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 글은 파업참가자의 가족이 쓴 글입니다. 내부용이기 때문에 일부 개인적 내용은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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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의료원이 2002년을 계기로 맞붙었던 쟁점은 '사학연금'이었다. 이대병원, 한대병원을 비롯한 거의 모든 사업장은 '70-100%'사측이 부담하는 것으로 진즉 결론이 난 상황이었고, 노동조합의 요구도 과한것은 결코 아니었다.
파업에 돌입하기 1시간 전 의료원장은 '20%'사측부담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것도 불성실 교섭을 일삼아 오다가 일방적으로 던진 안이었다. 그리고 '이 이상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파업에 들어가자 '사학연금'에 관한 모든 사안을 '백지화'했다. 그 이후 협상다운 협상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여기서 가장 극명한 쟁점이 들어난다.
처음부터 의료원장은 '노조무력화'라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파업에 돌입하지 않는 조합원들에게 의료원장은 '피자 1판'씩을 선물로 돌렸다. 급식과의 아주머니들이 파업에 돌입했으니, 먹을 것이 없는 조합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리고 파업이 한달째를 맞이할 때 쯤 한 급식과 파업 미참가자의 한달 월급은 '700만원'이었다. 직권중재안의 임금인상분인 9%인상분에 대한 소급적용과 각종 초과근무수당을 합친 금액이었다. 물론 한번도 지급한 적이 없는 초과근무수당이라는 당근책을 통해 파업미참가 조합원들을 묶어 두려는 속샘이었다. 참고로 원래 간호사들은 근무시간 전 30분과 근무시간 이후 30분의 교대시간을 갖는다. 엄밀히 말하면 초과노동임에도 한번도 이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그러나 파업에 돌입하자 초과노동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불했다.
'노조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라는 큰 착각과 아울러 '이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라는 큰 기본 줄기를 가지고 의료원장은 일관되게 철저히 노조를 무시했다. 이례적으로 '파업과 진실'이라는 제하의 속보를 지속적으로 발간하여 환자들에게 뿌리는 놀라운 기동력(?)를 보여 주기 시작하였으며, 종실이의 남편인 노조 부위원장을 사적으로 불러내어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지속적으로 전국 3위의 임금'을 보장해 주겠다는 회유책까지 동원했다.
한편 당황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노조도 마찬가지 였다. 만약 예년같았다면 이대나 한양대, 고대가 이미 사학연금의 사측부담을 받아들였기에 그 정도 수준은 충분히 받아 드릴 만한 사안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조합원들도 대부분 동의하에 출발하였다. 하지만 '불성실 교섭'엔 아무런 대안이 없었다.
힘이 빠지던 노조의 투쟁에 불을 지른 것은 세 가지의 사건이다.
하나가 앞서 지적했던 재단 간부의 노조간부 회유책 사건이며, 두번째가 공권력 투입시도 사건, 세번째가 같은 노동자인 '경희대 직원'를 동원한 폭력강제 해산 사건이다. 어찌보면 노조가 힘이 빠질 만 한 상황에서 모두가 발생한 사건들이고, 현재까지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뇌리엔 위의 사건이 가장 크게 각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재단의 입김인지, 총장면담투쟁의 성과인지 모르지만 몇 번의 교섭이 진행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교섭장에 나오기만 했을 뿐 '파업을 접고 나서 이야기 하자!', '중재안이외의 답변은 없다'라는 것으로 일관되었기에 교섭이라는 말을 붙히기가 뭐한 사안들이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이 8월 24일이 임박해서 여러가지 의견차를 좁히는 교섭이 이루어지는 듯 했으나 '문서화'하지 못하겠다는 병원측의 입장으로 인해 모든 것은 물건너 가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재산가압류를 행사하고 있으며, 해고,징계,고소고발이 계속 자행되고 있고, 공권력이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아니 이 글을 읽을 무렵 공권력은 들어와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재 무노동 무임금이나 재산 가압류에 대해선 경희대 출신의 간호사와 의사들을 중심으로 '해도 너무 한다'라는 내부의견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만약 공권력이 들어오고 현재의 파업참가자들이 대오를 흐트리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상황은 노조에게 유리하게 돌아 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