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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aum우수카페]귀농사모/한국귀농인협회 원문보기 글쓴이: 눈부릅뜨고 관전자
2012. 8. 13. 월요일
물뚝심송
칭송하라, 가카의 무한한 령도력을…
무엇보다도 먼저 반성한다. 우리가 그 동안 너무나 소홀했었다. 해방이후 건국 65년 이래, 아니 단군왕검이 신시에 나라를 세운지 5천년이래, 가카만큼 위대한 령도자가 또 어디에 있었겠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세상사의 홍진에 묻혀 가카에 대한 찬양을 잊고, 박씨성 가진 일개 공주의 일거수 일투족에 현혹되어 온 세월, 그 세월을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에 가카께옵서는 황송하옵게도, 과감하게 우리 민족의 본거지인 한반도의 동쪽 끝, 동경 백 삼십일 북위 삼십칠, 평균기온 십칠도 강수량은 천삼백인 독도에 친히 납시어 세계 만방에 독도의 존재를 알리고, 가카의 령도력을 과시하신 거시었다.
세상이 안팎으로 시끄럽고 우매한 무리들은 가카의 깊은 뜻을 몰라보고 사사건건 쪼잔하게 물고 늘어지기나 하는 이 마당에 가카의 큰 뜻은 그저 국내의 정국을 평안하게 이끄는데에 멈추지 않으신 거시었다. 좁디 좁은 우리의 사회를 벗어나 니뽕국 정세까지 두루 살피시는 가카의 은덕, 이 어찌 칭송하지 않을 손가.
이에 우리는 가카의 깊은 뜻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우리가 직면한 작금의 현실을 되짚어 보는 경건한 시간을 갖기를 엄숙히 요구하는 바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빙자한 눈길 돌리기형 공짜유람 생쑈는 사실 무척이나 복잡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국내 거의 모든 메이저 언론사가 사설로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분석해낸 곳이 단 하나도 없을 지경이다. 군소언론들이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이에 뽕빨 정신을 모토로 하는 국내유일의 민족정론지, 딴지일보가 이 문제를 뒤벼주지 않는다면, 과연 니들은 어디에다가 그 궁금증을 호소하겠냐는 말이다. 이에 푹푹찌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본지의 모든 취재력과 분석력을 총동원하여 연인원 육천구백육십구명의 전문 연구인력을 동원하는 척 하면서 본 정치부장 혼자 쎄빠지게 고생하면서 써내려간 분석을 게재하는 바이다. 가카를 칭송하기에 앞서 일단 딴지를 칭송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일제히 한번 외쳐보자. 졸라~
독도는 단순히 동해 울릉도 옆에 있는 바위섬 두 개가 아니다. 독도는 상징이며, 하나의 추상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일찍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독도를 단순한 영토문제가 아닌 “역사”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그 역사적인 존재인 독도를 사이에 두고 한일 양국은 아주 오랜 시간동안 서로 눈치를 봐가며 물밑에서 기싸움을 전개해 왔다. 이 양국의 치열한 물밑 투쟁은 바로 한일외교의 밑바탕이 되고 있으며, 따라서 독도문제에 어느 한 쪽 나라의 정상이 모종의 행동을 취한다는 것은 것은 바로 그 외교전의 형상을 상징하는 행동이 된다는 것이다. 바로 독도는 한일외교의 상징적인 존재도 된다.
거기에 보통은 빠트리기 쉽지만 아주 중요한 “외교의 또 하나의 측면”이 숨어 있다. 외교는 타국과의 관계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해지는 일체의 국제적인 교섭과정이라는 기본적인 해석의 뒤에 숨어있는 어두운 면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바로, 집권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국내 정치의 어려움을 유발하는 일반 유권자들의 비판적인 시선을 민족감정이나 국가주의적 감정을 자극하면서 외부로 돌리는 “시선끌기” 목적의 교란행위가 외교 판에서는 흔히 벌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라는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도를 둘러싼 문제는 물론이려니와 양국의 내부 정치 상황을 먼저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First things first. (오늘 영어 쫌 된다.)
제일 먼저 독도 그 자체에 관한 문제를 정리해 보자.
그 동안 우리가 접했던 모든 주장과 논리들은 우리 측의 입장이었고, 그것만으로는 정확한 사태 파악이 힘들다. 따라서, 이번에는 우리의 입장보다 일본의 입장을 위주로 정리해 가면서 상황을 이해해보자.
