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보 <세한도(歲寒圖)> 등 대를 이어 모은 여러 문화유산을 기증한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선생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선생의 아들인 손성규 연세대 교수는 "지난 11일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가족장으로 모셨다"라고 17일 밝혔습니다.
선생은 마지막 순간에 소식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고,
가족들은 선생의 뜻에 따라 논의를 거쳐 조용히 장례를 치렀습니다.
개성 출신 실업가인 부친 손세기(1903∼1983) 선생과 함께
대(代)를 이어 모은 이른바 '손세기ㆍ손창근 수집품'은 그림, 책 등
다양한 종류의 문화유산이 포함돼 큰 관심을 끌었지요.
특히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이며,
그 값어치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는 국보 <세한도>를
나라에 기증한 것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로 선생을 초대해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할 정도였습니다.
▲ <세한도> 기증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손창근 선생을 청와대로 초청한 문재인 전 대통령, 청와대 제공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8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집필 중인 책에 지난 11일 세상을 뜬 손창근 선생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며
2020년 12월 9일 선생이 청와대를 찾았던 일을 소개했지요.
탁 전 비서관은 "청와대로 대통령을 만나러 올 때는 각자 이동한 뒤 출입절차를 밟지만,
이번은 예외로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직접 선생의 자택으로 보내 모시고 오도록 했다"라고 했습니다.
2020년 문화훈장 가운데 으뜸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선생은
세상을 뜰 때마저도 조용히 가기를 원했던 분이었습니다.
▲ 2020년 손창근 선생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국보 <세한도(歲寒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