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노래방에서 목에 쌓인 때 벗겨 (3)
겨울비가 내리는 저녁 삼겹살과 곁들여 저녁을 먹은 '디지털월수오후반'
강사와 수강생 등 7명은 안동시 옥동길에 자리잡고 있는 '또와노래연습장'
으로 이동했다.
"밥먹고 그냥 헤어질 수 없잖아" 하면서 노래만 부르는 노래방에 갔다.
가요방은 술과 여자가 나와서 일찍 포기한 상태다.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는 '또와노래연습장'은 홀 내부가 제법 깨끗하고
마이크 성능이 아주 좋았다.
이 자리에서 남, 여 선수 3명씩 편을 가르고 권종대 강사는 진행 겸 심판을
봤다.
권 강사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노래 제목만 입력하면 부를 노래 번호가
나와 아주 편하게 노래를 할 수 있었다.
돋보기를 끼고 무거운 노래책 속에 있는 노래번호를 찾지 않아서 좋았다.
처음 노래를 부를 때는 기계가 추위를 탓는지 90--98점이 나왔는데 모두들
두 번째 부를 때 부터는 100점이 팡팡 쏟아졌다.
노래점수가 100점이 나오면 무조건 1만원을 희사, 노래방비로 충당했다.
이날 부른 노래는 보라빛 엽서, 꽃물, 여자는 눈물인가 봐, 무시로, 안동역에서,
가는 세월, 하얀나비, 잊혀진 계절, 봉선화 연정, 고향역, 친구여, 천년지기 등
흘러간 옛노래 수십 곡을 불러 지금까지 목에 쌓였던 때가 확 달아났다.
100점 받은 강사와 수강생이 5명인 반면 권종대 강사와 나는 최고점이
98점이 나왔다.
모두들 노래 실력이 가수 뺨칠 정도로 잘 불러 자갈논 몇마지기를 팔아서
배운 실력들이다.
우리 일행은 한 가족처럼 약 2시간 동안 노래를 마음껏 불렀다.
노래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이런 맛에 가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