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 7일 일요일은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입니다.
가을이 시작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직도 참기 어려운 무더위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며
연일 폭염 특보 속에 땀범벅이고,
노년들이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계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입추를 넘긴다고 해도
가을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일…,
얼마 안 있어
푸른 하늘은 높이 보이고
오곡백과가 여물어 가며,
밤으로는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고
찬바람이 돌며 서늘함이 느껴지는
가을이 다가올 테니까요,
(해)입추 [立秋]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것이 ’입추(立秋)‘ 절기
입니다. 즉 가을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추(立秋)’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24 절기 중, 열세 번째로 대서(大暑)와 처서(處暑) 사이에
들어 있으며, 양력으로는 8월 7~8일 경입니다. 태양 황경
이 135°에 왔을 때로, 음력으로는 7월 중입니다.
동양의 역(易)에서는 이날부터 입동 전까지를 가을로 치면서,
가을의 문턱을 가리키는 절기라고는 하지만,
예년의 지냄을 보아도 이때는 역시, 견디기가 어려운 불볕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밤에도 열대야라는 무더위가
계속됩니다. 올해에도 예외가 아닌 듯 합니다.
그러나 8월 15일 말복이 지나고, 8월 23일 처서가 지나서는
아침저녁 다소 서늘한 바람이 가을 소식을 알려 주게
될 것이며, 이때부터 농촌은 가을 채비를 시작합니다.
‘고려사(高麗史) 선명력(宣明曆) 상(上)’에 ”입추는 7월의
절기이다. 초후(初候)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차후(次候)에 흰 이슬이 내린다. 말후(末候)에 쓰르라미
(寒蟬, 한선)가 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입추가
지난 후의 계절의 변화를 잘 나타낸 말입니다.
‘고려사 세가(世家, 1036년)에는 “입하(立夏)부터 입추까지
백성들이 조정에 얼음을 진상하면 이를 대궐에서 쓰고,
조정 대신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는 입추까지 날씨가 더웠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입추가 지난 뒤의 더위를 잔서(殘暑-남은 더위)라고 하고,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에도 더위가 남아 있는 것이 통례
입니다.
한편 말복은 '여름의 마지막 더위'를 뜻하며 ’입추‘나 ’처서‘
처럼 절기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중복과 말복의 간격은 10일이 일반적이지만 해에 따라서
초복이 일찍 오면 중복과 말복의 간격이 20일 이 되기도
하는데 이것을 ‘월복(越伏)‘이라 하며, 올해는 월복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입추 다음에 말복이 이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입추· 처서가 든 달에는 논의 '지심 맨다'하여 피뽑기,
논두렁 풀베기를 하며 세 벌 김매기를 합니다.
지금이야 제초제 뿌리면 그만이지만…,
또 김매기를 제철에 하는 것을 농사의 관습으로 여겨 왔으며
예전 농민들은 또한 힘겨운 김매기를 하면서도 낙천적으로
힘든 일을 함을 농사의 생활풍습으로 지켜왔습니다.
‘농가월령가’의 유월령에 있는 내용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뿐이로다
논밭을 갈아들어 삼사 차 돌려맬 제
그중에 면화 밭은 인공이 더 드나니
틈틈이 나무 발로 북돋아 매 가꾸소…,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 막혀 기진할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다.”…
이렇게 김매기도 끝나가고 다소 한가해지기 시작하면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전해집니다. 그러나 흙일을 끝낸
농가에서는 참깨· 옥수수를 수확하고, 일찍 거두어들인 밭
에는 가을 채비를 준비해야 할 시기입니다.
특히, 이때 김장용 무· 배추를 심고, 9, 10월 서리가 내리고
얼기 전에 거두어 겨울 김장 대비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동동거리며 움직여야 할 때”라는 ‘동동 구월’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한편 뜻밖의 복병인 ‘사리’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리’는 한 달에 음력 2~4일과 17~19일 두 차례 생기며
사리 가운데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때가 음력
7월 보름인데 백중 전후에 사리 현상이 높습니다. 하여
'백중사리’라고 부릅니다. 바닷물의 수위가 최고가 되어
낮은 지대 농작물에 큰 손해를 끼칩니다.
또 입추는 곡식이 여무는 시기이므로 이날 날씨를 보고
점을 칩니다. ‘입추’에 하늘이 청명하면 만곡(萬穀)이 풍년
이라고 여기고, 이날 비가 조금 내리면 길하고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여깁니다.
또한, 천둥이 치면 벼의 수확량이 적고, 지진이 있으면
다음 해 봄에 소와 염소가 죽는다고 점칩니다.
칠, 팔월은 한가해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고 하지만
그러나 칠팔월도 생각지 않은 일거리가 많습니다.
특히 가뭄이 오거나, 태풍이나 큰비가 내리면 농민의 일거리
는 그만큼 늘어납니다.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랴, 논물도
조정하랴, 분주합니다. 또 극성을 부리는 벼 병·충해 방제도
빠뜨릴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좋은 일이 있거나, 궂은일이 닥치더라도 세월은
흘러가게 마련이니 무상(無常)함을 느끼게 되고,
또 면면히 내려오던 세시풍속도 사라졌거나, 사라져 가면서
기억에서도 희미해져 가니 허전할 뿐입니다.
※參考文獻
①朝鮮代歲時記, 2003年
②韓國歲時風俗資料集成, 2003년
③韓國歲時風俗辭典
④斗山百科
-2022.08.07.(日) 金福鉉 카톡 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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