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을 읽고
/소설과 시나리오의 분석
텍스타일디자인학과 4936915 김 경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일명 “우행시” 는 공지영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예전에 소설로 본적은 있지만 영화는 본 적이 없었기에 시나리오를 읽을 때 마치 영화를 보는 양 읽은 기분이다.
시나리오는 읽을 때 머릿속에서 입체적인 상황이 그려지는 것 같다.
장면을 나누는 씬이 있어서 장면마다 나뉘어 내용이 떠올랐다.
초기에 모니카 수녀님이 윤수에게 빵을 주실 때 윤수는 그 빵을 받지 않았고 수녀님은 미안해하는 장면인 부분에서
‘무조건 사과를 하는 모니카 수녀, 덕분에 윤수는 점점 더 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라는 설명이 덧붗여 지면서
영화에서는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 행동적인 묘사가 있었다.
이런 식의 행동묘사는 소설에서의 표현과는 다른 위에서 말하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배우들에게 어떤 식으로 행동을 표현하는지 시나리오에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시나리오의 18쪽 ‘불꽃이 확 타오르는 눈빛으로, 방으로 달려 들어가는 윤수’ 라는 대목을 보았을 때에도
아마 소설에서는 생략이 되 있거나 행동하나하나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시나리오를 보면
인물이 어떤 기분을 느끼고 행동하는가를 쉽게 캐치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유정과 윤수가 다르지만 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크게 알리지 않는다.
그저 비슷한 이들에게 상처를 받았다는 것에, 죽고 싶어 한다는 것에서 미묘하게 공통점이
볼 수 있듯이 행동과 표현에서 눈에 보이는 두 인물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죽고 싶어 하던 윤수. 자신이 죽인 여자의 어머니가 찾아 왔을 때,
할머니는 자신의 딸을 죽인 남자를 용서한다고 하였을 때 윤수는 그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인간애를 느꼈고
그제서야 삶의 소중함을 깨달았을 것이다.
소설에서 각색을 하여 내용은 비슷하지만 좀 다른 면들이 있었다.
동생이 죽는 장면은 소설을 읽을 때와는 달리 너무 슬프게 와 닿았다.
솔직히 책을 읽을 때는 유정과 윤수의 미묘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시나리오에서 서로의 눈물을 닦아 줄 때 서로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점점 삶에 의욕을 찾아가는 윤수를 볼 때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죽을 때가 되서야 알게 되는 인간의 사랑과 정과 아름다운 세상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도대체 뭐가 자신을 혐오하게 만들지?
-아마 비겁함 이겠죠. 아니면 잘못 하는게 아닐까,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영원한 두려움이거나, 몇 분 전만해도 난 행복했어요. 죽음을 선고받았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있었죠.
그런데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다시 깨닫게 되자 더럭 겁이 났어요.
베로니카는 자살을 시도해 실패했지만 3일 뒤 죽게 되는 시한부인생을 선고 받았다.
베로니카가 그러하듯 사는 게 지옥 같았다고 말했던 윤수 또한 다시 살고 싶어 졌다고 할 때
안타까워하는 유정 마음이 내 마음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책을 보며 못다 흘렸던 눈물을 흘렸다.
어찌나 가슴에 확 와 닿던지 내가 시나리오 속의 인물은 아닐지라도 시나리오를 읽으며
잠깐이나마 내가 윤수의 옆에 있는 것 같았고 유정의 앞에 있는 기분이었다.
윤수가 사형장으로 가는 장면, 죽는 순간인 마지막장면은 정말 실제영상을 보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 읽어보는 시나리오였는데 소설만큼이나 재미있었고 소설과는 남다른 매력을 가진 것 같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마치 영화 한편을 보는 듯 하다고 해야 할까?
시나리오라는 생소한 예술을 이번 감상을 통해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