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내가 탄 춘천 가는 열차는 낭만열차가
아니었다 대여섯 명 떼 지어 기타 치고
노래 부르면서 가는 열차가 아닌
용산에서 군인들 수백 명을 싣고 103
보충대 가던 긴장감 꽉 찬 무거운
분위기의 낭만 제로의 군용열차였다
겨울에 입대해서 신병, 주특기훈련을
마치고 보충대 가니 3월말 춘천 날씨는
왜 그리 춥던지 3일 후 전방으로 가고..
전역한 지 오래되었네 경춘선 아직도
운행하나 춘천 가는 열차 타보고 싶네
그땐 차창 밖을 제대로 구경 못했거든..
# 5
어느 휴일. 장교와 사병이 면내에 볼일
보러 갔다가 막차를 놓쳐서 십 리 길을
꼬박 걸어야 했다
장교는 막걸리 한 말통 사서 교대로
들자면서 먼저 자신의 어깨에 메었다
가는 길 반은 평지 반은 오르막길이라
맨몸으로 걸어도 쉽지 않았다
한 시간 넘게 끙끙대며 땀 뻘뻘 흘려
가져간 술통을 힘든 내색 하지 않고
소대원들 앞에 내려다 놓았다.
오래전 내가 군 생활하던 시절에 멋진
군인이 있었다 땅콩 같은 소인배 아닌
바위처럼 묵직한 아량을 가진 장교였다..
- 굴뚝청소부 -
첫댓글
막걸리 통을 소대원들 앞에
내려 놨다고 하시는 걸 보니
그분이 소대장 이신 듯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부하를 지휘 하셨을 테니
군인으로서도 꼭 성공 하셨으면 좋을 분 이로군요..
ROTC 출신 소대장이었고
멋진 군인이었습니다.
군대생활 중에 장교들은 대개 호감이 가던데
그분도 좋은 분이었나봅니다.
좋은 분이었습니다
제가 고참이 되기 전 전역했습니다.
민통선 안 月下里 로
국산양주 추진하러 가던 추억이~
캡틴 큐 등등..
전방부대 소대장들은 거의 다 ROTC.
전역말년에 육사출신 소대장 만나 고생?했던 기억도 납니다
철원에서 복무하셨군요
저는 인제에서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