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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룡스님 이야기
산에 불이 났는데 그때만 해도 산에 불이 나면 스님들이 밤이고 낮이고 직접 산 현장에 가서 불을 끌 무렵이에요.
한번 불이 나서 산에 불을 끄러 갔어요.
지금 해인사 들어 가다보면 새로 지은 길상암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그 암자 뒤 오른 쪽에 썩은 나무들을 모아 놓은 곳이 있습니다.
그 근처에 불이 나 불을 끄러갔어요.
그 때는 어려서 산에 경험이 없고 산불에 경험이 없으니까 앞서서 불을 끈다고 뛰어 가다가 밑에서 바람이 올라와 내가 불 중간에 선 채 불꽃 속에 빠져 버렸지요.
그리곤 바위에 기대다가 못 견뎌서 거기에서 손을 놓고 굴러 떨어졌어요.
썩은 나무들이 불에 타다가 불이 붙으니까 전부 숯 덩어리 숯 바닥인데 거기에 내가 떨어져서 몇 바퀴 굴렀어요.
그러고 나서 불 속에서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갔는데 어른스님들이 아이가 죽었다, 불이고 뭐고 아이를 찾아야 된다, 아이 죽었다, 하는 소리를 지르시고 계셨어요.
그때 내가 저쪽에서 나 괜찮습니다, 불 끄십시다, 나 괜찮습니다, 소리를 지른 그런 기억이 있어요.
다른 데는 다친 데가 없고 이쪽 손 여기가 불에 대어서 약 한달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불길 속에서 그 무렵에 해인사 약수암 비구니 노스님들이 아이가 안 죽고 살았다, 저것은 다른 아이보다 신심이 있어 부처님을 믿는 신심이 있으니까 아이가 그 속에서 안 죽고 살았다.
그런 이야기를 해 주시고, 네가 참 다행히 신심이 있어서 그때 네가 안 죽고 살았다, 앞으로도 신심을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하라는 격려를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또 한 번은 6. 25 사변 때 해인사에 빨갱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후퇴하면서 한 달 있었어요.
그 한 달 동안에, 나보다도 나이 어린 사람이 다 붙들려 가고,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붙들려 가는데, 그 사람하고 같은 자리에서 같은 농담을 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가자고 소리치는 사람이 없고, 끌고 가는 빨갱이가 없었어요.
내 친구나 나보다 어린이들도 그냥 있다가 다 붙들려 가고, 나 혼자 큰방에 앉아 있는데, 쳐다보고 지나가는 빨갱이들은 있어도 따라 오라는 빨갱이들은 없어요.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었어요. 있으면서 "관세음보살"을 지극 정성으로 했죠.
그렇게 해보니 뭔가가 있어요. 이런 데에 대한 확신이 섰습니다.
그 무렵부터 내가 도감들에게든지 밑에 사람들에게 굉장히 강조를 하지요.
확신을 갖고 해봐라. 하면 된다. 해봐라 된다. 해라! 해라! 이 소리를 그때부터 강조하기 시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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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에 "관세음보살"을 지극 정성으로 하면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고 물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그 구절에 확신이 서면서 부처님의 경 이야기가 회의적이거나 의심하는 것이 아니고 틀림없는 말씀이라는 게 확신이 섰습니다.
그러면서 넘어온 거지요. 또 하나 경험은 6 .25 사변 직후 무렵일 거예요.
해인사에서 그러고 있다가 청화 보경사 서운암이라는 암자로 갔어요.
서운암에서 기도를 하면서 또 이상한 세계를 체험했지요.
그때는 능엄주를 했어요. 능엄주 100일 기도를 했지요.
그때는 소금만 가지고 밥을 먹었어요.
거기에서 기도를 하는데 그때 시간은 딱 8시간만 지켰어요.
새벽 2시간,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저녁 2시간 하면서 4분 정근을 했지요.
나머지 시간은 좀 자유스럽게 다니면서 마음의 끄나풀은 풀지 않고 했어요.
