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앞두고 하마스 지도부 암살부대 창설”
[중동전쟁]
이 언론 “특수작전센터 ‘닐리’ 편성”
하마스 사령관-정치 지도자 겨냥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숨어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사살하기 위한 암살 전문 부대 ‘닐리’를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전 개시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2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가 최근 특수작전센터 닐리를 창설했다고 보도했다. 닐리는 ‘이스라엘의 영원하신 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의 히브리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지하조직 이름으로도 쓰였다. 이 조직은 당시 팔레스타인 땅을 지배하던 오스만튀르크 제국과 유대인 국가 건국을 지지하는 영국의 싸움에서 영국을 적극 지원했다. 이것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닐리는 하마스 최정예 특수부대 ‘누크바’ 요원 전원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크바는 아랍어로 ‘엘리트’를 뜻한다. 7일 전쟁 발발 당시 기습 공격을 지휘한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깟삼’ 여단 최고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 정치 지도자 예히야 신와르 등이 최우선 제거 대상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들을 향해 “걷고 있지만 죽은 사람”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번 암살 작전이 1972년 뮌헨 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선수를 붙잡아 인질극을 벌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에 대한 보복 작전을 연상시킨다고 논평했다. 당시 검은 9월단은 올림픽 선수촌에 잠입해 이스라엘 선수들을 억류한 뒤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인 234명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테러 경험이 많지 않던 현지 경찰의 어설픈 대응 등으로 이스라엘 선수, 코치, 심판 등 총 11명이 숨졌다. 이런 과정이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된 것 또한 큰 충격을 안겼다.
‘이스라엘판 철의 여인’으로 불린 당시 골다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와 직간접 연관된 인물을 모두 암살하라는 이른바 ‘신의 분노’ 작전을 지시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후 6년여에 걸쳐 유럽,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테러 관련자를 추적해 모두 20여 명을 사살했다. 미국 유명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를 소재로 2005년 영화 ‘뮌헨’을 만들었다.
다만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부를 사살한다고 해도 하마스를 뿌리 뽑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영국의 국방 싱크탱크 ‘왕립합동연구소(RUSI)’는 신와르와 데이프가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라는 사실은 명확하지만 하마스는 이미 그들이 없는 비상사태를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청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