독도가 역사적으로 조선의 영토였고, 조선의 뒤를 이은 대한제국의 영토였음은 일본측에서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1905년에 일본 시마네(시네마가 아니다. 이거 졸라 헷갈리지만 시마네가 맞다.)현에 편입되게 된다. 물론 이 편입과정은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강제로 병합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하지만 일본은 이 점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자신들이 조선을 강제로 병합하는 과정과는 별도로 다만 동해상에 있는 이름도 없고 주인도 없는 바위섬을 자신들의 행정구역에 편입시킨 정상적인 행위였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국제법상으로도 이 편입조치에 대해 한국정부(물론 당시에는 대한제국 조정)가 항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의 조치가 정당했음을 강변하고 있다.
거기에 이어, 2차대전이 끝난 후, 미국의 주도로 작성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을 아주 중요한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본 외무성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케시마 문제에 관한 페이지를 보자. 놀랍게도 한국어로 된 페이지도 존재하고 있다.
제 6항에 이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작성과정에 대해 명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바로 일본이 독도가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하는 가장 중심적인 이유가 되는 부분이다.
이 과정을 좀더 쉽게 설명해 보자면 이런 것이다.
일제의 강점기가 일본의 패전으로 인해 종료되면서, 일본이 강제로 점령해오던 영토들을 반환하는 내용이 연합국들이 모여 작성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포함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 와중에 울릉도, 거문도, 제주도 이런 곳들은 모두 명시되어 반환하기로 확정되었지만, 독도는 거기서 빠졌다는 것이다. 왜? 빼앗은 땅이 아니라 원래 일본의 영토였으니까.
그러나 그 과정을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 역시 단순하지가 않다. 조약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1-5차 초안까지는 분명히 독도가 반환해야 할 조선의 영토로 명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6차에서는 독도가 빠진다. 7차에서는 또 들어가고, 8,9차에서는 다시 빠진다. 그 때 이미 독도는 연합국들 사이에서도 혼란스러운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영국이 다시 초안을 작성하게 되고, 이 영국의 초안에는 독도가 또 명시된다. 그러고 나서 최종적으로 영미합동 초안이 작성되고 이 초안으로 확정되게 되는데, 거기에는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를 포함한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 권원, 청구권을 포기한다" 라고 결정된 것이다. 독도는 문구에서 빠져버렸다.
이 부분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일본계 한국인이자 세종대학교 교수인 호사카 유지의 <대한민국 독도> 라는 책이다. 이 책에 의하면 조약 최종안에 독도가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연합국의 분위기는 압도적으로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독도가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고 누락된 이유로 호사카 교수는 당시 미국의 일본정치 고문관이었던 "윌리엄 제이 시볼드"를 지목한다. 일본을 사랑하던 이 친구가 사이에서 장난을 치는 바람에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시볼스러운 고문관 같으니라구.
물론 그렇게 독도의 반환이 명시되지 않았음을 뒤늦게 알게 된 우리 정부가 독도를 다시 명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결정적으로 당시 주미한국대사관은 독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일본명 다케시마가 독도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 우리가 전쟁중이었음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다. 예나 지금이나 외교부…. 넘어가자.
결국 미국은 "러스크 서한" 이라는 것을 보내게 되는데, 미 국무부 극동지역 보좌관 딘 러스크가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의 문구에 독도를 명시해 달라는 한국정부의 요청에 대해 그럴 수 없다는 뜻을 담아 보낸 편지가 된다.
이 편지의 내용(번역본이다.)은 여기를 참조하시라.
이 편지 역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의 내용과 더불어, 미국 측에서 독도가 일본에 귀속되어 있는 섬이라고 "인정"을 했다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일본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전후 반환해야 할 영토 목록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독도를, 미국도 일본의 시마네 현의 일부로 인정한 독도라는 섬을, 한국 정부가 임의대로 불법 점거하고, 일본 순찰선에 총격을 가하고 (1953년 이승만 정부 시절에 이런 일이 있었다.) 한국 내무부가 독도에 경비 병력을 파견하고, 현재까지 각종 시설을 구축하며 장악하고 있으며, 이런 불법행위가 벌어질 때마다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에 이런 한국정부의 행동이 불법적인 것임을 다각도로 호소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럴싸 하지 않은가?
