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더블재 완전 해부 — 윤현상재가 설계한 한옥 스테이의 모든 것
프로젝트 개요 — 노스텔지어 × 윤현상재의 협업
서울 북촌, 가회동 31번지 모퉁이에 자리한더블재는 단순한 한옥 숙박 시설이 아닙니다. 프리미엄 한옥 호텔 브랜드노스텔지어(Nostalgia)와 수입타일 전문 브랜드이자 공간 디자인 레이블인윤현상재 Space B-E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공간은, 한국의 전통 미학 개념 '소박(素朴, Sobak)'을 건축적으로 구현한 실험적 프로젝트입니다.
윤현상재는 2024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한국 공예관의 아트디렉터를 맡으며 소박이라는 개념을 세계 무대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단순함 속의 깊이, 절제 속의 풍요를 지향하는 이 미학 철학이 더블재의 설계 언어 전반을 관통합니다. 총괄 기획 및 공간 디자인은 Space B-E 팀(최주연, 최하영, 임득주, 김은지, 김태은, 황은별)이 담당했으며, 온지음 집공방과 온지음 디자인실이 협력했습니다.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한 화려한 건축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지 말자. 이 집이 가진 기존의 매력을 수용하되 수다스럽지 않은, 절제된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 윤현상재 Space B-E 설계 철학
역사적 맥락 — 가회동 31번지의 시간성
더블재가 위치한 가회동 31번지 일대는 1930년대 사업가 정세권에 의해 소규모 한옥 주거지로 개발된 곳입니다. 오랜 시간 한국 근대사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이 부지에서 가장 주목할 특징은 독특한 건물 구조입니다. '一자'와 'ㄱ자' 두 채의 가옥이 서로 맞붙어 형성한 이 집에는 전통 한옥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복도가 존재합니다. 이 특별한 구조를 살리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였습니다.
공간 구성 및 설계 철학
더블재의 건축은 공간의 흐름과 상호작용을 중시한 설계로 완성되었습니다. 아래는 주요 공간별 설계 의도를 정리한 표입니다.
공간설계 포인트 및 마감재
| 거실 | Fiandre MEGA GREY 타일 바닥 / 크바드라트(Kvadrat) 패브릭 소파 / 단차를 활용한 경계 형성 |
| 주방·식사공간 | Mutina din red glossy 타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 이로재 오브젝트 식탁 / 고비 선반 |
| 안방 | Fiandre LUNA LIMESTONE 화장실 타일 / 고소미 작가 제작 꽃문 한지 / 3개 침실 중 최대 규모 |
| 차실 | 방석호 작가 테이블 / 강영준 작가 찻잔 / APPIANI LAPIS 4007 족욕채 타일 |
| 공용 화장실 | Sant' Agostino DUO BACK SAND 타일 / 모자이크 타일 자쿠지 |
| 담장·외부 | 한국벽돌 돈덕전 복원 벽돌 / 김경찬 작가 옹기타일(안마당) / Fragmenti LUNGO 02 꽃담 |
바닥 레벨의 단차는 단순한 건축적 장치를 넘어 공간 간의 소통을 유도합니다. 낮은 레벨의 주방에 서 있는 사람과 툇마루에 앉아있는 사람이 창을 통해 자연스럽게 눈높이를 맞추는 구조는, 투숙객들이 함께하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설계 의도의 결정입니다.
재료(물성) 탐구 — 더블재의 소재 철학
더블재의 핵심 설계 원칙:오래된 서까래와 대들보는 그대로 살리고, 새로운 소재와 공예적 요소를 더해 더블재만의 공간으로 풀어갔다. 건축과 가구, 오브제가 하나의 맥락 속에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더블재의 가장 큰 차별성 중 하나는 다양한 한국 공예 작가들의 작품이 공간 곳곳에 통합된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한 오브제 배치를 넘어, 공간과 작품이 하나의 맥락 속에서 기능하도록 기획되었습니다.
차실 테이블 제작. 고요한 좌식 다도 문화를 위한 낮은 비례의 목가구
차실 찻잔 제작. 다도의 맥락 속에서 기물과 공간을 일체화
토종 볏짚 소품 제작. 한국 농경 문화의 물성을 공간에 도입
더블재는 단순히 아름다운 숙소가 아닙니다. 한국적 물성과 공예, 그리고 현대적 감각이 하나의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공존하는 이 프로젝트는 한옥의 미래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레퍼런스입니다. 사라지는 것들과 남겨야 할 것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질문하는 태도 — 그것이 더블재가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깊은 메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