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자연체험놀이학교
청계산 숲학교
도심속을 벗어나 고불고불 시골길에 들어선지 10분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흘러 나온다.
똑같은 가방을 메고 똑같은 실내화를 신고 차례차례 줄 서는 모습을 기대했다면 큰 오산.
한 녀석은 나무에 올라타 있고 한 녀석은 도롱뇽을 알을 들고 천진난만하게 취재진에 내민다. 청계산 숲자연체험놀이학교 어떤 곳이길래. 오수숙 원장을 만나 숲학교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700평의 밭, 2만평의 숲 속이 작은 오뚜막을 에워쌌다. 사진촬영이 있었던 4월,
밭갈이가 한창이다. 여기서 먹는 모든 먹을거리는 모두 아이들과 함게 농사를 짓는다. “봄에 씨를 뿌리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모든 자연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 직접 벌레를 잡고 땀흘리며 소중한 마음을 알아가지요”
오 원장은 30년간 구립어린이집을 운영했다. 어린시절 잠깐 경험했던 농촌생활이 오 원장의 인생관을 좌우했다고. 아이들에게도 그러한 경험을 알려주고자 청계산에 찾아 들었다.
“이제 아이들에게는 100년 계획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게 무엇일까? 좋은 대학을 나왔지만 정작 오늘 무엇을 먹을까? 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 조차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것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지난 달 행사로 보물찾기를 진행했다. 보물은 다름아닌 밭 속에 숨겨놓은 감자, 고구마, 당근, 옥수수! 찾아온 야채를 시냇물에 닦고 큰 가마솥에 보글보글 맛있는 저녁을 함께 해 먹었다. 지난 봄에는 냉이를 캐서 된장찌게를 끓여 먹고, 진달래 꽃을 따다 화전을 해 먹었다.
돌부리가 있는 땅을 내달리다 넘어져본 아이들만이 돌부리가 있는 땅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그 다음 행동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오 원장의 설명이다.
다양한 경험이 아이들을 능동적인 사람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돌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일단 한번 올라가자고! 지도교사는 '안돼' 위험해'라고 말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다음 놀이를 정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지켜본다.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마음 깊은 곳에 영성, 심성, 인성을 가지고 태어나며 이것을 하나로 잘 발현 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오 원장. 그리고 자연이 그것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시한다.
>자연스럽게 흙바닥에 앉아 나뭇가지를 가지고 소꼽놀이를 한다. (위, 왼쪽) 지난 4월에 온 가족이 모두 모여 가족나무를 심었다.(위, 오른쪽)
“태어날 때부터 이미 아이들의 감각은 모두 열려있습니다. 하지만 아기들이 처음 만나는 세상은 어떤가요? 벽 뿐인 공간, 시끄러운 소리... 아이들에게는 무엇이든 흡수 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빨리 촉진 시켜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자연을 소개해 주어야 합니다.”
숲 학교는 유아교육 전공자는 물론 아동학, 신학, 사회복지, 원어민 교사까지.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가르친다’보다는 ‘논다’ 라는 말이 더욱 어울린다.
“교사의 역할은 최소한으로 제한합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다음 놀이를 정하며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교사의 역할입니다.”
최근에는 자연친화적 통합교육이 유아 정서지능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도심 속 많은 원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오 원장은 자연 체험 프로그램은 문화적인 배경, 가지고 있는 자연 자원에 따라 나라별로 모두 다르게 운영되어지며 같은 환경일지라도 방법론적으로는 또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각 원마다 가지고 있는 환경적인 자원을 잘 활용하여 우리 원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프로그램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자연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자연체험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효과를 열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은,
나무를 보면 올라타는 아이들, 제 손으로 수확한 고추를 친구들과 담근 된장에 푹 찍어 밥을 먹는 아이들, 놀잇감이 없어도 하루종일 심심할 틈이 없는 아이들, 울퉁불퉁 흙길을 따라 마음껏 뜀박질 하는 아이들이 모두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다.
둘러보면 크지 않아도 자연체험활동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공간은 있을 것이다. 오 원장의 조언처럼 행복한 아이들을 위해서 각 원 환경에 맞춰진 우리 원만의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진행해 보고 국가적으로도 숲 유치원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 생태교육, 숲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과 연구들이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에디터 | 키드키즈 취재팀
촬영협조 | 청계산 숲 학교 http://cafe.naver.com/forestplay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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