물론 우리가 보기에는 택도 없는 일이다. 이러한 논리적 전개과정에는 이미 곳곳에 헛점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메이지 정부가 1877년 발표한 "태정관 지령문"에서 이미 일본정부는 공식적으로 독도가 조선의 땅임을 인정하고 있었다. 이 문서는 일본정부가 지금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는 증거들 중의 하나이다.
이 태정관 지령문의 존재는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1905년의 “주인 없는 섬이어서 시마네 현에 편입했다”는 조치 자체를 완전 구라로 밝혀주면서 그 자체가 침략행위였다는 규정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미 주인이 있을뿐더러 그 주인이 바로 조선이었다는 점을 자기들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뜻이거든.
또 대한제국의 조정, 고종이 이 시마네 현 편입조치에 대해 항의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다. 이 시점, 그러니까 편입이 벌어진 1905년에서 겨우 2년이 지난 1907년 고종은 헤이그에 특사를 보내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침략 과정에서 체결된 을사늑약이 무효임을 선포한 것이다. 목숨 걸고 항의했다니까. 그 덕분에 고종은 일제에 의해 쫓겨나고 순종이 즉위하기까지 했잖은가 말이다.
물론 해방 직후 전쟁 와중의 혼란한 과정에 주미한국대사가 멍청해서 독도가 어디 있는 섬인지도 몰랐다는 거 미안하고 쪽팔린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개 대사관의 서기관이 무식하다 해서 영토권을 빼앗겨야 할 이유는 없다.
이 모든 독도에 관한 사건들이 상황을 애매하게 만들면서 일본이 독도가 자국의 영토임을 주장하게 되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데에 활용되고 있긴 하지만, 일본의 주장 하나하나에 우리가 코멘트를 달면서 반박을 하게 될 경우, 일본의 주장은 정합성을 잃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어찌되었거나 독도는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 땅이었지 않은가 말이다. 이게 사실이잖아.
그런데… 현실의 문제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독도 문제로 아직도 골치를 앓고 있게 된거다.
현실로 돌아와서 보자면, 독도문제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는 "침묵의 전략"파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이 논리는 이런 것이다. 내 주머니에 돈이 있는데, 그게 내 돈이라고 자꾸 사람들에게 떠들면 오히려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5년 3.1절 기념식장에서 "내 옆에 있는 여자가 내 부인이라고 모두가 알고 있는데, 굳이 사람들에게 이 여자가 내 부인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라는 표현으로 이런 취지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 어렵게 표현하자면, 독도를 사실상 실효지배 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독도 문제를 자꾸 거론하는 것은 별로 유리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하나하나 대응을 하다보면 독도가 분쟁지역으로 선포되고, 결국 국제사법재판소로 가게 되면 일본의 국력이 우리보다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심지어 국제사법재판소의 판사들 중에도 일본인이 있는 상황에서 유리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주장이 된다.
이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맞다. 이 사실은 독도 문제를 대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임에는 틀림없다. 이미 우리는 독도에 경찰 병력을 상시 주둔시키고 있으며, 독도에 호적을 두고 있는 사람도 훨씬 더 많다. 우리측은 1,000여명이 독도에 호적을 두고 있으며, 일본은 26명만이 독도에 호적을 두고 있다. 실제로 독도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람도 우리나라 사람이다. 김성도, 김신열 부부 2명이 독도에 주소를 두고 있다.
이런 현실 자체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매우 강력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끄럽게 굴면 국제사법재판소로 간다" 라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사실상 일본은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갈 수 없으며, 그 사실을 우리보다 일본이 더 잘 알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가 된다.
하나는 65년에 체결된 한일기본조약 때문이다. 그 때 이미 일본 내에서는 이 한일기본조약으로 인해 독도에 관련된 영토분쟁을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갈 수 없게 되었다는 분석이 아사히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었다. 조약 내용에 양국간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양국간의 외교노력 또는 조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문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일본이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먼저 한일기본조약 자체를 파기해야 한다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전직 국제사법재판소의 판사출신인 오다 시게루에 의해서 제기되기도 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규정상,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 문제를 제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국제사법재판소의 "의무적 관할"을 수락하지 않은 국가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이 필요한 독자는 아래의 문서를 참조하기 바란다.
["한국이 합의하지 않으면 독도문제 국제 재판 불가능하다" 문서 보러가기]
두 경우 모두 명확한 사실을 얘기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독자적으로 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갈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런 걱정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침묵의 전략을 가져가는 이유가, 일본이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갈 우려 때문이라는 부분은 잊어 버리자.
