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의사 성상님의 권유를 거부해가면서 버티던 경추 추간판 돌출증 (쉽게 목뼈 디스크 돌출증)수술을 12월 5일에 결국은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 동안 미국 수술 전문의 성상님 여러명과 상담을 해 봤지만 자신 있는 대답을 듣지 못했었습니다. 뭐 수술을 하면 아픈 거는 없어지겠지만 목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계단을 못 내려가게 된다는 둥의 끔찍한 이야기를 해오던 미국 성상님들과 달리 자신 있게 MRI 사진을 일일이 짚어가며 이대로 수술을 안하고 계속 놔두면 목 아래가 전부 마비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한국산 성상님의 아주 자세하고 더욱 더 끔찍한 협박에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대 위에 몸을 던졌습니다. 이 한 몸 바쳐서 전신 마비를 막을 수 있다면 그 무엇을 못 하겠습니까?
결국 수술대 위에 누워 코와 입이 덥히는 마스크 같은 것을 들이대면서 산소 들어갑니다. 좀 답답하실 거에요 조금만 참으세요 라는 말을 끝으로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무슨 일을 당했는지 1도 기억나지 않았고 그냥 회복실 침대 위에서 잠깐 깼다 진통제에 또 다른 나라 사람이 되었다가를 반복 하고 다음 날 밤 새벽 12시 경에야 정신이 반 쯤 들었는데...
새로 내 옆으로 들어 온 할아버지가 밤새 아침 7시 까지 자기 전화기 달라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기절도 제대로 못하고 非氣似絶(비기사절 : 기절 한 듯 안 한 듯) 상태로 날 밤을 세운 후 다음 날 아침 수술 한 성상님이 오셔서 수술 아주 성공적으로 잘 됐어요.. 오늘 집에 가도 됩니다. 뜨억!! @o@!!
아니 남의 목을 따놓고 자기 목 아니라고 너무 쉽게 얘기 하는 거 아니신가요? 생목을 따 놓고 다음 날 집에 가라는게 말이 됩니까? 정말 인정머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성상님들... 이게 말이 됩니까? 나는 그럴 수 없다며 병원에서 주는 아침, 점심, 저녁 까지 다 찾아먹고 밤 9시 30분에 불꺼진 차디찬 엘에이 밤거리로 쫓겨나듯이 떠밀려야만 했습니다. 엘에이 헐리웃에 있는 병원인데 한국의 차병원이 운영을 하기 때문에 밥상이 한식으로 나옵니다. 그냥 먹을 만 해요.. 하기야 2일을 굶었는데 뭔들 안 맛있겠어요? 밥 투정 하는 넘들은 무조건 굶겨야 혀...
오늘 퇴원 기념으로 쐬주로 목을 좀 씻어내야 하지 않겠냐는 후배를 간신히 진정 시키고 집에 온 후에 12월 6일 밤은 그렇게 지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짼 모가지가 아파서 잠을 제대로 못잔 덕분에 잽싸게 약국에 가서 받아온 진통제가 정말 압권 이더군요.. 한 알 만 잡쒀봐 8시간이 순삭 .. 캬아...
이렇게 3일 밤을 치루고 나니까 참 인생이 왜 이렇게 드라마틱 한 지... 눈물이 앞을 가리는게 아니라 가래가 목구멍을 막아서 자꾸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는겁니다. 코꾸녕을 산소 파이프를 넣었던 충격 후유증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그런데 말이죠.. 수술 하기 전에 오른 팔과 오른 다리가 저리고 마비가 되는 증상은 하나도 나아진 것 없어.. 의사 성상님한테 물어봤더니.. 아마도 평생 그럴 수도 있다네요... 참내.. 아니 이것 땜에 글씨도 잘 못 쓰고 컴퓨터 타자도 자꾸 오타가 나서 글도 제대로 올릴 수가 없었는데.. 아후...이거 괜히 목을 딴고아? 모아? 아참 전신마비를 방지 하기 위해서...
이렇게 이렇게 재밌게 목에 기브쓰 하고 며칠을 살았습니다. 하도 오타가 많이 나서 길게 쓸 수가 없습니다.. 또 다음에 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