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3
고정현
수복지구
민통선 가까운 마을
전쟁놀이로 시간 보내며
미군들의 차량이 지나가면
기브미 짭 하며 손 벌리고 쫓아가고
탄피 모아 엿가락 바꾸어 먹던 곳
해거름 뒤쫓아 집에 들어가
흐릿한 호롱불 아래 모여 앉아
수제비 우물대며 저녁 때우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왕왕대는 대남 방송 소리에
엎치락뒤치락 잠들던 집이 있던 곳
임진강 물줄기와
군자 산허리가 놀이터 되어주고
삘기 딸기 싱아 찔레 오디가 간식이었던
내 고향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
*제 1시집 "붉은 구름이고 싶다"에 수록
*구정을 며칠 앞둔 주일
가난한(?) 가족들만의 명절
고향 길 포기하고 보내야 하는......
그럼에도 모두가 편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명절이면 실향민들을 안타까워하곤 했느데
올해는 전국민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일이 생겼네요.
선생님 시를 읽으며 그리움이 깊어집니다.
올 해는 부모님 산에 가는 것도 형제 중 일부만 다녀오기로 했답니다.
코로나 사태가 속히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명절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