그러면 왜 일본은 툭하면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설치는 걸까? 이번에도 어김없이 제소 얘기는 또 나왔다. 그거, 국제사법재판소로 가고 싶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이렇게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계속 자신들의 주장을 지속함으로써, 한국이 독도를 실효지배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불법 지배라고 항의하는 기록을 남기게 되기도 하는 거고.
그래봤자 우리 입장은 언제나 “그러거나 말거나” 면 충분했다. 하지만 가카의 청와대는 또 이번에는 거창하게 “거부”했다. 거부할 필요도 없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 일을 거창하게 “거부”했다는 뜻이다. 가카가 하는 일이 매번 그렇듯이 쇼에 불과한 일이다.
그렇다면 남은 질문은 한가지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이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거기에 실효지배는 우리가 하고 있다. 급한 건 일본 측이다. 지속적으로 항의를 하고 있다고 해도 실효지배기간이 50년 넘어 백년으로 이백년으로 지속되게 되면 사실상 일본은 갈수록 할 말이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왜냐면 우리는 앞으로도 독도를 둘러싼 영해문제나 경제수역 문제로 끊임없이 일본과 협상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독도의 가치가 중요해지는 부분은 바로 여기다. 배타적 경제수역 문제 말이다. 단순히 물고기 좀 잡는 수준이 아니라 독도 근해에서 해저자원이라도 발견되는 순간 이 문제는 다시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게 된다. 독도는 단순한 영토 문제를 넘어 한일 양국 간의 밥줄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독도 주변의 해저에는 다량의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있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
그래서 일본이 그렇게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직접 독도가 자기네 영토인 이유를, 그것도 심지어 한글로까지 정리해서 게재해 놓고 여러 선진국에서 물밑으로 강력한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독도가 쓸모없는 바위섬 두개라면 이럴 이유가 없잖은가.
결국 우리도 해야 할 일이 생겨 버린다. 바로 여론전이다. 독도에 관련된 일본 측의 주장을 하나하나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세부적인 역사적 사실을 담은 문건이라도 만들어서 전 세계에 알리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크라는 단체도 활동중이고, 김장훈 같은 사람도 있고 말이다. 부족하긴 해도 하고는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여론전의 관점에서는 우리가 한참 밀리고 있다. 국제사회의 다수의 지식인들은 이미 "역사적으로는 독도가 한국의 땅이겠지만, 국제법상으로는 일본의 것이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정도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걸 바꿀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명박이 직접 나서서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일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측면이 더 강하다. 단순하게 독도만을 놓고 봤을 때, 이번 사건은 쉽게 표현해서 돌려막기와 유사한 "땡겨쓰기" 라고 볼 수 있다. 독도가 분쟁지역이라고 해도 우리 입장에서는 직접 현직 국가원수가 나서서 독도에 발을 딛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 그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외교기법이기 때문이다.
정상급의 독도 방문은 아주 큰 카드이다. 일본이 독도에 관해 매우 중대한 도발을 감행 했을 때 그에 대한 상징적인 대응으로 할 수 있는 중요한 비장의 카드가 된다. 이 카드는 일본은 쓸 수가 없다. 얼마 전에도 일본의 의원 몇이서 독도에 상륙하겠다고 설치다가 우리가 가볍게 눌러준 적이 있지 않은가? 그게 바로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측의 잇점이다. 이 카드를 꺼낼 경우라면, 일본의 중대한 도발이 있어야 하고, 향후 어떤 식으로 일을 처리해 나갈 것인가 하는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 외교적 맥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맥락이 전혀 없이 (물론 맥락 자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뒷부분에서 실질적으로 추정 가능한 다른 맥락에 관한 내용이 나올 예정이다.) 느닷없는 기습 방문이 벌어진 것이다. 이 건은 이걸로 묻힐 공산이 크다. 일본에서야 대사를 소환하고 난리를 치는 척 하겠지만, 국제적으로 일본이 할 대처방법도 없고, 뭔가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바로 해야 하는 협상도 없고, 아무런 타겟이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명박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전혀 필요한 때도 아닌 시점에 뜬금없이 매우 중요한 카드 한장을, 그것도 나중에 진짜 중요한 순간에 써야 할 카드를 땡겨서 써 버린 셈이 된다. 차후에 진짜 국가 원수의 독도 방문이라는 상징성이 필요한 시점이 오게 될 때, 그 때 대통령이 독도를 간다 해도 충격효과가 없어져 버린다. 그거 전에도 아무 일도 없이 이명박이 한번 왔었잖아. 그게 뭐? 이런 반응만이 오게 될 것이다.
