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乙淑島)
성격 섬, 하중도(河中島)
면적 면적 0.08㎢
요약 :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에 속하는 섬.
명칭 유래
새가 많이 살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뜻에서 을숙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연환경
을숙도의 면적은 0.08㎢이고, 낙동강 하구로 향하여 길게 뻗어 있는 을숙도는 중앙부가 넓고 북단과 남단부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다.
북단에는 좁은 수로를 사이에 두고 일웅도(日雄島)가 있으며, 남단에는 크고 작은 모래톱인 사주(砂洲)가 형성되어 있다. 미세한 토사로 이루어졌으며, 해발 1m 이하의 평지로 수로가 미로처럼 뻗어 있고, 이 수로를 따라 높이 2∼3m의 갈대가 생육한다.
동양 제1의 철새도래지로 잘 알려졌으며,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낙동강하류철새도래지에 속한다. 특히, 겨울철 철새가 군무를 이루며 비상하는 모습은 일대장관이다. 철새는 총 138종에 10만여 마리이다.
이 중에 천연기념물인 황새·저어새·재두루미·느시 등 희귀종도 있으며, 오리과에 속하는 것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갈매기과·농병아리과·아비과·매과·수리과·멧과 등도 개체수가 많은 편이다. 철새의 대부분은 겨울새이나 여름철에 찾아드는 여름새와 봄·가을철 잠시 쉬다가 떠나는 나그네새도 있다.
형성 및 변천
낙동강 하구를 잇는 하중도(河中島)로 낙동강이 운반해 온 토사의 퇴적에 의하여 형성된 모래섬이다. 낙동강사주 말단은 크게 하중도군과 사주군으로 구분된다. 상류 쪽은 하중도군이, 말단부는 주로 사주군으로 구성되어 잇다. 이들 사이에는 갯벌이 분포한다. 사주 말단의 미지형 배열은 하구 부근에 운반된 토사가 연안류와 조류의 영향으로 퇴적되어 ‘수중사주→사주→하중도→전면→신사주→합성→하중도’의 과정을 거치면서 발달된 결과이다.
원래 이곳에는 400여 명의 주민이 파를 비롯한 각종 채소와 땅콩을 재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1987년 4월 을숙도를 동서로 횡단하는 낙동강하구둑이 완공되면서 육지로 이주하였고, 섬 자체도 하구둑 건설로 수몰 또는 육지화되면서 옛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1916년경 을숙도가 지도상에 처음 나타난다. 1978년 2월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김해군에서 부산시로 편입되었고 1983년 12월 15일 강서구 대저2동에서 사하구 하단동으로 편입되었다.
현황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어패류가 풍부하여 한때는 동양 최대 철새도래지였다. 1987년 하굿둑 건설 이후 낙동강 하구역 일대는 매우 빠른 지형·수문·생물 등 자연환경에 변화가 나타났다.
2005년에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 일원의 낙동강 하구를 보전하고, 을숙도의 불법 경작지를 복원하여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자 을숙도 인공 습지 생태계 즉, 을숙도 생태공원이 조성되었다. 생태공원 조성 후 갈대가 급속하게 확산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갈대의 확산은 육역화를 초래하여 습지 생태계를 훼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을숙도의 남단에는 특정 폐기물 처리를 위한 부두 시설이 축조되어 있고, 철새 탐방을 위한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낙동강 하굿둑이 지나는 을숙도와는 달리 남단의 경우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고 있어서 인위적인 토지이용과 인공시설물이 거의 없는 상태로 습지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을숙도 상단부에는 주차장, 문화화관, 자동차 전용극장, 야외공연장, 인라인스케이트장, 간이 축구장, 휴게소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또한 을숙도 조각공원에 세계 여러 나라의 작품 20여 점을 전시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 중 하나이다.
