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
- 박노해 / 동그란 길로 가다 -
* * *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루카16,20)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루카16,24)
우울한 코로나 상황에, 우울한 사건들을 앞다퉈 전하는데
'돈쭐'이란 신종어와 가슴 따뜻한 이웃의 이야기를 만납니다.
돈 + 혼쭐내다 = 돈으로 혼내다. 돈세느라 혼난다.
착한 일한 사람의 물건을 팔아준다는 뜻으로 착한치킨집 사장님께
돈쭐나실래요? 라고 한답니다.
누구도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나누고 베푸는 이웃을 봅니다.
삼성일가도, 대기업 오너들 역시도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나봇이야기에서 '부자는 만족할 줄 모르는 소용돌이요,
황금에 대한 채워지지않는 배고픔과 목마름' 이라고 하십니다.
다 채우려면 끝이 없습니다.
손은 쥐는 것보다 펴는 것이 훨씬 더 편합니다.
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