뭐 이게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 초기에 이미 역시나 아무 맥락도 없이 총리를 독도에 보낸 적도 있다. 마구 땡겨 쓰는 거지 뭐.
그렇다면 도대체 이 맥락없는 우리의 대통령은 왜 지금 독도에 간 것일까? 뭐가 급해서 차기 정권에서 중요하게 쓰게 될 지도 모르는 외교적 카드를 막 땡겨서 쓰고 있는 것일까?
이유가 있다. 독도하고 전혀 관계가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기나긴 독도의 역사를 읽어 오시느라 무척 고생하셨겠지만,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힘들 내시라.
바로 우리가 흔히 잘 모르고 있는 일본의 국내 사정이다.
일본은 망해가고 있다. 정말이다. 세계 2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던 일본경제는 수십년에 걸친 장기 불황으로 허덕이고 있으며 만성적인 적자재정은 일본의 부채비율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밀어 올리고 있다.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외채가 없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일본은 모라토리엄 선언이라도 했어야 할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이명박 정권이 레임덕에 몰렸다고 말들이 많지만 일본의 현 노다 요시히코 내각은 레임덕 수준이 아니라 멱살을 잡혀 끌려 내려올 분위기에 몰려 있다.
OECD 자료에 의하면 2010년 기준 일본의 국가부채 비율이 200%에 달하고 있으면 2012년 말 240%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도 뭐 가카 덕분에 만만치는 않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이미 사실상 국가부도 상황에 빠져 유로존을 탈퇴하네 마네 하고 있는 그리스도 190%가 안되는 수준이다. 제아무리 일본인들이 엄청난 규모의 외환 보유를 하고 있다고 해도 그리스도 매년 해외교포의 국내 송금액 수준이 장난이 아닌 국가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일본도 확실히 안전하지 않은 수준이다.
일본의 올해 예산이 90조엔을 넘어가는데, 이중 세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비율은 절반도 안된다. 나머지는 모두 국채 찍어서 메꾸고 있다. 거기다가 그 찬란했던 무역의 왕, 산업기술의 제왕, 수출의 강국 일본이 엄청난 규모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작년 한해 2조 5647억엔의 무역적자를 봤고, 올 상반기만 해도 2조 9158억엔의 무역적자를 봤다. 우리나라 돈으로 43조원이다. 이 추세로 나가면 일본은 올 한해만 6조엔이 넘는 무역적자를 보게 된다. 이런 무역적자가 지속된다면, 가뜩이나 높은 국가부채 비율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후쿠시마 해일로 인한 원전의 붕괴 및 방사능 오염, 만성적인 전기부족, 이 모든 문제들이 일본 사회의 미래에 두꺼운 먹구름을 씌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증세뿐이다. 최소한 누적된 재정적자로 인한 국가 부도는 막아야 되지 않는가 말이다. 일본은 무한 달러찍기 신공을 가진 미국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이유로 파격적인 증세 법안이 참의원을 최근에 통과했다. 그 결과로 2014년, 2015년 연속으로 소비세가 파격적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현행 5%에서 2014년에 8%, 2015년에 10%로 인상되게 된다.) 그러나 이 불가피한 증세는 바로 집권층에 대한 지지율 격감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국가 부도를 막기위한 불가피한 일이라 해도, 유권자는 그런 사정 봐주지 않는다. 1997년 소비세를 3%에서 5%로 겨우 2% 인상시킨 호소카와 내각은 8개월을 못가고 붕괴되고 말았었다.
노다 총리는 결국 야권의 압박에 밀려 조기총선실시까지 약속하고 말았다. 조기총선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민주당 내각은 붕괴하고 자민당이 다시 집권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는 이미 차기 수상은 자기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지가 박근혜도 아니면서 말이다.
하지만 자민당이라고 해 봐야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일본이 처한 상황은 정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거기다가 민주당의 소비세 인상안은 이미 오래전에 다니가키가 주장하던 내용이었다는 점도 있다. 거기나 여기나 정치인들의 딴소리 신공은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 다니가키의 주장은 민주당은 원래 소비세 인상안을 반대했으니 그런 정책을 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가 하면 괜찮고?