을숙도
겨울 철새들의 풍요로운 쉼터
을숙도는 낙동강과 남해가 들고 나는 낙동강 끝자락에 자리한 하중도(河中島)이다. 1916년경 진우도, 대마등 등과 함께 등장했다고 한다. 행정구역으로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에 속한다. 남포동 자갈치 시장에서 하단역까지 지하철로 20분 남짓, 하단역에서 버스로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을숙도에 닿는다. 거리만 놓고 보자면 그리 멀지 않지만 남포동이나 해운대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조금은 생소한 공간이다. 그러나 매년 겨울이면 뉴스에서 ‘철새’와 함께 을숙도라는 이름이 종종 오르내리곤 한다. 깊어가는 가을, 철새들의 휴식지로 더 친근한 을숙도를 찾았다.
철새들이 을숙도를 찾는 이유는
‘을숙도(乙淑島)’라는 이름에서부터 새와의 인연을 눈치챌 수 있다. 사람들보다 철새들에게 먼저 알려져 있는 을숙도. 철새들은 어째서 이곳을 찾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낙동강이 먼저다. 을숙도가 낙동강 하구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 함백산에서 발원해 영남 전역을 위아래로 관통하며 남해로 흘러간다. 흔히 낙동강 1300리라 불리는데, 환산하면 약 510km로 한반도에서 압록강(803km) 다음으로 긴 물줄기다. 함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안동 부근에서 반변천 등의 지류와 합류해 서쪽으로 방향을 튼다. 점촌 부근에서는 내성천과 영강을 품고 남쪽으로 향하다 대구 부근에서 금호강을 받아들인다. 합천과 창녕을 지날 때까지 남류하던 물줄기는 함안 부근에서 남강과 합수하며 동쪽으로 물길을 바꾼다. 밀양강을 지나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돌린 물줄기는 부산을 지나 남해 짠물과 닿는다. 영남 전역을 관통한 낙동강 줄기가 강의 일생을 마치고 남해바다와 몸을 섞기 전, 낙동강하구둑이 있는 그곳에 을숙도가 있다.
기나긴 물길을 흘러온 강줄기는 모래 등의 퇴적물도 함께 쌓여 강 하구에 이르러 유속이 느려진다. 긴 여정에 지쳤는지 힘이 빠진 모양이다. 흐름은 느려졌지만 물줄기는 쉬지 않고 이어지니 퇴적물 역시 흩어질 틈 없이 쌓인다. 이렇게 강 하구에 형성되는 퇴적지형을 삼각주라고 한다. 삼각형과 닮은 모양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풍부한 퇴적물로 이루어진 만큼 영양가 넘치는 비옥한 땅이다. 이곳 낙동강 하류의 김해평야가 대표적인 삼각주에 속한다.
드넓은 김해평야는 인간을 먹이고 강 하구의 모래사주는 철새들의 휴식처가 된다. 강의 하구, 즉 바다와 가까워질수록 퇴적지형, 모래사주는 늘어난다. 을숙도도 그 중 하나, 토사가 퇴적되어 형성된 하중도이다. 비옥한 토양에는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짠물과 민물이 뒤섞이니 어패류도 다양하다. 넉넉한 공간에 먹이까지 풍부하니 긴 여행에 지친 철새들이 쉬어가기 좋은 조건이었을 것이다. 1950년대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덕분에 을숙도 일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1966년의 일이다. 하지만 1987년 낙동강하구둑이 완공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구둑의 완공과 함께 섬이 공원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들의 휴식처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바뀌어갔다. 낙동강하구둑 상단 일응도와 하단 을숙도가 하나로 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습지와 철새와 아파트 단지가 한 눈에
한때 쓰레기 매립지이자 파밭으로 채워졌던 을숙도 하단은 2005년, 5년간의 복원공사를 통해 을숙도철새공원으로 태어난다. 낙동강하구둑 하단 전역을 차지한 을숙도철새공원은 크게 교육이용지구, 완충지구, 핵심보전지구 총 3개 지구로 나뉜다. 이중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교육이용지구뿐이다. 다만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문의 051-209-2051)을 통해서 완충지구 등을 부분적으로 탐방할 수 있다.
