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판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는데 무소속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70)가 대선 유세를 중단하고 도널드 트럼프 캠페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일생 대부분을 민주당원으로 살았고 저유명한 '케네디 왕조'의 핏줄인 케네디 후보는 민주당을 떠나게 만들었던 자신의 원칙들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 지지를 던지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리조나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도 탈락하는 것은 아니며, 자신의 이름은 대선 레이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주에서 투표지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우리는 방금 RFK Jr로부터 가장 멋진 승인을 얻어냈으며, 난 그것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그는 대단한 친구이며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반겼다.
이번 결정은 실질적으로 케네디의 반백신 견해로 촉발됐으며 죽은 곰들과 뇌 속의 기생충 같은 황당한 얘기들로 물들여진 캠페인을 끝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가장 높을 때 두 자릿수였던 그의 지지율은 자금과 전국적 보도 열기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침체돼 왔다.
케리 케네디는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오빠의 결정이 "우리 아버지와 우리 가족이 지녀왔던 가치관을 배반한 것"이라면서 "슬픈 얘기의 슬픈 결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케네디는 러시아와 타협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 "하나만으로도 그의 캠페인을 지지하는 것을 정당화시킬 것"이라면서 "우리는 아주 심각한 견해 차이를 갖고 있는 많은 이슈들과 접근들이 있지만 우리는 다른 주요 이슈들에 대해 일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존재가 트럼프의 노력에 "스포일러"가 되는 10개 주에서 자신의 이름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격전지로 꼽히는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대선 유세를 포기했다. 케네디는 또 "우리 아버지(RFK), 우리 삼촌(JFK)의 정당이며 헌법의 수호자인 민주당원으로서"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전쟁과 검열, 부패, 큰 제약(big pharma), 큰 테크(big tech), 큰 돈(big money) 때문에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나아가 "미디어 통제"와 민주당 때문에 캠페인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무자비하고 체계적인 검열에 직면해 승리하는 현실적인 길이 내게 있다고 더 이상 마음으로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P 통신에 그의 지지율은 14% 언저리, 가장 인기 있을 때는 16%까지 올랐다. 하지만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이후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케네디는 기자회견 도중 해리스와 함께 일하며 백악관 도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제안했다고 털어놓았다.
매리 베스 케이힐 민주당 전당대회(DNC) 고위고문은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지지율을 빌드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지 선언을 얻어낸 것이 아니다. 그는 실패한 괴짜 후보의 짐을 물려받은 것이다. 좋은 제거(Good riddance)"라고 밝혔다.
케네디의 캠페인은 전에는 월드 머큐리 프로젝트로 알려졌던 어린이 건강 지킴이란 반백신 조직의 지도자임을 자주 자처해 왔기 때문에 반백신 운동과 동일시돼 왔다. 최근 몇 주 동안은 농담으로 2014년에 뉴욕 센트럴파크에 새끼곰 사체를 어떻게 파묻었는지 돌아보곤 했다. 캠페인 초반에도 10여년 전 자신이 뇌 속의 기생충 때문에 아파서 심각한 기억 상실과 브레인 포그(brain fog)가 초래됐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