하여간 우리가 가카의 시대를 겪어내며 인내심의 극한을 경험하는 동안 일본의 유권자들은 이미 멘붕을 넘어 거의 해탈의 경지에 빠져 있을 것이라는 점이 쉽게 예측된다. 축구도 깨지고…. 좀 불쌍하기 까지 하다.
자, 이 상황에서 당신이 일본의 수상이라면 어떤 방법을 쓰겠는가?
그렇다. 바로 시선 돌리기 수법이다. 지금 세금 몇푼 올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고 호들갑을 떨어야 한다. 우리였다면 이런 상황에서 쓰기 제일 좋은 수법은 바로 총풍이다. 북괴의 위협이 코앞에 있고, 심지어 휴전선에서 총까지 쏘고 지랄인데, 지금 선거에 누굴 뽑아야 되는거냐는 질문… 이거 효과 직빵이잖은가.
그런데 일본에는 북한이 없다. 대신에 바로 옆에 남한이 있다. 그 남한의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우리 일본의 땅임에 틀림없는 독도에 사상 처음으로 직접 방문해서, 바위에 새겨진 “한국령(韓國領)”이라는 글자를 쓰다듬고 있단 말이다.
이 사건은 일본의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시선끌기의 소재가 된다.
표면적으로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소식을 듣자 마자 항의를 하고 하지 말라고 말리고, 대응 조치로 대사를 소환하고 난리를 치겠지만, 내심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일이 된다.
물론 이 이명박의 독도 방문 사건을 일본 정국 내에서 향후 어떻게 키워서 우려먹을지는 일본의 집권팀이 하기 나름이다. 군국주의의 열풍을 불러 일으켜서 군수산업을 키우거나, 아니면 그저 반한감정으로 대동단결을 외치거나… 그것도 아니면 잠깐의 모면책으로 활용하고 버리거나… 알아서 하라 그러지 뭐.
이게 일본의 참담한 속사정이다.
그러면 우리의 속사정은 어떨까?
가장 큰 테두리에서는 가카의 레임덕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카의 국정지지율은 급감하고 있으며, 이제는 무슨 일을 해도 욕을 먹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물론 총선 과정에서도 친박진영에서 청와대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언론을 피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소리가 흘러 나올 정도로 가카의 입장은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이었다.
향후 4-5개월 남은 시간, 가카가 숨이라도 쉬고 살려면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긴 했던 시점이 맞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나면 너무나 게으른 분석이겠지.
현재 우리의 상황에서 가장 심각한 이슈는 바로 지난 총선과정에서 있었던 친박 진영의 공천뇌물 파동이다. 현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름도 헷갈려 죽겠는 이 사건, 처음 나오자 마자 정가에는 친이계가 친박계를 치기 위해 푼 떡밥이라는 루머가 쫙 퍼졌었다.
그러면, 친이계가 친박계를 치기 위해 큰 사건을 하나 터트렸는데 그 시점에 느닷없이 친이계의 수장이 독도를 방문해서 물타기를 한다? 이건 앞뒤가 안 맞는다. 거기에 사건의 파급효가 자체가 꽤 커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정도로 묻히기 힘들다는 평가를 해 볼 수 있다. 실제로 독도 방문 사건 이후로도 공천뇌물 사건은 별로 묻히지 않고 언론에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마도 독도 방문 이벤트는 공천뇌물 사건을 덮기 위해 급조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뭘까?
기본적으로 올림픽을 통해 애국심 열풍이 불고 있고, 거기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그 열기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도로 읽어 줄 수도 있다. 거기에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권에 진입한 한국 국대 축구가 일본과 동메달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시점이었다.
이기거나 지거나, 일본이 화두로 떠오를 시점이었다. 거기에 대통령이 직접 독도는 우리땅 노래를 부르며 독도를 방문해서 외로운 독도 경비병과 악수도 하고, 거창하게 해군 호위함도 동원하고 헬기타고 오가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차후를 생각지 않는 급조된 이벤트는 국가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삼만 팔천 광년 정도 앞에 두고 살아가는 가카의 스타일에도 아주 잘 맞는다.
어찌되었거나, 가카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한번 시도해 볼만한 이벤트였다는 점은 충분히 추정가능하다.
결국 그런 것이었다.
독도문제만을 생각한다면, 이명박의 독도 방문은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지금 당장에도 미국은 이런 이명박의 행동에 대해 간접적인 불쾌감을 표현하고 있다.