을숙도를 처음 찾았다면 낙동강하구에코센터(전화 051-209-2000)부터 찾는 편이 좋다. 지난 2007년 개관한 이곳에서는 하구습지의 생태에 대한 전시 교육과 함께 국내 최대 인공 복원지인 을숙도를 안내하고 있다. 철새나 낙동강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을숙도를 어떻게 살펴볼지 문의할 수 있어 초행자에게 유용하다. 안내소에서 배부하는 책자에 지도가 있으니 챙겨두자. 야외용 쌍안경을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2시간 기준 2000~5000원.
2층에 올라가면 한 벽면을 시원하게 채운 유리창이 눈에 띈다. 코앞에 습지가 펼쳐진다. 습지에서 머물고 있는 철새들도 볼 수 있다. 아주 어린 꼬마들도 새 구경에 여념이 없다. 망원경이 있어 철새며 습지를 자세히 살필 수 있다. 좀 더 쉽게 새들을 보고 싶다면 중앙홀 모니터를 이용하면 된다. CCTV 카메라가 습지를 비추고 있어 간단한 조작으로 가까이 또 멀리 볼 수 있다. 습지 뒤로 을숙도대교와 아미산 그리고 아파트 단지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삐죽하게 솟은 아파트 단지와 공단을 배경으로 한 습지라. 어색한 조화에 고개가 갸웃해진다.
철새 구경을 했다면 2층을 찬찬히 살펴보자. 낙동강 발원지부터 습지식물, 낙동강 하구의 형성과정과 철새들의 이동경로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또 전시실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미니도서관에서 더욱 깊이 있는 학습도 가능하다. 3층에서는 낙동강 삼각주와 하구습지, 을숙도 철새 등을 다룬 미니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 영상물 상영은 단체인 경우만 가능하다.
갯벌이 숨쉬는 풍경을 바라보며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둘러 봤다면 이제 남단탐조대로 가보자. 을숙도철새공원 안내판이 있는 에코센터 초입 가까이 대형버스 주차장이 있다. 이곳에서 하루 5번(10:10, 13:10, 14:10, 15:10, 16:10, 주말은 17:10 추가) 전기버스가 출발한다. 버스 노선은 을숙도문화회관(정시)→낙동강하구에코센터 대형버스 주차장(10분)→낙동강하구 탐방체험장(35분)→낙동강하구에코센터 대형버스 주차장→을숙도문화회관을 잇는다. 출발 시간은 조금씩 변경되기도 한단다. 개인차량은 통행할 수 없다. 에코센터에서 탐방체험장까지 도보로는 25분 가량 소요된다.
탐방체험장까지 낙동강 하구와 남해바다가 왼편으로 따라붙는다. 철새들을 배려하기 위해 에둘러 지은 을숙도대교도 지나간다. 전기버스 종점인 탐방체험장에 내리면 멀지 않은 곳에 남단탐조대가 있다. 탐조대 앞으로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야생 갯벌이 펼쳐진다. 작은 게들이 기어 다니는 것도 보인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 뒤로 빽빽한 아파트 단지가 펼쳐진다. 이 갯벌이며 습지만큼은 자연에게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올해도 큰고니며 재두루미 등 겨울 철새들은 먼 길을 떠날 것이다. 부디 이곳 을숙도에서 편히 쉬어가기를. 날씨가 추워지는 10월 말부터 겨울 철새들이 찾아 들기 시작한다. 드넓은 야생 갯벌이 철새들의 소리로 가득 차기 바라며 을숙도의 겨울을 기다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낙동강하구둑 상단에 있는 수자원공사 건물 옥상 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낙동강하구둑은 물론 낙동강이 남해바다로 흘러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을숙도를 다 둘러보면 아미산 전망대에 들러 낙동강 하구에 자리한 모래사주도 살펴보자. 진우도, 대마등, 장자도, 신자도, 맹금머리등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시간이 지나며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체크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낙동강 하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미산에서 다대포 해안을 지나 몰운대까지 살펴보자. 16세기 이전에는 섬이던 몰운대가 육지와 이어진 것은 낙동강에서 밀려온 퇴적물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을숙도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