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천억원 시장… 지속성장 전망
분양·용품판매등 수익모델 다양
'개 팔자가 상 팔자'라는 말도 있지만 요즘 개는 호의호식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덩달아 애견 사업도 호황이다.
애견사업은 개의 의.식.주와 관련된 것은 전부 다룬다. 강아지는 물론 사료.의류.장난감 등 각종 용품을 판매하고 미용.교배도 다룬다. 레저문화가 확산되면서 주인이 여행할 때 대신 개를 맡아주는 '애견 호텔'도 늘고 있다.
㈜나라펫 이병주 이사는 "시장이 꾸준히 커져 연간 7천억~8천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앞으로 해마다 10~15%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애견 사업은 많은 경험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단,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매출액의 30~40%가 순이익으로 남아 벌이가 괜찮은 편이다.
◇분양에서 교배까지=애견숍의 가장 큰 수입원은 강아지를 분양하는 것이다. 농장이나 경매장 또는 동네 주민에게서 생후 45~90일된 강아지를 사서 판매한다.
말티즈.시추.슈나우저.비글 등이 요즘 인기 품종이다. 가격은 30만원에서부터 1천만원을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적게는 30%, 많게는 1백% 이익이 남는다.
수컷 종견을 확보해 고객이 데려오는 암컷과 교배시켜 주면 10만원 정도 받는다. 털을 깎는 것은 2만5천원, 염색은 1만5천~2만원 선이다. 애견 호텔의 숙박료는 1박에 1만5천원이다. 이밖에 애견숍은 옷.삼푸.목줄.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손재주 있는 주인은 직접 옷을 만들기도 한다.
◇번화가.주택가의 1층이 적격=창업을 위해서는 애견 미용학원 등에서 1년 정도 미용 기술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용사를 별도로 고용해야 한다. 이밖에 애견 선택.관리,용품 조달, 매장 운영방법을 배우는데 2개월 정도 잡아야 한다.
매장은 15~25평이 적당하다. 개.용품을 전시해야 하고 미용실과 호텔 공간도 들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60평을 넘는 대형 매장도 등장했다.
위치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나 주택가 밀집지역이 좋다. 다만 고객이 쉽게 접근하고 전시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1층을 골라야 한다. 동물병원 바로 옆에 점포를 내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5평 점포를 개설하려면 임대료를 제외하고 3천만~4천만원의 창업비용이 들어간다. 인테리어에 2천만원, 상품을 갖추는데 1천만원 정도 잡아야 한다.
◇강아지 건강 관리가 관건=서울 수유동에서 '통이언니'를 운영하는 정현주(31)씨는 "강아지를 건강하게 관리하느냐 여부에 따라 사업의 승패가 갈린다"고 말했다. 분양받아 관리하던 강아지 또는 고객에게 판매한 강아지가 죽거나 병을 앓으면 곧바로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월별로 매출이 들쭉날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아지가 죽을 경우 손님과 보상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애견숍을 운영 하려면 아침.저녁으로 매장 구석구석을 소독약으로 깨끗이 청소하는 등 부지런해야 한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식구'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한명은 점포를 지켜야 한다.
[인터뷰] 나라애견 운영 장소영씨
2억원 투자해 월 6백만원 수입
장소영(26.사진)씨는 지난해 7월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 서초동 제일생명 부근에서 '나라애견'을 열었다. 개를 좋아하는데다 인천에서 애견숍을 하는 외삼촌의 권유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생활 수준이 높고 대로에 인접한 곳에 점포를 잡았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더라도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8평 점포를 얻고 물건을 들여놓는 데 2억원이 들었다. 부모님에게서 재정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미용사와 미용사 보조, 매장 보조원 등 3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분양이 생각보다 잘 되는 데다 주말에는 개를 맡기는 고객도 적지 않아 빨리 자리를 잡았다.
강아지가 팔리는 정도에 따라 월매출액은 3천만~6천만원에서 왔다갔다한다.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빼면 한달에 6백만원 안팎 남는다. 張씨는 "정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내 사업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