70일 지나면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대요.
텔레비전, 라디오가 없는데 30리, 40리 바깥에 동네 일이 눈에 환하게 보이고 집집마다 대화가 내 귀에 들어오고 아침 식전에 아이가 반찬이 없어서 투정부리다가 두들겨 맞는다는 것까지 다 보고 듣고 했어요.
어떤 집에서는 그때 가난한 시절이었으니까 돈이 없어서 아이가 학교 갈 무렵에 엄마! 선생님이 돈 갖고 오라고 해, 그러면 엄마는 어제 이야기 하지 집에 돈이 없다, 오늘 갔다 오너라, 오늘은 엄마가 준비해 놓을께, 하면 아이는 오늘 가지고 오라고 해, 하고 엄마는 돈이 없어서 오늘 빌려놓을 테니까 내일 갖고 가라, 하고 아이는 오늘 가지고 오라고 하면서 싸움이 벌어지고 두들겨 맞기도 하고…. 이런 현상이 다 보여요.
다 들리고 집집마다 이 모습이 전부 내 눈에 다 비쳐요. 그리고 그 무렵에는 내가 사람들 앞에 서면 플라스틱처럼 그 사람의 몸을 꿰뚫어 봐요.
뼈마디까지 꿰뚫어 봐요. 그러면 저 사람이 어디에서 병의 뿌리가 생겨서 지금 어디가 아프다, 저 사람 지금 어디에 아프다고 생각하는데 병 뿌리는 어디다, 등등 다 보여요.
그리고는 풀이든 나뭇가지이건 씹어서 먹여요. 그러면 당신 아픈 거 낫소, 그렇게 말하면서 처방도 하고 그랬습니다. 보이니까.
그런 세계가 체험이 됩디다. 그러면서 착각이 벌어지는 거지요. 도인이 이런가 보다, 그래 가지고 앞도 뒤도 모르고 그러니까 기도 전심해야 되는 걸 느끼면서 그쪽에 자꾸 호기심이 갔어요.
그러다보니 본업이 등한시 되어 버리고 70일, 80일을 하고 난 뒤에 100일까지 시간은 갔는데 더 나아가진 못했죠.
그리고 그 다음 해에 자랑하고 싶어 도인이 있다고 알려진 상주 갑장사 금봉스님한테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도인스님이라고 하는 분이 체험하고 사는 세계가 내가 체험하는 세계보다 못한 거 아니냐고 자랑했더니 글쎄 금봉스님이 죽인다고 달려 들대요.
네가 중노릇을 하는 놈이냐, 천하의 마구니 놈이라고 너 같은 놈 살려두면 너 하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 망친다고 막 칼을 들고 멱살을 잡고 그러셨어요.
그리곤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말고 있어야 된다, 떠나지 말라, 그러시고 그거 참 다 버려야 되는데 네가 지금 집착이 되어서 버리기가 처음 시작할 때보다 죽기보다 안 떨어질 거다, 그쪽에 대한 집착이 안 떨어질 거다, 하고 꾸지람하셨어요.
그래서 100일 동안 거기에 붙들려서 매일매일 식칼이 목에 닿을 만큼 노스님이 호통치시고, 너 같은 놈은 죽여 버려야 된다, 천하 마구니 놈 새끼, 하며 금봉노스님한테 붙들려 있었어요.
스님께서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고, 하지 말아라, 염불이고 하지 말아라, 호통도 들었습니다.
그때 놓쳐버리고 난 다음에는 지금까지 그냥 못하고 이대로 사는 거예요. 그런 세계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쉬워요. 그때 내가 정신을 차리고 금봉스님께 묻고 그랬어야 했는데 내가 도인이 됐다고 착각했으니 참….
#울산학성선원조실 #경주함월사조실 #우룡스님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모 땃서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붇닷서! 존귀하신분, 공양받아 마땅하신분, 바르게 깨달으신 그분께 귀의합니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