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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는 최고의 커플도 있지만, 최고의 악연도 있다.
정말이지 내가 어쩌다 그런 녀석과 ‘소꿉친구’ 인지, 그저 하늘을 원망할 뿐이다.
내가 죽어라 연습해서 된 연예인도, 그 녀석은 쉽게 되버리고 말았다. 연예인이 되고 나서 녀석에게
왜 연예인이 됬냐고 물으면 그 녀석의 언제나 같았다.
‘니가 됬는데…나라고 못 될 법 없을 것 같아서.’
그랬다. 빌어먹게도 그 녀석, 이한담과 나, 윤가을은 소꿉친구이자 동료 연예인인 것이다.
◈ 미친듯이 사랑하다 ◈
Written by. 유혹적이다
#01
영화사에 도착해서 직원이 안내해주는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이미 강진나 작가님이 오신 상태였다.
무테 안경을 쓰고 반묶음한 머리. 워낙 유명한지라 까칠할 줄 알았지만 의외로 따뜻한 분위기라서 새삼 놀랐다.
“어머! 윤가을씨…맞죠?”
“네? 네. 안녕하세요, 강진나 작가님. 싱긋- 만나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영광은 제가 더 영광이죠! 와, 진짜 이쁘다- 싱긋- 채원이 역할로 딱이네요! 호호.”
가벼운 대화로 강 작가님과 직원이 가져다준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고, 나는 한번에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47세의 나이로 칸 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유명 영화제의
감독상을 싹쓸이한 인물. 인자해보이지만 왠지모를 카리스마가 느껴지는…인물.
바로 김성한 감독님이었다.
“이런! 여성분들을 이렇게 기다리게 하다니. 자네와 내가 좀 매너가 없군 그래. 하하.”
또 누가 들어오나?
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기껏해야 조감독 정도로 예상했었으니까. 하지만 김 감독님의 말에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커피를 마시려던 나를 놀라게 하는 데 충분했다.
“그랬나보군요. 들어가시죠, 감독님.”
평생 듣기 싫은 목소리. 정말이지 소름돋을 정도로 짜증나는 이 목소리….
잘못들었겠지? 그래, 그럴꺼야. 그녀석이 여기 있을 일이 없잖아. 그녀석은 드라마 끝난지도 얼마 안됬고….
설마하니 벌써 영화준비를 하겠어….
하지만 어른들 말씀 중 이런말이 있지않은가.
설마가 사람잡는다.
“그러지. 한담 군도 들어와. 하하, 강 작가님 오랜만입니다!”
“그러게요. 저번 드라마 이후로 처음 뵙네요. 호호.”
“이번 강 작가님 작품을 제가 찍게 되서 영광입니다. 하하, 이번 주인공 캐스팅도 참 마음에 들고요.”
“네, 한채원 역할에 윤가을씨, 그리고 도 민 역할에 이한담씨까지…! 완전 초호화 캐스팅이라 저도 놀랐어요! 호호.”
…이한담.
네가 왜 내 앞에 있는 거냐구!!!!!!
화기애애한 감독님과 작가님 뒤로 난 절망하고 또 절망할 뿐이었다. 이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한담 녀석은 그저
실소를 터트릴 뿐이었다. 세상에 이런 악연이 또 있을까.
.
.
오, 주여!
정녕 윤가을을 버리시나이까…!
* * *
“자, 그럼 계약은 얼추 된 것 같고. 본격적인 촬영은 다음주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다음주면 너무 이른 거 아닌가요…?”
“하루라도 빨리 촬영하고 싶어서요! 하하하. 윤가을씨와 이한담씨 연기도 보고싶고.”
당장 다음주부터 촬영이란 김 감독님 소리에 강 작가님이 당황하며 되물었지만, 김 감독님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역시 세계적인 감독이라 다른가 보다. 너무도 당당한 김 감독님 태도에 강 작가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한다.
“김 감독님 이러실 거 같아서, 미리 대본들고 왔어요. 자, 여기요!”
“역시 강 작가님이시네요! 하하하하.”
생각해보니 김 감독님과 강 작가님은 저번에 한번 호흡을 맞추신 적이 있었다.
장르는 멜로드라마였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었지. 그나저나, 지금 내가 이럴 상황이 아닌데….
내 앞에서 온갖 카리스마란 카리스마는 다 잡고 있는 저 이한담 녀석…. 와, 정말 짜증난다, 이한담!
“자, 그럼 이쯤에서 일어나도록 하죠. 다음주에 방송국 씬이 첫번째니까, SBC방송국 앞으로 모이죠!”
.
.
김 감독님의 말을 끝으로 감독님과 작가님이 나가셨고, 녀석도 가려는지 일어났다.
그리고 내가 말문을 열었다, 녀석을 향해.
“너 뭐야?”
“뭐가.”
저저, 아무것도 모른다는 저 표정!!!!!!!!!!!!!!!
녀석을 처음 상대해보는 사람이라면 100% 당황하겠지만, 나 윤가을이 누군가!
녀석과 어느새 15년씩이나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닌가! 저런 말투와 표정따윈 내게 상대도 안된다-이말이다.
“너 드라마 끝난지도 얼마 안됬잖아. 근데 왜 굳이 영화를…”
“피식- 난 뭐 영화하면 안되나….”
“…카리스마 때려치우시지? 여기 너랑 나밖에 없거든?”
“………씨발.”
“씨바알…?!!!!!!!!!야, 이한담!!!!!!!!!!!!!!!!!!!!!!”
.
.
.
“귀청떨어져, 이기집애야!!!!!!!!!!!!!!!!!!!!!”
아, 이제야 이한담이군.
