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느 가정이든 가족이나 친척 중 한명이 반드시 살고 있는, 인구 천만의 거대 도시.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싫든 좋든, 학업이든 직장일로든, 한번쯤 인연을 맺어야 하는 도시.
어떤 사람들은 무척 매력적인 도시라고는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냥 답답하고 복잡하기만 한 도시.
그 도시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
"휴가철엔 서울이 텅텅 비어..."
언젠가 그런 소릴 들은 기억이 있어서...
큰 딸래미가 어디서 들었는지, (아니면 엄마가 시켰던지...ㅋ) 서울엘 한번 가보고 싶다고 조르고...
마침 휴가도 몇 일 남기도 해서, 증도 다녀온 이튿날 다시 여행짐을 꾸렸습니다.
운전하는 걸 "혐오"수준으로 싫어하는지라, 당연히 기차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문제는 서울에 도착한 이후인데, 택시 잡기도 어렵고 지하철로 애들 셋에 캐리어까지 끌고 다닐 자신이 도저히 없어,
한국 오는 외국인들은 다 한번쯤 가본다는 남산 타워 근처에 숙소를 얻고, 그 곳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하기로 합니다.
이른바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기 in 남산" ㅋㅋ
그래도 다들 나름대로 속셈이 있었습니다.
큰 애는 "땅 밑으로 가는 기차" 한 번 타보고 싶어서...
둘째, 셋째는 태어나서 처음 타보는 기차에서 찐 달걀 까먹는 재미로...
집사람은 남이 해주는 밥(그렇다고 집에서 늘 차려먹는 것도 아니지만...ㅋㅋ) 먹을 속내로...
전, 서울 달림이들이 훈련 코스로 애용한다는 남산 둘레길이 궁금해서...ㅎ
- 남산 둘레길 7.5km, 사진에서 보이는 오렌지 색 코스 -
남산 둘레길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뉩니다.
차량이 다녀도 될 정도로 잘 정비된 넓직한 북쪽 코스와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정도의 좁은 흙길인 남쪽 코스.
마치 부주산 한 바퀴와 입암산 한 바퀴를 연결해 놓은 듯한 남산 둘레길. 거리도 딱 그 정도...
실제로 남산에서 달리기하시는 분들은 북쪽 둘레길 코스와 남쪽 코스는 둘레길 코스보다는 좀 더 외곽에 있는 도로(소월길)을 애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다들 주차는 어디다 하시나....^^;;
한 바퀴 둘러 봤는데... 일요일라 그랬을까, 주차할 만한 곳들은 다 만차였다는...^^;;
역시 넓디 넓은 무료 주차장이 있는(가끔 고기도 꿔 먹을 수 있는...ㅋㅋ) 유달산과 부주산이 최고입니다. ㅎㅎ
- Strava로 찍어본 둘레길 + 남산타워 업힐 코스 -
N 서울 타워(남산 타워)를 중심으로 5시 방향 "남산야외 식물원"에서 출발, 시계방향으로 돌아 3시 "반얀트리클럽"까지,
그리고 타워가 잇는 팔각정까지 2K 업힐을 한 후에 다시 내려와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대략 12K 코스.
조금 짧기는 하지만, 그래도 산길이라 오르내리막이 많아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전 1시간 30분 소요. ^^;;
출발전 바라본 이태원과 강 건너 저멀리 여의도.
역시 강북과 강남, 스카이라인부터가 다르군요...ㅎㅎ
좀 더 맑았으면 좋으련만,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뿌였습니다. 그래도 썬크림은 듬뿍 발랐습니다. ^^
이렇게 보니 남산 타워가 꽤 멀게 느껴집니다. 오늘 달릴 주로가 숲속으로 살짝 보입니다.
서울 도착한 어제, 저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난생 처음으로 남산 케이블카를 타봤습니다.
요금에 비해 너무 짧더군요... 더욱이 타워 식당가에서 먹었던 점심은 정말 돈 아까웠던....ㅡ.ㅡ**
조금 늦었던 출발.
