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디애나 존스'(1981)를 보고 고고학자의 꿈을 키운 네 살 소년이 실제로 고고학도가 됐다. 영국 잉글랜드 입스위치 근처 애슈보킹 출신 조지 리지웨이(34)는 문화재 찾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금속 탐지기를 활용해 유서 깊은 동전을 찾아다닌다.
그는 서포크주 헬밍험 홀에서 금화와 은화 748개를 수집하고 환호작약했다. 이 동전들의 연대를 추적하니 이르면 기원 전 206년부터 서기 46~47년까지 주조된 것들이었다. 로마 제국 황제 클라우디우스가 통치하던 시절이었다. 여러 군데 박물관들이 컬렉션에 넣겠다고 가져갔고, 남은 680개를 경매에 붙이는데 예상 경매가는 7만 5000 파운드(약 1억 3170만원)로 책정됐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리지웨이가 처음 동전 사냥에 나선 것은 2019년 9월이었다. "내 개럿AT 프로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최근에 거의 수확한 것이 1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 예상 밖의 작물을 조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난 들판 가까이에 로마 도로가 나 있었음을 알고 있었으며 둘이 연결되지 않을까 막연히 바랐다. 하지만 그 지역을 정찰한 뒤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7m쯤 옮겨 탐사했는데 두 개의 초기 로마 청동 콜체스터 타이프 브로치를 찾아냈다. 서기 1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측정됐다.
"근처를 훑는데 탐지기에서 분명한 시그널이 울렸는데 은빛 데나리우스(줄리어스 케이사르가 기원 전 46년에 발행한 동전)가 드러났다." 그 뒤 3시간을 더 뒤졌는데 160개 이상의 로마 은화, 주전자에 꽉 낀 동전 몇 개를 찾아냈다.
"난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을 해냈음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전화해 이곳을 밤새 지켜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난 고고학 팀이 도착하길 기다렸고 그곳을 발굴했다. 저장된 것을 회수하는 데 석 달이 걸렸다."
그 저장고는 영국에서 발견된 철기 시대와 로마 동전 가운데 가장 커다란 컬렉션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믿어진다. 콜체스터와 입스위치 박물관 뿐만아니라 대영박물관도 자기 컬렉션에 쓰겠다며 모두 63개의 동전을 달라고 요구했다.
"어린 시절 영웅"이었던 인디애나 존스를 보고 "역사 사냥"을 시작한 것이 네 살 때였다. 할머니가 열두 살 생일에 금속탐지기를 선물한 이후 로마 저장고를 발굴하는 꿈을 간직했다. "하나를 찾아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장엄한 순간이었다."
다음달 18일 누넌스 메이페어에서 진행되는 경매 수익은 리지웨이와 땅 주인이 나누기로 했다. 리지웨이는 돈이 생기면 맨먼저 아버지에게 맥주 1파인트(560cc)를 사주는 일이라고 했다.
컬렉션 가운데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벨기에족 통치자 쿠노벨리누스(서기 8~41년) 재위 때 주조된 스타터르(stater) 동전인데 깡총거리는 말이 장식돼 있다. 3000~4000 파운드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된다.
칼리굴라로 더 알려진 가이우스 케이사르의 데나리우스는 서기 37~38년에 주조돼 아그리피나의 초상이 장식돼 있는데 2000~2600 파운드 가치로 평가된다. 클라우디우스 로마 황제의 데나리우스는 서기 46~47년 주조된 것으로 2000~3000 파운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