꼴에 어울리지도 않는 카리스마 잡고 있기는. 촐랑이라면 세계 1등, 주접이라도 세계 1등인 놈이 이한담이었다.
하지만 카리스마 풍기는 외모라는 이유로 데뷔 컨셉을 카리스마로 잡고 가서 아직까지 컨셉을 바꾸지 않는 녀석이었다.
아마 녀석 매니저도 녀석의 이런 면은 모를 것이다. 그러길래, 너랑 맞는 컨셉을 잡아야지. 카리스마는 개뿔…….
“이제 이한담이네! 어울리지도 않는 카리스마 잡기는….”
“어,어울리지도 않는…? 윤가을!!!!!!!!!!!!!!!!!!!!!!!!”
“어따대고 선배한테 소리를 질러!!!!!!!!!!!!!!!!!!!!!!!!!!!!!!”
“하.선배? 이기집애가 진짜…!!!!!!!!!!!!!!! 고작 1년 갖고 너 자꾸 쨀래?!!!!!!!!!!!!!!!!”
“고작 1년이라니!!!!!!!!!! 1년이면 세상이 바뀐다, 멍청아!!!!!!!!!!!!”
.
.
.
“이것들, 또 싸울줄 알았어!!!!!!!!!!!! 윤가을 너 빨랑 안튀어와?! 너 예능 스케쥴 잊었어?!!!!!!
그리고 이한담!!!!! 너 누가 여기서 니 컨셉 풀랬어!!!!!!!! 빨랑 다시 카리스마 못 잡아?!!!!!!!!!!!!!!!!!!”
문이 탕! 하고 열리면서 내 매니저 오빠가 들어왔다.
유일하게 녀석과 내 사이을 알고 있는 내 매니저 오빠, 이성민. 성민이 오빠는 사실 녀석의 사촌 형이다.
그러니 뭐, 자연스레 이런 우리들 사이를 잘 아는 것이다. 정말이지 지금 성민이 오빠가 우릴 말리지 않았다면,
정말 여배우고 뭐고 녀석과 머리채 잡고 싸울 뻔했다. 으휴.
대체 이한담 녀석과 내 사이가 이모양인데, 어떻게 멜로를 찍냐구요!!!!!!!!!!!!!!!!!
이번 영화… 기대하지 마세요, 감독님 그리고 작가님. 하하…하.
본의아니게 감독님과 작가님 명성에 누가 될 영화 한 작품이 태어날 듯 싶습니다. 미리…사죄드립니다.
* * *
“대체 너희들은 왜그렇게 서로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냐…엉?”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너 여배우야, 윤가을! 너 공인이란 말이야. 제발 성격 좀 줄이고 살자. 응? 오빠가 이렇게 부탁한다.”
“이씨. 나도 이한담이랑만 안엮이면 성격 드러낼 이유 없어!!! 씨이…하필이면 녀석이랑 같은 영화에….
차라리 장르가 액션이면 얼마나 좋아! 그런데 멜로라니!!!!!!! 녀석이랑 내가 멜로가 될 거라고 생각해?!”
“되도록 해야지. 연기하는 게 너희들 직업이잖냐.”
예능 프로 녹화 스케쥴 때문에 벤을 타고 이동하던 중이었다. 예능 녹화라서 최대한 기분이 업 됬을 때 가야 촬영분이
많은데 이한담 녀석 때문에 기분은 최저상태. 씨이. 내 촬영분 안나오면 니 책임이야, 이한담!
“대본이라도 보고 있어. 차가 밀리네, 오늘따라….”
“대본? 어디있는데?”
“옆에 의자에 챙겨놨어. 겉표지 색깔이 이쁘더라. 연분홍이던데? 니가 좋아하는 색깔.”
“흐음…대본 디자인 하나는 맘에 드네.”
연분홍 바탕에 날리는 글씨체로(꼭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글씨체 같았다.) ‘미친듯이 사랑하다’ 라고 적혀있는 대본.
이제서야 실감이 좀 난다. 녀석과 같이 영화를 하는 게. 내가 이젠 ‘윤가을’이 아닌 ‘한채원’으로 살아가야된다는 게.
한장을 넘겨보니 주인공들 프로필이 적혀 있었다. 아기자기한 글씨체. 강진나 작가님이 직접 쓰신듯 했다.
한채원(여주인공) 1987년 7월 19일 생. 2008년 기준, 나이 22세.
당차고 밝은 성격이다. 유명 대기업의 외동딸이며 도 민의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비교적 조용한 학교생활을 보낸다.
뭐, 프로필이래봤자 달랑 2줄이었지만, 그래도 프로필을 보고 나니 내 가슴이 더 세게 뛰었다.
이제 시작인거야, 윤가을. 비록 상대역이 빌어먹을 이한담 녀석이지만, 새로운…작품의 시작이야.
대본을 받아보고서야 비로소 심장이 뛰기 시작했어요. 아, 이제 시작이구나.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죠.
뭔가 설레였거든요.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이름모를 설레임이 들었어요.
어쩌면 그 설레임이 영화 속 한채원을 만든 건지도 모르죠. 하하하. 한채원이란 역할은, 정말이지 제겐 행운이었죠.
- 특집, ‘미친듯이 사랑하다’ 中 윤가을 인터뷰 내용
★. 여러분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첫댓글 재밌을것같아요~~~~~~~~~~~~~앞으로 기대할게요~~~~~~~~ㅎㅎ 성실연재아시죠??????ㅋㅋ
재밌어요
재밌어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재밌을꺼같은 느낌팍팍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음편이 정말 기대 되요!! ㅋㅋㅋㅋ
ㄱㅣ대기대*.*무슨내용인지모르고읽었었는데 무지 재밌어요!ㅎㅎㅎ 성실연재고고싱!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