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장병의 시간 " 윤회의 문제점"/ 미사일사령부 정인법사]
대승불교에서 모든 종파의 개조라고 불리는 용수보살은 항상 편지로 가르침을 주던 절친한 왕이 있었는데 그 편지의 글을 모아놓은 것이 '용수보살권계왕송'이고 거기에 다음과 같은 윤회의 여섯 가지 문제점이라는 내용이 있다.
<1> 안전함이나 확실함이 없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어디 아픈 데도 없고, 문단속만 잘 하면 안전한 것일까? 인생은 항상 예측불허이다. 큰 돈을 벌다가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고 잘 나가다가 말 한 마디 잘못하거나, 줄 한 번 잘못 서서 훅 가버리기도 한다.
<2> 만족이 없다 우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결코 만족을 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하나는 비교심리 때문이다. 누군가와 비교하는 순간 우리는 항상 불만족과 상대적빈곤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가져도 가져도.. 나보다 더 많은 사람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또 하나는 불안심리 때문이다. '지금 많이 모아두지 않으면 언제 다 없어질지 몰라..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을 지도 몰라..' 도대체 얼마나 큰 산을 쌓아야 안심할 수 있을까? 계획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과 무조건 불안 때문에 챙기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3> 죽고 또 죽게 되는데 죽을 때마다 다 잃어버린다 거듭되는 윤회 속에서 계속 새로운 몸을 받지만 전생의 것은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전생에 벌었던 돈, 명예, 인간관계, 좋았던 일 나빴던 일..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인생사 공수래공수거, 이것만이 진실이다. 그러나 가지고 갈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으니 그것은 전생에 지었던 공덕과 죄업, 즉 카르마.. 업(業)이다. 발자국이 발자취를 따르듯 이 업은 버리고 싶어도 반드시 따라가서 그 과보를 받게 한다. <4> 다시 태어나고 또 태어나도 매번 새로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윤회를 하기 때문에 삶은 끝이 없는데 태어날 때마다 문제는 생겨나고 또 생겨난다. 돈이 있으면 건강이 없고, 돈도 있고 건강도 있으면 가족이 속을 썩이고.. 싫은 사람과 헤어지면 또 다른 원수같은 인간이 나타나고.. 이런 식으로 문제는 생겨나고 또 생겨난다.
<5> 좋은 곳에 있다가 나쁜 곳에 있다가.. 계속 바뀐다 뉴스를 보면 부와 명예를 누리던 연예인, 정치인, 학자 등 유명인사 사람들이 한 순간에 몰락해서 비참한 지경에 이르는 것을 종종 본다.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6> 괴로움을 경험하는 것은 결국 나 혼자이다 내가 병고에 시달릴 때 아무리 내 부모나 연인이 나를 사랑한다 할지라도 나의 고통을 대신할 수는 없고, 죽음을 맞이할 때의 그 괴로움과 불안감.. 그것은 온전히 나 혼자 겪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아무리 가족이나 지인이 내 손을 잡고 울부짖는다 할지라도 결코 나의 아픔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러한 윤회의 여섯 가지 문제점은 곧 우리 일상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사성제 중에서 고성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왜 이렇게 괴로움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씀하셨을까? 우리를 겁주려고 그러셨을까? 물론 아니다. 그 가르침의 메시지는 '네 잘못이 아니다. 네 삶이 괴롭다고 해서 너의 삶이 나쁜 것은 아니다.' 삶이란 원래 그런 것.. 삶은 원래 괴롭고 불안한 것이다. 힘들고 괴로울 때 이 메시지를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점차 마음은 가라앉고, 차분하게 그 상황을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다가 정말 괴로울 때 우리가 할 일은 술을 마시거나 막춤을 추며 시간을 죽이거나.. 그렇게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 때문이다' 남을 원망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일도 아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괴로움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관찰하고.. 그리고 그 원인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인데 이러한 과정을 바로 수행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불교의 최종목표는 모든 괴로움으로부터의 자유, 즉 해탈이다.
- "불교는 행복 찾기" 에서
☞ "더 이상 괴로워하지 말라. 그대는 이제 피난처, 의지처에 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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