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위로받을 일이 있다면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 이재명이란 정치인을 만난 것이다. 백낙청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는 이재명은 김대중 이후 최고의 정치지도자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를 '김대중 이후 최고의 정치지도자'로 언급한 까닭에 대해 백낙청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길게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참 훌륭한 분이지만 대통령으로서 썩 잘한 분은 아니었다고 봐요. 문재인 대통령은 아주 착한 분이죠. 촛불정부의 대통령으로서 잘해보려고 열심히 애쓴 건 사실이지만, 그 분은 정치지도자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어요.“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는 뛰어난 정치인이 없었고. 특히 촛불혁명 이후에 촛불혁명을 현실 정치권과 연결시켜 줄 인재가 없었다.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가 뛰어난 정치지도자를 발견한 것이다, 백낙청 교수는 촛불혁명을 이어가려면 기득권과 엘리트 카르텔하고 싸우면서 우리가 반드시 점령해야 할 요충지가 있지 않겠냐며 지금 가장 중요한 요충지가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백낙청 교수는 이 요충지를 우리가 어떻게 지배하고 장악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충지의 중요성이 옛날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비록 현 정부 권력은 언론과 다른 여러 곳을 점령하고 있지만, 그래도 입법부에 이만한 세력이 있다는 게 옛날에 비해서 의미가 더 커졌습니다. 게다가 이재명이라는 정치지도자가 있지 않습니까.“
이재명 대표가 당내 기반이 아주 튼튼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당의 후보였고 지지 세력도 있다. 그런 점에서는 그래도 꽤 해볼 만한 싸움이다. 원칙적으로 민주당을 그냥 하나의 덩어리로, 정당으로만 보지 말고 우리 촛불세력과 반촛불세력의 싸움에서 우리가 반드시 차지해야 할 하나의 요충지로 보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최근 열리고 있는 윤석열 탄핵 촛불대행진에 대해서 백낙천 교수는 “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보다는 퇴진론이 더 합리적이라고 봐요. 탄핵해서 퇴진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퇴진을 권고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퇴진은 대통령 본인의 자발적인 하야를 포함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퇴진을 권고하는 게 더 합리적인 수순일 것 같습니다.”
작년 3월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이같은 발언을 하고 있는 백낙청 교수는 대구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미국 브라운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3년부터 34년간(1974~79년은 해직) 서울대 영문과 교수를 지내고 2003년 정년퇴임했다. 그는 김대중 정권 시절에는 교육부 장관 후보로,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국무총리 하마평에 오르내렸으나 단 한 번도 공직을 맡은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