숙소앞 다리를 지나...
남산 공원에서 출발합니다.
둘레길 남쪽 코스의 일부인 남산 공원길. 예쁜 공원들 사이로 길을 잘 꾸며놓았습니다.
동네가 동네인 만큼, 외쿡 달리미들이 많이 보이더군요..특히 "Army" 로고가 새긴 옷들을 입은...
갈림길이 나올때마다 바닥에 이정표가 잘 표시되어 길치(^^;;)도 길을 잃을 염려가 없습니다.
남산 공원이 끝날 무렵, 길이 숲 속으로 이어집니다.
캬~ 서울 한복판에 이런 숲길이라니...ㅎ
오르락 내리락, 아기자기하고 시원 상쾌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길입니다. ^^
아쉬운 남쪽 코스가 끝나고 넓은 북쪽 코스가 시작되는 길입니다.
아마 남산 도서관 일겁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꺽어 올라가면...
남산 과학관.
과학관 옆을 내려가는 길이....삼순이 계단이군요...
우리나라 모든 여성들의 눈높이를 잘 생긴 재벌 2세, 현빈 수준으로 높여서...한국 남자들의 공분을 산...ㅋㅋ
다시봐도 재수가 없네요...ㅋㅋ
계단을 내려서니, 본격적인 북쪽 둘레길에 접어듭니다.
양쪽으로 늘어선 나무 그늘덕분에 한여름에도 달리기 좋습니다.
오른쪽 길가로는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흐르는 조그만 개울이 있어 제법 운치 있습니다.
혼자서, 또느 여럿이 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얼핏 봐도 써브3 포스가 펄펄 넘치는 몇 분도 지나가고...ㅎ
국립 극장을 보이면 거의 반 바퀴 넘게 돈 셈입니다.
조금 더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오늘의 하이라이트, 남산 타워로 오르는 업힐이 나옵니다.
입구에서부터 타워까지는 대략 2k.
하루 전날, 남산 타워 케이블카를 편도로 끊는 바람에 걸어서 내려왔던 그 길...
중간에 소나기를 만나, 말 그대로 아들, 손자, 며느리 3대가 쫄딱 젖었던 그 길...어찌나 멀게 느껴지던지...ㅠㅜ
오늘 보니 경사가 그리 심하진 않아, 생각보다 수월하게 타워까지 올라갑니다.
오히려 옆에 자전거 타고 오르시는 분들이 더 힘들어 보이더라는...ㅎㅎ
촌놈, 남산 타워 인증샷! ㅋㅋ
무한도전에서 봤던 그 팔각정에서도 한 컷!
내려오는 길.
출발점으로 거의 되돌아 왔을 무렵, 오른쪽 둘레길로 빠지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남쪽 코스의 시작.
여긴 영락없는 입암산이네요..ㅎㅎ
바닥에 푹신한 멍석을 깔아, 뛰는 감촉이 좋습니다.
시작했던 남산 공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바퀴로는 조금 짧았지만, 시간주 개념으로 빡시게 돌았더라면 만만치 않았을 코스.
무엇보다도 대도심 한복판에서 숲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멋진 달리기 코스인 것 같습니다.
벚꽃 피는 봄이나, 단풍 지는 가을이면 더욱 좋다고 하네요...
언제 서울 놀러가실 일 있으면....한 바퀴??? ^^
첫댓글 와~~! 재미나고 조은 내용과 얼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누군지 못알아볼정도로 날씬한 모습의 총무님 사진들~~
더 열시미 정진해서 앞으로 이런 모습 기대해봅니다
조금 가벼워지긴 했는데, 달리기 속도는 그대롭니다...ㅎㅎ
중마 오늘 접수했습니다. 그 전 풀코스랑은 또 다른 경험이 될 거 같네요...! ^^
@채수현(11) 달리는 속도보다는 안아프고 즐겁게 건강하게 달리면 최고 좋은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