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있는 표정을 지은 금발 여성 옆으로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문구가 들어갔다.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제목 밑으로 아무개 의사, 조 회장, 아무개 평검사, 양 검사, BM대표, 김 아나운서, 윤서방 검사 등이 나열됐다.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등장한 벽화다. 영부인이 장래 희망인 여성 쥴리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들과 교제하며 목표에 다가선다는 게 벽화에 내포된 서사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등장하는 여성이다. 지난달 한 보수진영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그의 처가에 대한 의혹이 담긴 윤석열 X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파일에 윤 전 총장의 아내 김 모씨가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쥴리라는 예명을 쓰며 일했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소문이 퍼졌다. 요컨대 쥴리는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문서파일에 적혀있다고 알려진,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