[교도통신 "美, “독도는 우리 땅”…韓 주장 지지 안해" 보러가기]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은 독도 문제에 한해서는 엄정한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영유권을 인정하지도 않지만, 한국의 영토라고 확인해 줄 수도 없다는 태도이다. 거기에 추가하자면, 한일 양국이 돌출행동을 통해 이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었다. 이 독도 문제를 말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자신들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미국은 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울릉도, 거문도, 제주도 옆에 독도라고 한 단어만 더 써놨어도 이런 골치 아픈 문제는 안 생기는 일이었다는 거다.
그러니 미국은 무조건 이 문제가 물위로 떠오르지 않기를 바란다는 거다. 그러니 이번 이벤트로 인해 미국이 우리 편을 들어줄 일은 없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독도 문제에서 우리 손해가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장기적인 손실은 가카는 전혀 신경 안 쓴다.
거기에 앞에서도 나온, 미래에 어느 시점에 써먹어야 할 카드를 땡겨 써 버린 측면이 있다. 분명한 결론은 독도에 관련된 국익의 문제에서는 이번 가카의 이벤트가 절대적으로 손해가 나는 일이지 결코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가카에게는 이런 문제는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어차피 자기 임기 끝나면 독도는 자기하고 아무 관계없는 일이거든.
중요한 것은 두가지 문제다.
일단 일본이 원하고 있다. 일본 전체가 아니라, 현재 일본의 집권층인 민주당 정권이 원하고 있다. 여기서 감히, 이 사건이 있기 전에 청와대와 일본의 노다 총리 사이에 직접적인 이해 조율이 있었다는 소설은 쓰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애타게 원하던 꺼리를 만들어 준 것임에는 틀림없다. 사전에 교감이 있었건 없었건 이 이벤트가 일본의 국익에는 별 관계가 없지만, 일본의 현 집권층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역시나 일본의 언론들은 이 문제로 발칵 뒤집어 지고 있다.
거기에 우리 국내의 정국, 특히 그 중에서도 가카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국가 이익말고 아주 일부의 사람들 말이다. 레임덕도 약간 완화시켜 줄 수 있고, 애국열풍도 강화할 수 있다.
이 두가지 잇점만 해도 챙길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거기에 아주 중요한 특별부록이 하나 더 숨어 있는 것이다.
너무 많아서 독자들이 기억도 잘 못하겠지만, 큰 덩어리가 하나 있었다. 청와대 1제1부속실장 김희중. 대통령의 문고리를 잡고 있는 직책을 맡고 있다던 김희중 말이다. 저축은행 관련 비리로 잡혀 들어가면서도 국가와 국민에 사죄를 하기는커녕, 자신이 모시던 주군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개수작을 떨고 끌려 들어갔던 김희중 말이다.
이 김희중이 검찰에 의해 8월 10일자로 구속기소가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참으로 공교롭지 않은가?
앞서 얘기한 일본 민주당 내각의 증세 법안이 참의원을 통과한 날이 바로 2012년 8월 10일이다. 같은 날, 가카의 문고리를 잡고 있다던 부속실장이 부패혐의로 구속되어 기소되었다. 역시 2012년 8월 10일.
가카가 예고도 없이 독도를 방문한 날이 또 2012년 8월 10일. 왜 광복절도 아니고 어정쩡한 8월 10일이겠는가? 김희중이 구속기소된 날이 8월10일이고, 일본에서 증세법안이 통과된 날이 8월 10일이라는 점과 전혀 관계가 없는 걸까?
더욱 재미있는 것은 가카께옵서는 독도를 다녀오면서 그냥 다녀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 왔다감~” 이라는 흔적까지 남기고 돌아오셨다. 너무나 촌스러워서 읽다가 손꾸락이 오그라들뻔한 “이천십이년 여름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문구까지 음각으로 새겨서 만든 독도 표지석을 만들어 광복절날 가져다 세우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문구도 문구지만, 보통 저런 비석을 세우면 날짜까지 새겨 넣는게 일반적인 일일텐데 그냥 “이천십이년 여름”이란다. 왜 그랬을까? 거기다가 그냥 가는 김에 자기 갈 때 표지석도 세우고 사진도 한 장 그럴듯하게 박고 오면 좋을 터인데 왜 며칠이 어긋났을까? 왜 비석에는 정확한 날짜가 아니라 그냥 “여름”이라고만 새겨졌을까?
