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우리 오십 대 끝물은
'무슨 세대'다냐?
작성자:一雲
작성시간:2003.12.02 조회수:87
댓글 8
'6.3세대(?)' 50대 끝물!
동무들과 전주천 맑은 물에서 퐁당거리고... ,
한별당 냇가에서는 송사리 떼를 잡아
만월표 고무신에 넣고서 히히거리고,
구호 급식우유를 얻어가는 고아원 패거리들이
가장 싸움을 잘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 어린 시절을 보냈던
우리는 이제 오십 대 끝에 선 세대다.
생일 때나 도시락에 계란 하나 얹어서 몰래 먹고 ,
소풍 가던 날 '니꾸사꾸'에는 사과 2개,
삶은 계란 3개, 사탕 1 봉지였고,,
그중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꼭 남겨와야 하는 걸,
이미 알았던 그 시절에 우리 세대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일정 때를 그리워하고 인공 때를 갓 치른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얘기할 때마다
그 시절을 같이 겪지 못한
우리는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말없이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리 와 이리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침 묻힌 몽당연필로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 때에도
셈본책을 호야등불 아래서
열심히 보던 이름 없는 세대였다.
중학생 때 외운 혁명공약 그리고 이어 국민교육헌장,
대통령과 박정희는 그 정의가 같은 줄 알았으며,
비민주적인 지시에 용기 있게
이견을 말하는 물리 틘 동기에게 ,
양모 공민 선생이 거침없이
빨갱이 같은 놈이라고 해도 ,
모두들 기가 죽어 있었고,
고무공 하나로 대여섯이 손테니스 하던 그때에도
딱히 신세대니 엑스니 하는 이름조차 붙지 못한 세대였다.
빡빡머리에 검은 교복을 입고, 무서운 교문에서
완장 찬 규율부원에게 맞는 동기들을 보며
나의 다행스러운 하루를 스스로 대견해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손바닥을 슬리퍼 또는 출석부에 맡기고
걸상을 들고 벌서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으며,
좀 외진 풀빵집 또는 분식집에서 여학생과 놀다,
훈육주임선생님께 잡혀 정학을 당하거나,
교무실에서나 화장실에서 벌 청소를 할 때면
연애가 무슨 만고의 죄인양
'연애한 아무개'란 글을 등에 달고
지나가던 선생님들에게 머리를 한 대씩 쥐어 박힐 때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무용담이 되던 그때도,,,
우리는 아직 무명의 세대였다.,
아니,
6.3 세대라는 말이 희미하게 붙었다.
4.19 세대의 변절이니,
박정희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들이
자동거수기니, 애국자니, 말들이 분분하고
뇌물 사건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간첩들이 잡히던 시절에도.
우리는 말 한마디 잘못해서
어디론가 잡혀갔다 와서 고문으로
불구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술집에
모여 숨을 죽이며 들었고,
오성회니 뭐니 해서 글 한번 잘못(?)
썼다 폐인이 되거나 종내에는,
죽어버린 후배 님의 아픔을
소리 죽여 이야기하며.
스스로 부끄러워했던
그 시절에도 6.3세대라 불러 주지 않았다.
시험 때 후배는 만인의 커닝 페이퍼인
책상을 이용했지만, 우리는 밤새워
만든 커닝페이퍼를 주머니에서만
만지작거리며 망설이던 그때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일제세대, 6.25 세대, 4.19 세대,
5.18세대, 모래시계세대.... 등등
자기주장이 강하던 신세대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6.3 낙태의 세대'였다.
부장, 이사 등.... 조직의 간부란 이유로
조직을 위해 조직을 떠나야 하는,
안 떠나면 오륙도란 세대들...
이제 , 씨이오, 팀장이란 이상한 이름들이
생겨서,, 윗사람인지, 아랫 사림인지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IMF에 제일 먼저 수몰되었던 세대.....
어느 날 일자리가 불안하여 돌아보니.
늙은 부모님은 모셔야 하고
아이들은 어른이 돼버렸고.
다른 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놓은 것은 찢어지게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아직은 아쉽고
도전하기에는 이미 늙은 사람들,
주산의 마지막 세대, 원초적 컴맹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 부른다.
이 시대의 위태로운 바둑판 위에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산으로, 혹은 피시방에, 또는
옛 친구 사무실로 돌다가
밤늦게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
가족들 앞에 내놓았다가 식구도 먹지 않을 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그 붕어빵을 우물거리는 우리!....
딱이다 붙일 이름이 마뜩지 않은
기막힌 세대.
우리!..... 바로 이 땅의 50대 끝물들이여~!
고도성장의 기관차를 몰다,
이름 모를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꼰대,
오륙도라 부르는 세대. 진정 우리는,
이런 불림을 받아들이며
차례로 관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것일까?
아! 50대 끝물들이여....
2003년 12월 초에... 어느 카페의
'이름 없는 세대 4,50대'를. 패러디하여 썼음.
一雲
첫댓글 일운 항시 반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