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늘 입원 35일만에 당무 복귀… 당 통합-서민 경제난 해결 메시지 계획
현장 최고위 등 민생행보 예정
가결파 징계-다선 물갈이 등
당내 산적한 현안 대응도 주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가 23일 당 최고위원회 주재를 시작으로 당무에 복귀한다. 단식 농성 도중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지 35일 만이다. 이 대표는 복귀 뒤 ‘민생 초점’ 기조로 전환한 여권에 맞대응하는 민생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당 내부적으론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인한 당 내홍을 봉합하는 동시에 중도층 공략을 위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혁신 공천’을 단행해야 한다는 딜레마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우선 최고위원회의부터 참석할 계획”이라며 “민주당이 민생에 좀 더 유능한 모습을 보이도록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3일 최고위 회의에서 당 통합과 서민 경제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를 낼 계획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여당이 ‘민생 최우선’을 앞세우고 있어 이와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단식 여파로 건강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복귀 첫날에는 여러 일정을 소화하기보다 그간 쌓인 당무를 보고받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단식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대로 ‘현장 최고위 회의’ 등 민생 현장을 찾는 일정도 차츰 만들 것”이라며 “24일 열리는 해군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이 논의될 예정이라 이 대표가 컨디션 회복 정도에 따라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른바 ‘체포동의안 가결파 5인방’ 징계 청원에 대해 어떤 응답을 할지도 관심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이 대표가 화합 무드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당 지도부에도 징계를 유보하자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 압박용’으로 징계 조치를 살아 있는 카드로 남겨 둘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해당 행위가 계속되면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 장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정청래 최고위원 등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일부는 “징계 않기로 결정한 적 없다”며 경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선 의원을 향해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 대표 복귀와 함께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선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의 서울 출마 선언 이후 민주당 내에서도 친명계 초선·원외를 중심으로 중진 물갈이론이 나오고 있다. 비명계 중진 의원들은 이런 혁신 요구에 대해 “친명 다선부터 잘라 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선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공천에서 페널티를 주는 건 비합리적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라며 “중도층 포섭을 위해 현역 물갈이는 필요하지만, 계파나 선수와 상관없이 과거 이해찬 전 대표 시절 마련된 ‘시스템 공천’, 즉 경선 체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