날짜를 맞춘 거라고 밖에는 볼 수 없잖아. 안그런가?
언론 플레이의 효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날짜맞춤은 필수다. 아마도 일본 참의원의 증세법안 통과 일시는 맘대로 조정할 수가 없으니, 일본의 일정에 모든 것을 다 가져다 맞춘 것 같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일시를 조절하다 보니 미리 제작의뢰를 해야 되는 표지석에는 정확한 날짜를 쓸 수가 없었던 거다.
그렇게 맞춰놓고, 국내 언론사에는 강력한 엠바고를 걸어서 8월 10일 오후에 발표하라고 해 놓고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인데, 그게 또 재수없는 SNS 때문에 또 어긋나 버렸다. 누군가 이 소식을 일본 언론에 흘렸고, 일본에서 먼저, 그러니까 8월 9일 밤중에 소식을 터트려 버린 거다. 그게 국내로 다시 들어와 트위터를 통해 쫙 퍼져 버리고, 결국 8월 10일 오후에 보도하기로 되어 있던 것이 오전 10시로 당겨져서 전 언론에 깔려 버리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이번 이벤트를 주도한 청와대 정무라인과 반대하던 외교라인사이에 충돌이 있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당연한 것이 이런 깜짝쇼를 외교부 쪽에서 찬성할 리가 없잖은가. 내부에서야 최고위층끼리 무슨 합의를 했을지 모르지만, 실무 라인에서는 일본 측의 엄청난 항의를 유발할 만한 사건인데 말이다. 그래서 이 엠바고 걸린 뉴스를 일본 측에 흘린 구멍이 혹시 외교부 라인에 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온 모양이다.
이 꼴이 도대체 뭔가.
전형적인 좃선일보의 라면 사설 기법을 나도 한번 써보고 싶어졌다.
이 모든 추정이 사실이라면, 이 정권은 정말로 역사에 기록될 만큼 추악한 정권이 된다. 사실이 아니면 말고~
그래도 쪽팔린 건 순간일 뿐이고, 이런 저런 효과는 봤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8월 10일에 청와대 부속실장 김희중이 구속기소 되었다는 기사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일본에서도 거의 모든 언론이 남한 대통령 이명박의 독도방문을 다루느라 증세법안이 통과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거기다가 간만의 국대 축구 한일전에서 우리 대표팀이 멋진 승리를 올려주는 바람에, 두 MB(홍명보와 이명박)가 동시에 일본에 물을 먹였다고 좋아하는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이벤트 효과는 충분히 본 거다.
가카는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제 아무리 국익에 도움이 되더라도 절대 안한다. 아니 반대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국가에 어떤 손실을 끼치더라도 눈 깜빡 안하고 해치운다. 그런 사람이 역사의 상징이며 한일 외교의 상징인 독도를 깜짝 방문했다. 아무 맥락이 없어 보이지만, 이런 맥락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가카는 느닷없이 독도에 간 것이다.
감히 무엄하게도 가카께옵서 행하신 일에 대해 이다지도 긴 토를 단다는 말인가.
일제히 입 다물고 그저 경배만 하면 된다.
돌 한 개를 던져서 다섯 마리의 새를 동시에 잡아버리는 것처럼, 간단하게 내 돈 한푼 안 들이고 전용기 타고 강릉까지 갔다가 최고급 헬기타고 독도까지 슝~ 하고 날아갔다 오심으로써 일본 정권의 이익, 우리 정권의 이익, 최측근 비리 관련 보도 차단, 올림픽에 넋이 빠진 민초들의 애국심 고취, 군소언론사들의 기사거리 제공까지 한칼에 해치우신 가카의 위용을 보고도 칭송하지 않는 자, 영원한 지옥불에 떨어져 오글오글 오그라질지어다.
우리의 영원한 지도자이자 친애하는 위원장, 아니 대통령 동지이신 가카께서 행하시는 일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따지는 놈들은 다 공산당이다. 그저 입 닫고 칭송만 하면 된다.
그게 진정으로 가카를 위하는 길이며 나아가 우리 민족과 국가의 무궁한 발전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행동이다. 물론 니들 인생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긴 하다.
어허! 아직도 칭송을 안하고 있단 말인가? 어서 칭송하라~ 칭송~
씨바……
첫댓글 정말 사형이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