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있어 가장 특징적인 형태론적 현상이 바로 형용사이다. 용언으로 쓰이는 형용사의 특징을 보이는 언어는 흔하지 않다. 그리고 또하나의 특징은 형용사가 가지는 특징있는 존재론적 개념이다.
그녀는 이쁘다. 라는 말은 중작해보자. 대부분의 저학년 학생들의 작문은 她漂亮。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중국어를 조금 더 배운 학생들은 她很漂亮。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이유를 물어보면 "그냥 중국인들은 형용사 앞에 "아주, 꽤"의 의미를 지닌 부사를 습관적으로 붙인다." 라고 대답한다. 또 왜 습관적으로 붙이냐고 물어보면 "중국사람들은 뻥이 심하잖아요"라는 대답은 들을 수 있다.
과연 그러한가?
30센티 정도의 선을 흑판 위에 긋는다. 그리고 긴가 혹은 짧은가? (短吗? 或者 长吗?)라고 묻는 것은 중국어에서는 최소한 모순에 속한다. 물론 화용론으로서는 가능하지만 형태론으로서는 불가능하다. 왜냐면 중국인의 사유적 특징으로 볼때 30센티의 선은 짧은 것도 아니고 긴 것도 아닌 단지 30센티의 선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즉자적인 가치평가를 내린다.
자 다시 돌아와서 她漂亮。이란 말을 두고 한번 생각해보자. 문법적으로 틀린 것은 전혀 없는 문장이다. 她很漂亮。은 어떻게 번역하여야 하는가하면 "그녀는 이쁘다"라고 해야지 그녀는 아주 이쁘다라고 번역하면 정확한 번역이 될 수 없다. 그럼 她漂亮。과 她很漂亮。은 어떻게 틀릴까? 전자를 가장 한국어스럽게 번역을 한다면 "그 여자? 이쁘긴하지..." 와 "그여자 이쁘지..."라고 번역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원래의 형용사는 대자적 개념을 가진 것이다. 그 대자적 개념을 즉자적 개념으로 전환시켜주는 의미적 공능을 지닌 것이 바로 부사 "很”이다. 她漂亮。이라고 한다며 왠지 밋밋하다. 완결된 문장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漂亮이라는 형용사의 대자적 개념이 도출이 되어야 한다. 두가지 정도로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데, 她의 대자적 개념을 도출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漂亮의 대자적 개념을 도출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쉽게 말해 그녀는 다른여자 1, 2, 3등과 비교했을 때 이쁘다라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다른 형용사에 대자적 개념으로 이쁘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여자 세명이 있는데) 그 여자가 (상대적으로) 이쁘다라고 볼 수도 있고,
또한 그녀는 (멍청하기는 해도) 이쁘기는 하다. 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철수라는 남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Bi-sexual이다. 하지만, 그의 즉자적 개념은 남자이다. 30센티의 선이 30센티의 선인 것처럼 갑목은 천간의 양목인 것처럼 변하지 않는 즉자적 개념은 지니고 있다.
하지만, 철수가 영희와 잠자리를 한다면 그는 영희라는 음에 대자적 존재로서의 남자가 되는 것이고, 민호랑 잠자리를 하며 Queen의 역할을 한다면 민호라는 남자역할의 대자적 존재로서의 여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철수라는 존재가 가지는 즉자적 개념은 항상성을 유지한다.
갑목은 갑의 갑으로 갑의 을로 분류되지만, 을은 을의 갑으로 을의 을로 구분되지만 결과적으로 갑목은 갑목이며 을목은 을목이다. 그것이 최소한 중국인의 사유방식에 관한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갑목 을목
진토/미토
인목 묘목
이런 관계를 놓고 봤을때....갑목은 기로서 확산이며 을목은 기로서 수렴이다. 따라서 수렴과 확신의 개념에서 갑목은 을목의 양이 되며 을목은 갑목의 양이 되는 것이다.
갑목과 인목의 관계는 갑목은 인목의 기로서의 양목이며 인목은 갑목의 질로서의 음목이다. 이런 대자적 개념에서의 진토와 미토의 관계는 전혀 대자적 대칭의 가치를 부여할 수가 없다.
과연 지지 토의 개념은 무엇인가?
여기일까? 고지일까? 그럼 인목은 질로서 고지를 봤을때 어떤 영향을 받으며 갑목은 기로서 고지를 봤을 때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
결국에는 동정론과 기질론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닐까?
그 궁극에는 결국 뭐가 존재할 것인가?
고전의 음양은 즉자적 개념이 아닌 대자적 개념이다. 결국에는....
첫댓글 그 항상성(恒常性) 조차도 결코 '존재'로 직역될 수 없으니...^^ 요즘 마왕의 글 보는게 樂이라^^
깊은 생각을 이끌게 하는 좋은 글이군요...
즉자적 개념... 대자적 개념-------------> 사기꾼들일수록 흔한 수법(주: 알맹이가 부실하니 겉포장을 유치 현란하게 해야 사기칠수있음,) 노빵은 무식해서 뭔소린지 모르겠어니 정의나 함 해보시죠.
그러니까 학교다닐때 공부해야지요. 고등학교 윤리교과서에도 나오는 개념입니다.
중국적 사유인 음양론의 사고와 삼태극인 음양중의 우리적 사고의 차이로 생각하는 것도...^^*
새롭게 다시 돌아 보는 시간을 주시는 듯...잘 읽고 있습니다...^^*
잼나네요~~ 첫문장 '중국에' -> '중국어에'
오홋~ 이거 먼지 몰라도 죽이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