롯해 음악제와 전시회, 그리고 학술대회 등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짚어보고, 새로운 미래 교회와 사회의 전망을 모색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미사 강론을 통해서 지적했듯이, 광주가대가 지니고 있는 사회와 역사에 대한 참여와 관심은 광주가대가 지닌 뚜렷한 역사적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광주가대는 바로 그러한 전통의 맥을 이어 또 다시 다가오는 새로운 50년의 역사를 위한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김희중 대주교의 말대로 복음적 정신에 바탕을 두고, 현실과 유리된 신앙이 아닌, 사회 문제에 적극 투신하는 자세를 다지게 될 것이다.
분도출판사는 또 다른 방법으로 교회와 사회의 정신과 문화를 고양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영리와 이해타산에 매이지 않고 인간의 정신과 신앙을 드높일 수 있는 양서 발간에 매진함으로써 분도출판사는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와 문화, 출판계 전체를 두고 보더라도 가히 따를 이가 없을 만큼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다져왔다.
분도에서 발간된 모든 서적들은 엄정함과 철저함을 바탕으로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서두르지 않되 결코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항구한 정신과 자세로 일관해 왔다. 비록 재정과 제작 여건, 특히 한국교회의 열악한 독서 문화의 한계 안에서 때로는 고군분투해야 했지만, 분도출판사가 지금까지 보여준 복음적 자세와 열의는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임을 확고하게 믿게 한다.
복음의 뿌리가 깊지 않은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서 사상과 학문, 문화의 발전은 더디게 나타난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는 양적 성장에 걸맞은 내적 성숙이 지체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6개 가톨릭대학교와 함께,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광주가대와 실제적인 역사는 100년을 헤아리는 분도출판사가 앞으로 맡아야 할 몫은 더욱 크다 하겠다.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고 해도, 내면의 성숙은 시간의 켜가 쌓이는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광주가대와 분도출판사가 그 힘들고 오랜 과업을 앞으로도 훌륭하게 짊어지고 나아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